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그사람 - 137년전 오늘 태어난 천재 물리학자에 관한 오해와 진실
아인슈타인20세기를 대표하는 과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4살이 되도록 말도 제대로 못하는 지진아였다. 또 그는 고등학교 성적이 좋지 않았고 대학 입시에 실패했다고 한다. 이런 얘기도 전해진다. 아인슈타인의 성적표에 교사가 "이 학생은 앞으로 어떤 일을 해도 성공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됨"이라고 써서 보내자 그의 어머니는 "너에게는 남과 다른 특별한 능력이 있다. 남과 같아서 어떻게 성공하겠니?"라고 용기를 줬다. 세상을 바꾼 천재 물리학자가 사실은 열등생이었다는 일화는 이 밖에도 많다. 학업 성적과 인생에서의 성과는 별 관련이 없다고 할 때 자주 인용되는 이 얘기들은 사실일까?
14일은 아인슈타인이 태어난 지 137년이 되는 날이다. 아인슈타인은 누구나 그 얼굴과 업적을 아는 가장 유명한 과학자지만 동시에 가장 많은 오해를 받는 과학자 중 한 명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것이 그의 성적이 시원찮았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성적이 뒤처진 학생들에게 희망을 주는 데 곧잘 인용되기도 하고 아인슈타인 같은 천재도 획일화된 제도권 교육에서는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도 한다.
그가 딱딱한 학교 분위기를 좋아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이다. 송성수 부산대 교수가 쓴 '과학기술의 개척자들'이라는 책은 "아인슈타인은 1886년 뮌헨의 루이트폴트 김나지움에 입학했다. 그는 수학과 과학 수업은 좋아했지만, 라틴어와 그리스어에는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게다가 그 학교는 엄격한 독일식 훈육을 표방하고 있어서 아인슈타인은 학교생활에 회의를 느꼈다"고 전하고 있다. 여기서 김나지움은 독일의 중등교육기관으로 우리나라의 중·고등학교에 해당한다.
하지만 나중에 발견된 아인슈타인의 성적표를 보면 그는 11살 때 대학과정의 물리학을 이해하고 있을 정도로 수학과 물리학에 재능이 있었고 라틴어와 그리스어 성적도 뛰어났다고 한다. 다만 프랑스어 성적은 좋지 않았다. 뮌헨 루이트폴트 김나지움의 빌라이트너 교장은 1929년 베를린의 한 신문이 아인슈타인의 학교성적이 보잘것없었다고 보도하자 이에 항의하기 위해 이 성적표를 신문사에 보냈다.
독일의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했던 아인슈타인은 불충분한 과목을 보충하기 위해 스위스의 아르가우 칸톤 학교를 다녔다. 이때의 성적표를 보면 수학과 물리학 성적은 가장 높은 1등급이었다. 그런데 다음 학기에는 6으로 기록돼 있다. 이는 이때부터 성적을 표시하는 방법이 점수제로 바뀌었고 만점은 6점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독일에서도 등급제로 성적을 줬으니 그의 당시 성적 6점이 훗날 6등급으로 해석돼 아인슈타인 열등생설의 진원지가 된 것으로 보인다.
많은 이들이 '천재' 아인슈타인의 학교 성적에 관심을 갖지만 성적과 별개로 그는 남들과 다른 특별한 학생이었다. 아인슈타인 전문가로 알려진 앨리스 칼라프리스가 1996년 그의 명언들을 엮어 낸 '아인슈타인이 말합니다'를 보면 그는 17살 때 "행복한 사람은 현재에 만족하기 때문에 미래를 많이 생각하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조숙했다. 또 10대의 나이에 "나는 정신이 맑을 때면 내가 꼭 위험을 외면하려고 사막 모래에 머리를 처박는 타조처럼 느껴진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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