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려난 인질들(AP=연합뉴스)
테러범 2명도 포함…미국·중국·벨기에인 투숙객 등 희생
말리 대통령, 열흘간 비상사태·사흘간 애도 기간 선포
(카이로·서울=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김경윤 기자 = 말리 수도 바마코에서 이슬람 무장단체가 벌인 호텔 인질극으로 인질 19명과 테러범 2명 등 모두 21명이 사망했다.
이브라힘 부바카르 케이타 말리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인질극 상황 종료를 설명하면서 이같은 사망자수를 발표했다고
BBC 방송 등이 국영 라디오 방송을 인용해 보도했다.
호텔 인질극 진압작전 도중 민간인을 대피시키는 말리 군(AFP=연합뉴스)
사망자 대부분은 미국인, 중국인, 벨기에 국적의 외국인을 포함한 호텔 투숙객 등이며 부상자도 7명 발생했다. 구체적인 국적별 사상자 현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케이타 대통령은 사건이 발생한 날 자정을 기해 열흘간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사흘간을 국가 애도기간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NSC)는 20일 오전 7시께 시작된 인질극이 밤 9시께 모두 끝났다고 확인했다.
이날 오전 7시께 알카에다 연계 세력으로 추정되는 이슬람 무장단체 대원은 바마코 소재 5성급 호텔인 래디슨블루에 난입해 직원과 투숙객 170명을 붙잡고 인질극을 벌였으나 군의 진압작전으로 14시간 여만에 130명 이상의 인질이 구조됐다.
호텔 내부에서 인질극을 벌인 무장대원 2명은 현장에서 사살됐다.
말리 호텔 인질극 희생자 (바마코<말리> AFP=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말리 특수부대와 프랑스군의 합동 진압작전으로 인질극이 종료된 말리 수도 바마코의 래디슨블루 호텔에서 경찰들이 희생자의 시신을 옮기고 있다 이날 이슬람 무장단체가 이 호텔에서 벌인 인질극으로 인질 19명과 테러범 2명 등 총 21명이 사망했다.
무장대원 공격에 따른 사망자 가운데 중국 국적자는 3명이며 벨기에와 미국 국적자도 각각 1명씩 포함됐다고
CNN은 보도했다.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도 주말리 중국대사관을 인용, 인질극 사망자 가운데 중국 국적자 3명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대사관에 따르면 중국인 7명과 프랑스 국적 화교 1명이 인질로 억류됐으며 이 가운데 중국인 4명과 프랑스 국적 화교 1명은 구출됐다. 프랑스 르 드리앙 국방장관은 프랑스인 사망자는 없다고 확인했다.
미국인 6명과 프랑스항공 직원 12명도 이 호텔에 있다가 나중에 무사히 구출됐다. 영국은 호텔 안에 있던 자국민 3명이 현재 안전하다고 밝혔고 터키 정부도 터키항공 직원 7명 중에 5명이 호텔에서 빠져나왔다고 전했다. 독일도 자국민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건 당시 호텔 내에 인도, 알제리인 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들 중 상당수의 안전은 확인됐다.
인질극 벌어진 말리의 '래디슨블루 호텔' (바마코<말리> EPA=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인질극이 벌어지고 있는 말리 수도 바마코의 래디슨블루 호텔 주위를 군인들이 봉쇄하고 있다. 이날 오전 이슬람 무장단체가 총기를 난사하며 이 호텔에 난입해 인질극을 벌이다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앞서 유엔은 인질극으로 숨진 사람이 27명이라고 밝히고, 장 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국방장관은 사망자가 18명이라고 말하는 등 사망자 수 집계에 혼선이 일기도 했다.
알카에다 계열 무장단체 알 무라비툰과 알카에다북아프리카지부(
AQIM)는 이번 호텔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르 드리앙 프랑스 국방장관도 이번 테러를 모크타르 벨모크타르가 이끄는 알무라비툰의 소행일 것이라고 지목했다. 앞서 이번 테러는 또다른 알카에다 연계조직 '안사르 디네'(안사르 알딘)가 저질렀다는 추정도 나왔다.
지난 13일 파리 테러가 발생한 지 1주일만에 또다시 금요일에 벌어진 이번 인질테러에 세계 각국은 비난과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번 호텔 공격이 "테러리즘이란 악이 많은 국가를 위협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며 "(말리 테러) 만행은 우리의 결의를 강하게 할 뿐"이라고 말했다.
미국
NSC도 성명을 통해 이번 호텔 인질극은 "비극적인 테러 공격"이라고 비난하며 "현지에 있는 미국 직원들과 공조해 말리에 있는 모든 미국 국적자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사건을 "끔찍한 테러공격"이라고 비판했다고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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