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대선 주자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와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주)이 막장 ‘부인’ 싸움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를 반대하는 한 단체가 트럼프의 부인 멜라니아(46)의 반라 사진을 공개하면서다.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의 수퍼팩(정치활동위원회) ‘미국을 멋지게’가 22일(현지시간) 온라인 선거 광고에 사용한 도널드 트럼프의 아내 멜라니아의 반누드 사진. 멜라니아가 트럼프와 결혼하기 전인 2000년 1월 남성잡지 GQ에 실렸던 사진이다. [사진 ‘미국을 멋지게’]
반 트럼프 단체 선거 광고에 이용
“이런 영부인 안 원하면 크루즈 찍자”
트럼프 “크루즈 부인 비밀 공개할 것”
크루즈의 수퍼팩(정치활동위원회)인 ‘미국을 멋지게(Make America Awesome)’는 유타주에서 경선이 열리던 지난 22일(현지시간) 이 사진을 온라인 선거 광고에 사용했다. 유타주는 보수적인 몰몬교 유권자들이 공화당 표심을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다. 어깨와 허리, 엉덩이 라인 일부가 그대로 드러난 멜라니아의 사진에 ‘차기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를 맞거나, 이를 원치 않으면 화요일 테드 크루즈를 지지해 달라’는 문구를 넣었다. 이 사진은 멜라니아가 트럼프와 결혼하기 이전인 2000년 1월 남성 잡지 GQ에 실린 것이다.
발끈한 트럼프는 23일 트위터에 “멜라니아가 GQ 잡지를 위해 찍은 사진을 사용한 좀 수준 낮은 광고”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거짓말쟁이 크루즈가 아내의 사진을 이용했다. 조심하라, 거짓말쟁이 크루즈. 그렇지 않으면 당신 부인의 비밀을 공개할 수도 있다”고 위협했다.
그러자 크루즈도 트위터에 “당신 아내 사진은 우리에게서 나온 게 아니다”며 “도널드, 당신이 내 아내를 공격하려 한다면 당신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한 겁쟁이”라고 비난했다. 크루즈는 이날 ABC방송의 ‘굿모닝 아메리카’에 나와 “트럼프의 부인은 트럼프에게 정말 과분하다. 인신 공격을 하려면 내게 하라”며 트럼프를 공격했다.
크루즈의 부인 하이디. [사진 ‘미국을 멋지게’]
크루즈의 부인 하이디는 “우리는 그 사진과 전혀 관계가 없다”며 “우리는 우리 선거 운동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는 다시 트위터에 “거짓말쟁이 크루즈는 멜라니아의 사진과 관련이 없다고 부인하는데 그게 우리가 그를 거짓말쟁이라고 부르는 이유”라고 비난했다.
멜라니아와 하이디는 경력이 대조적이다. 하이디(44)는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나와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장을 거쳐 골드만삭스의 지역 담당 임원을 지냈다. 슬로베니아의 10대 모델 출신인 멜라니아는 1996년 뉴욕으로 건너온 이후에도 모델 생활을 계속하다 2005년 트럼프와 결혼했다. +이날 공화당의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하원 인턴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요즘 정치판을 보면 쉽게 낙담하게 된다”며 “ 지도자로서 우리는 모두 최상의 진실성과 품위를 갖추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한편 CNN이 ORC와 공동으로 지난 17∼20일 미국의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 조사를 한 결과, 공화당원 10명 중 6명은 예비경선 또는 당원대회를 통해 대의원의 과반을 확보하지 못해도 1위를 하면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지명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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