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시리아 지상군 투입을 명확히 거부했다. 오바마는 “시리아에 5만명을 파병한다고 치자. 그러다 예멘에 테러가 나면 거기로도 병력을 보낼 것이냐”고 했다. 섣불리 파병해 끝 모를 진창에 빠지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프랑스는 이틀째 대규모 공습에 나섰으나 보복 공습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슬람국가(IS)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교착된 시리아 사태를 풀어야 한다. 2011년 시작된 시리아 내전은 복잡하게 꼬여 있다. 바샤르 알아사드 정부군과 반정부군이 싸우고 있고, 반정부 진영은 민주화 세력과 이슬람주의 세력으로 나뉘어 있다. 극단주의 조직들조차 IS와 알카에다 연계조직으로 갈려 서로 싸운다.
각국의 대응도 제각각이다. 미국은 극단세력을 제외한 반정부 진영을 지원하며, 지상 전투를 사실상 도맡고 있는 쿠르드 민병대에 최근 무기를 공중 투하해줬다. 반면 터키는 IS와 싸운다면서도 쿠르드 민병대를 더 큰 위협으로 간주해 공격한다. 러시아와 이란은 아사드 정부를 지원한다. 시리아 최대 도시 알레포만 해도 정부군과 알카에다 세력, IS와 반정부군이 뒤섞여 격렬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군사 옵션의 효과가 적다. 해법은 이라크와 시리아에 IS를 물리칠 안정된 정부를 세우는 것이다.
IS와의 전쟁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려면 공습이냐 지상군 투입이냐가 아니라 어떻게 시리아의 전선을 새 정부 대 IS’로 단순화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오바마 정부가 전선 확대보다 시리아 정권 이양 협상에 더 사활을 거는것도 이 때문이다.핵심쟁점은 아사드 정권이 퇴진하고 새 정부를 세우는 문제다. 지난 1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미·러 등 17개국 대표가 협상테이블에 앉았고, 내년 1월1일부터 유엔 특사의 중재 아래 아사드 정권과 반정부 진영이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이전보다 한 걸음 나아간 결정이다. 이 회의에는 이란도 지난달부터 참여하고 있다.
반정부 진영은 아사드와의 협상에 반발하지만, 현실적으로 다른 선택지는 없다. 파리를 방문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17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만나 시리아에서 몇 주 안에 “중요한 이행(big transition)”이 일어날수있다고 말해, 협상의 실마리를 잡은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
IS와의 전쟁을 최우선 순위에 놓는다면, 아사드의 거취를 놓고 대립을 반복하기보다는 미국·아랍동맹국이 러시아·이란과 협상해야 한다. 러·이란의 중재하에 아사드 정권에 퇴로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프랑스 석학 자크 아탈리는 허핑턴포스트 기고에서 “러시아, 이란, 심지어 시리아(정부)조차 적대시하지 말아야 한다”며 “2차 세계대전 때 문명 세력이 (나치에 맞서) 손잡았듯 모든 나라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 스탈린이 없었다면 루스벨트와 처칠은 히틀러를이기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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