조글로로고
세계를 구한 게이 남자, 사회적 타살을 당하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11월18일 13시25분    조회:1652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최근 팀 쿡 애플 CEO가 커밍아웃을 했다. 언론 기고를 통해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그의 글을 읽는 순간, 또 다른 동성애자의 오랜 흑백 사진이 떠올랐다. 사진 속 그는 한없이 착해만 보였다. 벌레 하나 해칠 수 없을 것 같은 순수한 눈빛이었다. 사실 그는 조국을 구한 영웅이었다. 오늘날 컴퓨터 과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그는 조국이 벌인 전쟁 승리에 큰 공헌을 했다. 그러나 조국은 그를 배신했다.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그를 죽였다. 자살이었지만, 사실상 사회적 타살이었다. 당시 그의 조국은 1954년 영국이었다.
 

알란 튜링 (출처: 위키피디아)

2011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영국 의회에서 연설을 한다. 영미 두 나라는 과학과 첨단 연구로 세계를 이끌었다면서 두 나라의 대표 과학자와 혁신가의 이름을 거명한다. 미국의 에디슨과 아인슈타인에 대응해 영국의 뉴튼과 다윈을 언급했다. 그리고 미국의 스티브 잡스에 대응해 영국의 알란 튜링(Alan Turing)의 이름을 거명했다. 이들 4명 중 셋은 삼척동자도 아는 이름이지만, 알란 튜링은 무명이다. 그러나 튜링의 업적은 잡스의 아버지 뻘이다. 그의 이론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의 컴퓨터가 개발됐다. 굳이 따지자면 맥킨토시 컴퓨터를 개발한 잡스는 튜링의 손자 뻘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게다가 튜링은 2차 세계대전 승리의 영웅이었다. 하지만 그는 독이 든 사과를 먹고 자살해야 했다. 조국이 그에게 안긴 수치심을 그는 이겨낼 수 없었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1년, 영국은 독일에 지고 있었다. 제해권을 놓친 게 컸다. 독일의 잠수함 U보트에 영국은 전함 수백 척을 잃었다. 당시 영국의 대서양 보급로는 완전히 끊겼다.

그러나 전세는 역전됐다. 튜링이 일했던 암호해독기관 `블래츨리 파크`가 큰 역할을 했다. 튜링은 암호해독기계 `봄베’를 개발해 독일군의 암호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당시 독일군은 자신들의 암호기 `애니그마`가 만드는 암호는 해독이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이를 풀 수 있는 확률은 `1만 경의 1`보다 낮다고 자부했다. 그러나 튜링과 블래츨리 파크 동료들의 활약은 이 같은 독일군의 자신감을 비웃는 것이었다. 심지어 블래츨리 파크에서는 튜링의 이론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의 컴퓨터 콜로서스를 개발해 빠른 속도로 독일군의 암호를 풀어냈다. 이제 영국은 U보트도 그다지 무섭지 않았다. 암호 해독을 통해 U보트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느새 연합군은 독일군의 거의 모든 비밀 통신을 도청했고, 암호를 풀어냈다. 이는 연합군 승리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당연히 튜링은 전쟁 영웅이어야 했다. 2013년 영국의 한 잡지는 알란 튜링의 얼굴 사진을 표지에 싣고 `세계를 구한 게이 남자`(The GAY MAN WHO SAVED THE WORLD, 사진)라고 썼을 정도였다.

하지만 전쟁이 끝난 영국은 달라져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 튜링은 놀라울 정도로 다양성을 인정하는 환경 속에서 일했다. 그러나 전쟁 후에 튜닝이 살았던 영국은 그렇지 않았다. 동성애자였던 튜링을 범죄자 취급했다.

전쟁 중에 튜링이 일하던 `블래츨리 파크`에서 `다양성`은 마치 산소처럼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또한 산소처럼 없어서는 안될 요소였다. 각양각색의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함께 일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보니, 괴짜도 많았다. 이곳을 방문한 한 군인이 블래츨리 파크를 `군인정신병원`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윈스틴 처칠 당시 영국 총리가 "(암호 해독과 관련해) 인재 모집에 제한을 두지 말라고 지시를 하기는 했지만, 문자 그대로 그렇게 할지는 몰랐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실제로 블래츨리 파크`에 모인 사람들은 직업과 학문적 배경이 천차만별이었다. 과학자와 기술자 외에도, 작가, 교사, 체스 챔피언, 낱말 맞추기 중독자, 대기업과 백화점의 간부 등이 모여 일했다.

이 같이 다양한 사람들을 함께 일하게 한 효과는 대단했다. 낱말 맞추기 중독자, 체스 챔피언뿐만 아니라 해초 전문가까지 암호 해독에 큰 기여를 했다. 이 같은 다양한 지식이 융합되고 연결됐기 때문에 블래츨리 파크는 독일군의 암호를 풀어낼 수 있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전쟁이 끝난 영국에서 `다양성`은 산소처럼 당연하게 아니었다. 특히 튜링과 같은 동성애자에게는 더욱 그랬다. 당시 그는 동성애를 이유로 감옥에 갇혔다. 풀려난 뒤에도 호르몬 치료를 받아야 했다. 부작용으로 여자처럼 유방이 커졌고 발기불능에 시달려야 했다. 그는 수치심을 이길 수 없었다. 그는 1954년 6월 자살을 선택한다. 다양성을 받아들이지 안았던 영국 사회가 조국을 구한 영웅이자 천재 과학자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이다.

이 같은 튜링의 사례가 남긴 교훈은 그가 죽기 몇 달 전 친구에게 보낸 암호문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보이지 않는 세계에서 온 편지`라는 암호문에서 "배척의 원리는 자유롭게 내버려둔다면 타락하거나(또는 악마가 될) 사람들에게만 적용돼야 한다"고 썼다. 타락할 사람도 아니며, 악마도 아닌 자신을 배척한 영국 사회에 던지는 피맺힌 항의를 담은 암호문이었다.

최근 팀 쿡 애플 CEO가 커밍아웃을 위해 쓴 글에서도 이 같은 항의를 읽을 수 있다."여전히 많은 주에서 단지 성적 취향을 이유로 직원을 해고하는 일이 합법이다. 많은 지역에서 집주인은 세입자가 게이라는 이유로 쫓아낼 수 있다. 배우자가 아픈데도 불구하고 가족이 아니라며 병문안을 거부당하거나 유산 상속을 받지 못하는 일이 생기고 있다. 셀 수 없이 많은 이들, 특히 아이들이, 성적 취향 때문에 매일 공포와 학대에 직면하고 있다."

마음 아프게도 인간은 이 같은 차별을 저지르는데 익숙하다. `차이`를 이유로 타인을 `차별’하는데 전혀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우리는 성적 취향이나 피부색뿐만 아니라, 출신 지역, 출신 학교 등이 다르다는 이유로 소수자를 차별한 역사가 있다. 소수자에 대한 불합리한 스테레오타입을 만들어 이를 합리화해 왔다.

이에 대해 우리 사회가 지불해야 할 대가는 분명하다. 첫째, 알란 튜링과 같은 천재를 잃는 것이다. 그가 만약 42세에 자살하지 않았다면, 얼마나 더 많은 업적을 쌓았을까? 컴퓨터와 인공지능은 더욱 빨리 발전했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우리 사회에는 제2, 제3의 알란 튜링이 좌절하고 절망하고 있을 것이다. 젊은 인재들이 소수자에 대한 차별로 좌절하고 기회를 놓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대가는 소수자에 대한 차별 탓에 다양성에서 오는 창조와 혁신의 에너지를 잃을 것이라는 점이다. 불가능하다고 했던 독일군의 암호를 해독한 집단은 암호 전문가로만 구성된 미국 암호해독팀이 아니었다. 오히려 온갖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된 영국팀이었다.

이처럼 다양성은 창조와 혁신의 원동력이다. 덜 똑똑해도 다양한 사람들로 채워진 그룹이 똑똑하지만 단일한 그룹으로 채워진 그룹보다 훨씬 성과가 높다. 이 사실은 이미 스콧 E 페이지 미국 미시간 대학교 교수가 `다양성이 능력을 이긴다`는 이론을 통해 입증했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16
  • (사진=플리커/자료사진)프랑스에서 최근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묻지마 테러'가 잇따라 발생하자 프랑스 정부가 파리 등지에 약 1천 명의 병력을 투입해 치안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영국 BBC 등 외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우리는 지금까지 이렇게 테러리즘의 거대한 위협을 경...
  • 2014-12-24
  • 어머니가 자식들에게 흉기 휘둘러 살해한 듯 시드니 도심 카페 인질극으로 발칵 뒤집혔던 호주에서 이번엔 어린이 8명이 흉기에 찔린채 발견돼 또다시 충격에 휩싸였다.  19일 호주 퀸즐랜드주 케언즈 경찰은 케언즈 교외 마누라 지역의 한 주택에서 어린이 8명이 흉기에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숨진 어린이들은 ...
  • 2014-12-19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62)이 자신을 둘러싼 열애설에 대해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해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한 공식행사 자리에서 기자로부터 "이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고 답...
  • 2014-12-19
  • 국경없는기자회(RSF)가 언론자유·독립 지지 운동을 시작했다. RSF 운동가와 관광객들이 프랑스 파리 에펠탑 앞에 설치된 선적 컨테이너 근처에 모여있다. ‘이건 컨테이너가 아니라 감옥이다’라고 적힌 컨테이너는 12년 전 에리트레아의 사막지대에서 구금된 기자와 관련된 프랑스의 비정부기구가 설치했...
  • 2014-12-18
  •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 서부 안바르 주에서 IS 전투원들과의 결혼을 거부한 여성 150명을 처형했다고 이라크 인권부가 밝혔다. 처형된 여성 중에는 임신부도 상당수 포함돼 있었다. 인권부는 1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IS는 바그다드에서 서쪽으로 약 57km 떨어진 팔루자 시를 수차례 공격했...
  • 2014-12-17
  • 15일(현지시각) 호주 시드니 도심 상업지구 마틴플레이스의 한 카페에서 발생한 인질극 와중에 인질로 붙잡혀 있던 한국 교포 여대생 배모씨가 탈출에 성공했다고 시드니 주재 한국 총영사관이 전했다. 앞서 현장을 중계하고 있던 호주 채널7 방송의 영상에는 오후 4시쯤 인질극이 벌어지고 있는 린트 초콜릿 카페에 무장 ...
  • 2014-12-15
  •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의 2014 '올해의 인물'에 '에볼라 전사들'(the Ebola fighters)이 선정됐다. 타임은 10일 자사 웹사이트에 에볼라 치료·예방 의료진인 에볼라 전사들은 소명의식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낸시 깁스 타임 편집장은 "전 세계 에볼라 전사들은 현지 의사, 간호사, 구...
  • 2014-12-15
  • 항공기 조종실로 여배우들을 불러들인 기장이 해고됐다. 항공회사는 "9.11사태 이후 일반인의 조종실 출입은 엄격히 금지돼 있다"며 승객의 안전을 볼모로 장난을 친 기장을 해고했다고 확인했다. 멕시코 국내항공에서 최근 벌어진 일이다. 항공회사 마그니차터스의 항공기는 7일(현지시간) 세계적으로 유명한 휴양지 칸쿤...
  • 2014-12-15
  • 12일 밤(현지시간)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과 탄자니아 국경지대 탕가니카 호수(빅토리아 호수)에서 선박이 침몰해 129명 이상의 승객이 숨졌다. 14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카탕가주 정부는 사고 뒤 13일 사망자가 최소 26명이라고 발표했지만 구조 작업결과 사망자가 늘었다고 현지 관리의 발언을 인용해 보...
  • 2014-12-15
  • 한 가난한 공장 노동자의 집 주방에 40년 동안이나 걸려있던 그림이 알고보니 약 500억원에 달하는 그림이라면... 이탈리아에서 영화에나 나올 법한 꿈같이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최근 로마 법원은 화가 폴 고갱과 피에르 보나르의 그림 총 2점 모두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한 노동자의 소유라고 판결했다. 한 순간에 팔자...
  • 2014-12-15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