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각) 워싱턴DC에 있는 시드웰 프렌즈 고등학교에서 열린 큰딸 말리아(18)의 졸업식에 참석했다고 CNN 등 미국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이날 졸업식에는 오바마 대통령과 부인 미셸 여사 등 친인척이 참석해, 남다른 환경 속에서 자란 딸의 고교 졸업을 평범하게 축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말리아가 여느 학생들처럼 연단에 나가 졸업장을 받는 순간, 다른 아빠들처럼 벌떡 일어나 딸을 위해 박수를 쳤다. 졸업식 참석을 위해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전설적 복서 무하마드 알리의 장례식에 불참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오바마 부부는 졸업식장에서 이목을 끌지 않기 위해 노력했고, 참가자 누구도 오바마 부부에게 집중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 초 인기 토크쇼 '엘렌 드제너러스 쇼'에 출연해 공언했던 대로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당시 진행자 엘렌으로부터 딸 말리아의 졸업에 대한 질문을 받은 오바마 대통령은 "저는 (말리아의 졸업식에서) 아마 어두운 선글라스를 쓴 채 앉아서 울고 있을 거에요"라고 답한 바 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시드웰 프렌즈 고등학교 측의 졸업식 축하 연설 요청도 거절했다.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릴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2009년 오바마 대통령 취임 당시 10세였던 말리아는 2017년 하버드 대학교에 입학할 예정이다. 올 한해는 학업 대신 진로 탐색을 위해 다양한 사회활동을 경험하는 '갭 이어'(gap year)로 보낸다.
리차드 닉슨, 허버트 후버 등 전직 대통령의 자녀가 주로 다녔던 시드웰 고등학교에는 오바마 대통령의 둘째 딸 샤샤(15)도 재학 중이다. 샤샤가 고교 생활을 잘 마무리할 수 있게 오바마 부부는 내년 2월 퇴임 후에도 워싱턴DC에 머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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