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취재파일] '한국이 바라는 일본'과 '현실의 일본'
조글로미디어(ZOGLO) 2016년1월1일 15시51분    조회:1614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한일 위안부 문제 협상의 후폭풍이 거세다. 일본에게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도 못했으면서 위안부 문제를 더 이상 거론하지 않기로 한 것이 말이 되느냐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굴욕’ 협상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이번 합의를 파기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위안부 피해자와 우리 국민의 정서에 한참 못미치는 이번 협상의 결과를 놓고 이런 의견이 분출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 독일과 다른 일본

우리는 보통 제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으로 독일과 일본을 비교한다. 2차 대전의 전범국으로 많은 유대인들을 학살하고 유럽을 전쟁의 참화로 몰아넣었지만 과거를 깨끗이 청산하고 끊임없이 사죄하는 독일, 왜 일본은 독일처럼 못하는 것일까? 일본이 아직도 올바른 사죄의 길을 걷지 못하고 있다면 주변국이 꾸짖어서라도 일본이 제대로 사죄하게 만들고 제대로 된 과거청산의 길로 갈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바람이다. 우리가 그리는 진정한 한일우호의 시발점이 바로 이런 것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바라는 일본’이 현실화되는 날이 올 수 있을까? 필자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본다. 일본의 우경화는 이제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 보수적인 아베 정권이 바뀌면 일본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지금 상황으로 볼 때 아베 정권이 얼마나 더 갈지도 모르지만, 혹시 일본 야당이 집권한다고 해서 일본의 우경화라는 전체적인 흐름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보수화되고 우경화돼 과거의 잘못을 인정할 줄 모르고 미국과의 결탁을 통해 세계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일본, 이것이 우리가 인정하고 싶든 인정하고 싶지 않든 앞으로 계속 대면해야 할 ‘현실의 일본’이다.

● ‘한일 위안부 합의’와 일본의 현실

이같은 상황에서 한일간에 이번 위안부 합의가 나왔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가 책임을 통감하고 아베 총리가 일본의 내각 총리로서 사죄하며 일본 정부 예산으로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한 재단을 설립하기로 했다. 바로 4개월전 아베 담화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전시 하에 많은 여성들의 존엄과 명예가 깊은 상처를 입은 과거” 운운하며 하나마나한 얘기를 한 데 비해서는 상당한 진전이다. 일본 전문가들은 보수적인 아베를 이 정도까지 끌어낸 것은 성과라고 말한다. 한일 합의를 통해 우경화되고 있는 일본을 조금이나마 제어하는 효과도 거둔 것이다.

물론, 일본의 이런 조치가 우리가 생각하는 기준에는 한참 못미친다. 일본에 ‘진정성’이 있냐고? 당연히 없다. ‘현실의 일본’이 과거를 사죄할 줄 모르는 일본인데 진정성이 담겨 있을 리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들이 후퇴한 것 같은 모양새를 감추기 위해 일본 언론을 상대로 엄청난 언론플레이를 해대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책임 통감’, ‘사죄’ 이런 용어를 썼지만 사실은 그런 생각이 없다는 뜻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후안무치한 일본과의 합의를 파기해야 하는가? 이 질문에 ‘예’라고 답하기 위해서는 합의 파기 이후 더 나은 합의를 일본으로부터 받아올 수 있을지에 대해 긍정적인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필자가 보기에 ‘현실의 일본’에서 우리가 원하는 수준의 합의는 나오지 않는다.

● 위안부 문제 전면에 내세운 것이 오류?

일각에서는 이런 합의를 할 것이었다면 아예 안 하는 게 낫지 않았느냐는 의견도 제시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위안부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일관계에 진전이 있을 것처럼 의제를 설정해 이런 상황까지 이르렀는데, 만족스러운 합의를 못할 것이었다면 위안부 문제를 한일관계의 핵심인 것처럼 내세우지 말고 옆으로 제껴놓은 채 한일관계를 풀어나가는게 현명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이 말도 일리는 있다. 역대 대통령들이 위안부 문제를 언급하면서도 실제로는 그다지 힘을 쏟지 않았던 것처럼, 박 대통령도 3.1절이나 광복절, 일본 정치인들을 만날 때 의례적인 차원에서만 위안부 문제 해결을 언급하고 넘어갔더라면 한일간에 위안부 담판을 벌일 상황이 오지 않았을 수 있다. 그랬더라면 위안부 피해자들과 시민단체들은 일본의 책임을 계속 추궁하고, 한국과 일본 정부는 실제로는 위안부 문제 해결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 상황이 계속됐을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게 해답인가?

 

물론, 정부가 비난받을 부분은 분명히 있다. 특히 위안부 피해자들과의 상의 없이 일을 진행한 것이다. 합의가 나오는 과정에서 피해자들이나 관련 단체가 협상 내용을 전혀 통보받지 못했다는 대목에서는 할 말을 잊게 만든다. 피해 당사자들과의 최소한의 공감대도 없이 일을 진행한 ‘배짱’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인가? 피해자들의 동의를 100% 받기는 어려운 협상이었다고 해도 한일간 협상 과정에서 피해자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했더라면 피해자들과 관련단체가 이렇게까지 반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 엄혹한 동북아정세…한일관계도 잘 풀어야 

 

한국정부가 여러 가지 부족한 점에도 불구하고 한일간 위안부 협상 타결에 나선 것은 한일관계를 더 이상 악화된 상태로 방치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협상은 순수하게 피해자들을 위한 협상이었다기보다는 국제정치적 맥락이 강하게 작용했다고 봐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현실의 일본’은 우리가 선린우호의 감정으로는 대할 수 없는 일본이지만, 그러한 일본과 마냥 소원한 채 갈 수 없는 것도 국제정치의 현실이다. 더구나 요즘처럼 동북아 정세가 미묘하게 변해가고 있는 상황에서는 주변국과의 관계를 모두 원만히 하면서 우리의 갈 길을 잘 살펴야 한다. 중국과의 관계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지만, 한국이 미국 일본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 때 중국이 생각하는 한국의 가치가 상승하는 것이지, 한국이 미국 일본으로부터 외톨이가 되는 신세가 되면 중국도 한국을 업신여길 수 있다.

‘현실의 일본’은 ‘우리가 바라는 일본’과는 한참 다른 위치에 있다. 그러한 현실을 냉정하게 인식하는 것이 한일관계를 풀어가는 바탕이 될 것이다.  

SBS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16
  • [美 강력한 對北제재 행정명령] 北 대외무역의 90%이상이 중국, 中 기업이 제재대상 될 듯… 수입금지도 금속·흑연·석탄 확대… 인권탄압·사이버 공격도 제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각) 발동한 대북 제재 행정명령의 가장 큰 특징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 2일 통과...
  • 2016-03-18
  • 안보리 제재서 빠진 고강도 조치 포함…김정은 정권 자금줄 차단 초점 제3자 제재 '세컨더리 보이콧'…인권침해·사이버안보·검열 포괄적 제재 재무부, 새 행정명령 근거해 개인 2명·단체 15곳·선박 20척 추가 제재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
  • 2016-03-17
  • 미국 뉴욕에서 지난해 간첩혐의로 체포된 로씨야 은행원이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체포후에도 줄곧 혐의를 부인해온 로씨야인 A씨가 12일(현지시간) 이를 시인함에 따라 다음달부터 재판이 시작된다고 보도했다. 미국 법무부에 따르면 A씨는 로씨야정부 소속 요원으로 ...
  • 2016-03-15
  • 【모스크바=AP/뉴시스】5년 간 이어지고 있는 시리아 내전은 세계의 정치지형에도 변화를 줄만큼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사진은 지난 2015년 10월20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한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사진 왼쪽)이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사진 앞줄 오른쪽)과 악수하는 모습. 2016.03.1...
  • 2016-03-14
  • 그때그사람 - 137년전 오늘 태어난 천재 물리학자에 관한 오해와 진실 아인슈타인20세기를 대표하는 과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4살이 되도록 말도 제대로 못하는 지진아였다. 또 그는 고등학교 성적이 좋지 않았고 대학 입시에 실패했다고 한다. 이런 얘기도 전해진다. 아인슈타인의 성적표에 교사가 "이 학생은 앞으로...
  • 2016-03-14
  • 【르부르제=AP/뉴시스】프랑스의 항공사고조사처(BEA)의 아르노 데자르뎅 수석 조사관이 13일 1주년을 맞은 저먼윙스의 알프스 고의 추락 사고에 관한 기자회견을 파리 북부 르부르제 공항에서 갖고 있다. 2016. 3. 13. 佛 조사당국,조종사들의 정신 병력에 대한 의사 보고 의무화 제안 【르부르제(프랑스)=AP/뉴시스】유세...
  • 2016-03-14
  • 【홍콩=신화/뉴시스】사진은 지난 2011년 4월2일 홍콩에서 미술품 경매가 열리기 전 시사회에 전시된 프랜시스 베이컨의 자화상 3점. 최근 3000만 유로(2300만 파운드·398억원)의 가치를 지닌 영국의 대표적 표현주의 화가 프랜시스 베이컨의 그림 5점이 스페인 마드리드의 한 주택에서 사라졌다. 작품들은 지난해 ...
  • 2016-03-14
  •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 2일(현지시간) 대북제재 결의 2270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한 지 열흘이 지났다. '포괄적' 대북제재에 미온적 태도를 보였던 중국과 러시아까지 유엔 역사상 가장 강력하다고 평가받은 이번 결의의 채택에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며 한목소리로 북한의 핵실험과...
  • 2016-03-13
  • 일본인 64.7% '한국에 친근감 못 느껴' 일본 내각부 여론조사 "33% 한국에 친근감 느낀다…1.5%p 증가"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한국에 친근감을 느끼는 일본인이 약간 증가했으나 거리감을 느끼는 이들이 여전히 과반인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인 64.7% '한국에 친근감 못 느껴'13일 마이...
  • 2016-03-13
  • 【环球时报综合报道】“普京决定不了谁拥有北极。”加拿大总理特鲁多7日做出这一表态之际,俄罗斯及部分西方国家间的“北极争夺战”正愈演愈烈,甚至充满火药味。 俄新网8日报道称,俄罗斯正计划在北极地区进行25年来最大规模的发射核导弹试验,俄核潜艇准备同时发射16枚远程核导弹。导弹将由两艘新型...
  • 2016-03-10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