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혼자 노저어 태평양 횡단(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의 20대 여성이 하루 최대 16시간까지 혼자 노를 저어 태평양을 횡단하겠다는 도전장을 던졌다.
8일
AP통신에 따르면 주인공은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사는 모험가 소냐 봄스타인(29)이다.
봄스타인은 미국 서부의 해안도시 샌프란시스코를 목적지로 삼아 지난 7일 일본 동부의 해안도시 지바현 조시를 출발했다.
작은 선실이 딸린 녹색 배에는 혼자 탑승한다.
화석 연료를 일절 쓰지 않는 친환경 모험인 만큼 배에는 엔진 등 다른 동력원은 없다. 오직 노젓기만 한다.
사고에 대비해 뒤를 따르는 선박도 없다.
다만 해안에 있는 지인들이 위성전화로 위치 정보를 전달할 계획이다.
지인들은 악천후가 예고되면 24시간 전에 알려 봄스타인이 배를 단단히 묶고 배 안에 설치된 작은 선실로 피신할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봄스타인이 조시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항해할 거리는 무려 9천700㎞에 이른다.
그는 평온한 날씨가 이어진다면 하루에 14∼16시간씩 꼬박꼬박 노를 젓고 3개월 정도 뒤인 9월에는 목적을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노를 저어 태평양을 횡단하는 일은 산소통에 의지하지 않고 히말라야 산맥의 고봉을 등정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조정 선수에서 모험가로 변신한 봄스타인(AP=연합뉴스)
봄스타인은 목표를 달성하면 세계에서 처음으로 노를 저어 태평양을 횡단하는 여성으로 기록된다.
남성들 가운데 이 도전에 성공한 이가 3명이 있다. 여성 가운데는 두 번째 도전이다. 첫 도전자인 사라 아우텐(29·영국)은 횡단에 성공하지 못하고 알류산 열도에서 모험을 마감했다.
이미 노를 저어 대서양과 카리브해를 건넌 적이 있어 봄스타인은 이번 모험이 완전히 낯설지는 않다.
봄스타인은 달이 없어 파도의 방향을 관측할 수 없는 칠흑같이 어두운 밤을 대양 횡단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그는 "여기저기서 밀려드는 파도에 대처하지 못해 마구 튀는 노에 몸을 두들겨 맞는다"며 "흠뻑 젖고 다치기도 하면 정말 좌절감이 든다"고 말했다.
봄스타인은 고교, 위스콘신 대학 시절에 조정(漕艇) 선수로 활동했으나 교통사고를 당하자 엘리트 선수생활을 접었다.
그는 운동할 수 있을 정도로 몸이 회복되자 2012년부터 다시 노를 잡고 스포츠 대신 모험에 뛰어들었다.
카누로 미국 워싱턴주에서 알래스카주까지 갔고 페달이 달린 배로 베링해를 건넜으며 미국 시애틀부터 멕시코 국경까지 2천900㎞를 질주했다.
봄스타인은 이번에 태평양 횡단 때 기후변화를 분석할 표본을 채집하거나 해수를 측정하는 장치를 배에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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