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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리 에브도 테러 생존자 시고레느 벵송(Sigolène Vinson) /유튜브 캡처
이슬람 추종 세력의 테러로 12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Charlie Hebdo)의 테러 현장에서 살아남은 프리랜서 여성 기자 시고레느 벵송은 “내가 여자이기 때문에 테러범이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14일(이하 현지시각) 벵송이 프랑스 일간지 르 몽드, 미국 뉴욕타임스 등과 가진 인터뷰에 따르면, 그녀는 테러가 일어난 지난 7일 오전 총격이 난무하던 현장을 낱낱이 기억해 증언했다. 벵송은 테러범 2명이 편집회의실에 들어와 “알라는 위대하다(Allahu akbar)”, “샤르보니에(샤를리 에브도의 편집장)는 어디 있나?”라고 외치고 총을 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들이 총을 난사할 때 그녀는 바닥을 기어 옆방에 들어가 몸을 숨겼지만 금세 발각됐다.
검은 복면을 쓴 남성이 벵송의 머리에 총을 겨눴다. 그녀는 “동료처럼 나도 죽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당시의 심경을 전했다. 하지만 진압과정에서 사살된 테러범 사이드 쿠아치(34)로 추정되는 이 남성은 “두려워하지 말고 진정하라. 당신을 죽이지 않겠다. 당신은 여자이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총부리를 돌렸다는 것이다.
RF1 등 다른 언론 보도와 달리 이 남성은 그녀에게 코란을 읽으라고 요구하지도 않았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대신 “이 남성은 내게 ’당신이 하는 일을 생각해보라. 그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고 벵송은 전했다. 그녀는 “그의 눈길을 나에게 잡아두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들이 여성인 나를 죽이지 않는다면, 남성인 다른 동료를 죽이려 할 것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벵송은 설명했다.
하지만 여성 칼럼니스트 엘사 카야(56)는 사살됐다. 이 과정에서 사이드 쿠아치는 카야를 죽인 공범 셰리드 쿠아치(32)에게 화난 목소리로 “우리는 여자를 죽이지 않는다(On ne tué pas les femmes)”고 세 번 반복해서 말했다고 벵송은 말했다.
이슬람 경전인 코란이 ‘여성은 남성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규율을, 이슬람 군대는 ‘여성·어린이·노인을 죽이지 말라’는 규율을 갖고 있다는 점 등에서 사이드 쿠아치가 이슬람 규율에 따라 벵송을 여성이라는 이유로 죽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슬람 율법과 무관하게 이슬람 사회에서는 간통이나 혼전 성관계를 가진 여성에 대해 명예살인을 자행하고 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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