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시진핑의 '일대일로' vs 클린턴의 '신실크로드'
조글로미디어(ZOGLO) 2015년4월13일 10시38분    조회:2375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한우덕 중국연구소 소장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의 꿈(中國夢)’을 제기한 건 2012년 11월이었다. 중국 권력의 정점인 총서기에 오른 직후다. 당시 그는 ‘중화민족의 부흥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꿈’이라고 했다. 1년여 뒤 시 주석은 카자흐스탄(2013년 9월)과 인도네시아(11월)를 잇따라 방문하면서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을 내놨다. 2000여 년 전 고대 물류망을 현대에 부활시킨 실크로드 구상은 중국몽의 표현이라고 할 만하다.

 그러나 ‘실크로드 개발’이란 표현의 지적소유권은 중국이 아닌 미국에 있다. 2011년 9월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힐러리 클린턴이 제기한 ‘뉴 실크로드 이니셔티브’가 원조다. 내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실크로드가 지나는 중앙아시아 국가의 사회간접자본(SOC) 개발을 돕고, 무역을 자유롭게 하자는 제안이었다. 시 주석은 이를 더 넓게 확대했을 뿐이다. 그런데도 ‘클린턴의 실크로드’는 지금 흔적도 없다. 미국이 중앙아시아 경제 발전을 위해 무엇인가 하고 있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왜 그럴까.

 돈 때문이다. 클린턴의 제안에는 돈이 빠져 있었다. SOC 개발만 얘기했지, 필요한 돈을 누가 어떻게 조달할지에 대한 플랜이 없었다. 그러나 ‘시진핑의 일대일로’는 달랐다. 개발 융자를 위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제안하면서 500억 달러를 내놨다. 이와는 별도로 신실크로드기금으로 400억 달러를 조성하겠다고도 했다. 재정적자에 쪼들리는 미국으로서는 엄두도 못 낼 일이다. 주변국의 성장을 돕고, 함께 발전하겠다는 중국의 ‘합작공영’ 논리가 지금 세계에 먹히고 있다. 돈이 힘을 만들고, 힘이 논리를 만드는 형국이다. 중국식 글로벌 전략이 통하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이 글로벌 경제무대에 본격 등장한 계기는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었다. 이는 중국이 미국 중심의 서방 글로벌시스템에 편입됐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일대일로는 다르다. 서방 체제로의 편입이 아닌, 중국의 스탠더드를 갖고 독자 세력권을 형성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일대일로 권역에서는 런민비(人民幣)로 교역하자’는 제안이 이를 말해준다. 개발 사업을 주도하게 될 AIIB는 어쨌든 중국의 의도대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 중국을 머리로 하는 경제권이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중국이 일대일로 전략을 추진하면서 앞세우는 게 바로 철도다. 시속 200㎞ 이상 달리는 고속철도가 그 무기다. 중국에 고속철도가 등장한 것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맞춰 개통된 베이징~톈진(天津) 구간이 그 시작이었다. 그로부터 불과 7년 만에 세계 전체 고속철도의 약 60%(약 1만6000㎞)를 가진 ‘철도 강국’으로 성장하더니 이제는 국경을 넘어 달리려 한다. 이미 라오스~태국~싱가포르를 잇는 동남아 노선이 설계 단계에 접어들었고, 중앙아시아를 넘어 유럽에 닿는 노선도 검토 중이란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동남아·동유럽·아프리카 등 일대일로 지역을 돌며 ‘고철(高鐵·고속철도) 외교’에 나선다.

 철도는 글로벌 경제 판도의 가늠자 역할을 한다. 영국·미국이 세계 경제 패권을 장악할 수 있게 해준 동력이 바로 철도였다. 미국의 경우 1800년대 말 이뤄진 대륙횡단 철도 건설과 함께 ‘가자 서부로(Go West)!’ 붐이 일었고, 경제는 빠르게 통합됐다. 20세기 패권의 힘은 그렇게 축적됐다. 중국 상황도 비슷하다. 산둥(山東)성을 출발한 고속철도가 서쪽 끝 신장(新疆) 우루무치에 닿고, 상하이에서 시작된 노선이 서부 충칭(重慶)까지 이어지면서 ‘Go West’ 붐이 일고 있다. 호사가들은 이를 들어 ‘중국이 일대일로를 타고 세계 패권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고 말한다.

 중국은 몸을 사린다. 시 주석은 지난달 28일 열렸던 보아오(博鰲)포럼 연설에서 “근대 이후 100여 년 동안 분쟁과 전화에 휩싸인 중국은 그 비참한 경험을 절대로 다른 나라, 다른 민족에게 강요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패권에 대한 부정이다. 그렇다고 ‘일대일로를 통해 강한성당(强漢盛唐·강한 한나라, 번성한 당나라)의 부흥을 이루겠다’는 그의 꿈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게 바로 중국몽과 일대일로를 관통하는 철학이기 때문이다. 서쪽으로 내달리는 중국의 고속철도는 그 상징이다.

한우덕 중국연구소 소장
중앙일보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16
  • 반기문 UN 사무총장/뉴시스 제공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4일 "유엔은 '중립적인 기구(neutral body)'가 아니라 '공정한 기구(impartial body)'"라며 일본에 직격탄을 날렸다. 반 총장이 지난 3일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한 것을 두고 일본측이 항의한 것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
  • 2015-09-06
  • 독일 기차역에서 난민 환영하는 시민 (AP=연합뉴스) 난민 6천 명, 오스트리아 거쳐 5일 독일 도착 기차역은 환영·감사 물결 자원봉사자들 음식·장난감 나눠주며 열렬한 환대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난민 여러분, 독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역에 내린 난민들을 처음 맞...
  • 2015-09-06
  • [워싱턴=CBS노컷뉴스 임미현 특파원]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부 장관이 "한반도는 세계에서 언제든지 전쟁이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며 미군의 전투 준비태세를 강조했다. 카터 장관은 1일(현지시간) 국방부에서 가진 전세계 미군 장병들과의 화상 대화에서 한국의 비무장지대(DMZ)에서 복무중인 조너던 소머스...
  • 2015-09-02
  • [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남성 4명을 산 채로 불에 태워 죽이는 충격적인 영상을 지난 31일(현지시각) 인터넷을 통해 유포했다. 월드뉴스, 원인디아 등 외신들은 해당 동영상을 보도하고, 동영상 속 인물들은 IS가 이라크 안바르 주(州)에서 생포한 시아파 민병대 소속 무장...
  • 2015-09-01
  • (제2회 중일한 인문교류포럼 개막식 현장) 8월 31일, 제2회 중일한 인문교류포럼 및 중일한 싱크탱크 네트워크 가동식이 중국 길림(吉林)성 장춘(長春)시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중일한 3국의 정계, 기업계, 학계, 언론계 등 각계 대표 150여명이 이날 행사에 참석해 3국간 정치적 상호신뢰 강화와 언론협력 추진, 인문교류 ...
  • 2015-09-01
  • -"제1회 중한일 지방정부 협력회의 및 경제무역 프로젝트 파트너링" 장춘서 개막 ("제1회 중한일 지방정부 협력회의 및 경제무역 프로젝트 파트너링" 개막식 현장1) 중한일 3국간 새로운 협력 동반자 시대가 펼쳐지게 된다. 중한일 3국간의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상호투자 및 경영여건을 개선하여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
  • 2015-09-01
  • "구한말처럼 사대외교" 주장, 與野 한목소리로 규탄 박근혜 대통령이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하는 것과 관련, 일본의 우파 성향 일간지인 산케이신문은 31일 박 대통령을 명성황후(민비)에 비유하는 인터넷판 칼럼을 통해 "한국이 조선 말기와 같은 사대 외교를 보여주고 ...
  • 2015-09-01
  • 위치 첫 확인 폴란드 “우리 것” 러·유대인 “약탈 물건 돌려줘야”   폴란드 남부 산악지대에서 발견된 나치의 ‘황금열차’를 놓고 벌써부터 소유권 다툼의 조짐이 일고 있다. 열차의 숨겨진 위치를 처음으로 확인한 폴란드는 물론 러시아와 유대인 단체들까지 저마다 이 열차...
  • 2015-09-01
  • 태국 방콕 폭탄테러 용의자 체포 "위구르족 강제송환 화풀이" ▲ 폭발사고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식 [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태국 방콕 폭탄테러의 용의자가 태국 경찰에 체포됐다. 태국 경찰은 개인적 원한에 따른 범행이라며 조직적인 테러리스트의 범행은 아니라고 밝혔다. 30일 교도통신에 다르면 태국의 수도 방콕 번...
  • 2015-08-31
  • "역사의 교훈 바탕으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참석" 강경 답변 "히로시마 위령식에 유엔 고위인사 보낸 것도 역사에서 배우자는 맥락" (유엔본부=연합뉴스) 이강원 특파원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일본 정부의 항의에도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군사 퍼레이드)에 '당초 계획대로' 참석한다는 강...
  • 2015-08-29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