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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이어 유럽도 ‘극우 포퓰리즘’ 바람… 독일 메르켈 4연임 도전 성공할까
올해는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굵직한 선거가 예정돼있다. 독일 총선과 프랑스 대선은 지난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와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의 실각을 낳은 포퓰리즘이 올해에도 이어질지 결정하는 중대 선거다. 포퓰리즘 정당의 약진은 브렉시트에 이어 네덜란드의 EU 탈퇴(넥시트)로 이어질 수 있다. 프랑스 대선에서는 극우파 후보의 당선 여부에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4연임에 성공할지도 관심사다.
◆ 네덜란드, ‘브렉시트’ 이은 ‘넥시트’?
올해 3월 15일 EU 국가 중에서 가장 먼저 실시되는 네덜란드 총선은 EU가 계속 우경화할지 가늠할 수 있는 선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극우 자유당은 네덜란드의 EU 탈퇴를 뜻하는 넥시트(Nexit)와 반이민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헤이르트 빌더르스 자유당 대표는 “총선에서 승리하면 쿠란을 몰수하고 니깝(이슬람 여성의 얼굴 가리개)과 히잡(머리수건) 착용을 전면 금지하며 넥시트 국민투표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무슬림에 대한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여러 차례 기소돼 유죄를 선고받은 적도 있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 유세 도중 네덜란드에 모로코인이 적어지게 만들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차별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다.
현재 소수당인 자유당은 다른 EU 국가의 포퓰리즘 정당에 비해 제1당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다만 자유당이 제1당이 되더라도 네덜란드의 다당제 정치구조에서 연정을 통해 집권하기까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1월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자유당은 하원 총 150석 중 36석을, 집권당인 자유민주국민당은 24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네덜란드의 하원은 직접선거를 통한 비례대표제로 150명이 선출되며 4년마다 실시한다.
빌더르스 대표가 총선에서 당선되거나 자유당이 네덜란드 의회에서 영향력이 커지면 다른 EU 국가에서 탈EU 분위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네덜란드 국민의 54%는 EU 탈퇴를 묻는 국민투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48%가 넥시트에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프랑스 대선은 4월 23일과 5월 7일 두 차례에 걸쳐 치러진다. 1차 투표 후 1, 2위 주자들이 결선투표에 나가 최종적으로 대통령으로 선출되는 방식이다.
사회당 소속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저조한 지지율로 연임에 나서지 않기로 해, 이번 대선은 일찌감치 중도우파 성향 프랑수아 피용 공화당 후보와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대표의 양자 대결 구도가 됐다.
르펜은 이민자 반대와 EU 탈퇴 등을 기치로 내걸고 표심을 사고 있다. 르펜은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는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며 “프랑스 국민도 미국처럼 테이블을 뒤엎길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르펜이 승리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환멸을 느낀 노동계급과 저숙련 젊은 층, 실업자들이 르펜을 지지하고 피용의 시장개혁에 반대하는 좌파 유권자들이 등을 돌릴 수는 있지만 EU 탈퇴를 주장하는 르펜의 공약이 너무 큰 도박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선이 끝난 뒤 6월에 실시되는 총선에서는 국민전선이 선전할 가능성이 높다. 국민전선은 현재 상원 348석 가운데 2석, 하원 577석 중에 2석을 차지하는 군소정당이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23%까지 올랐다. 여론조사에서도 EU에 대한 비호감도는 61%로, EU 탈퇴 지지율은 34%로 나타났다.
◆ 독일 총선, 앙겔라 메르켈 총리 4선 도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퇴임 후 서구 사회에 남은 ‘최후의 보루’로 불리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8월 27일부터 10월 22일까지 치러지는 총선에서 4연임에 도전한다.
메르켈 총리는 유럽 주요국 지도자 중 유일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는 브렉시트 찬성 투표 결과에 따라 사임했고, 렌치 전 이탈리아 총리는 개헌안 국민투표 부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낮은 지지율에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유럽에 극우 포퓰리즘 바람이 불면서 유권자들이 기성정치를 심판한 결과다.
유럽의 골치거리인 난민을 포용하는 정책을 펴온 메르켈 총리도 쾰른 집단 성범죄, 베를린 트럭 테러 등 잇단 난민 범죄와 테러로 정책을 이어갈 수 있을지 위기를 맞고 있다. 메르켈 총리가 난민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선거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만약 메르켈 총리가 패배할 경우 유럽은 물론 전 세계 정세는 큰 격변에 직면하게 된다.
아직까지 메르켈 총리의 지지율은 굳건하다. 지난달 28일 dpa통신이 여론조사기관인 포르사와 유거브를 통해 실시한 조사 결과, 지금 총리를 뽑을 경우 메르켈 총리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전주에 비해 2%포인트 상승한 52%로 나타났다. 메르켈 총리의 기독민주당과 기독사회당 연정 지지율은 38%로 전주 대비 2%포인트 올랐다.
다만 베를린 트럭 테러 이후 난민 반대 입장을 내세우고 있는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세를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차기 총선에서 기민당·기사당 연정 집권에 큰 변수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지방선거에서는 패배할 수도 있다.
◆ 이란 대선, 하산 로하니 대통령 연임 주목
5월 19일로 예정된 이란 대통령 선거에서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연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온건 성향으로 서방과의 관계 개선, 경제 재건을 내세웠던 로하니 대통령은 지난 2013년 대선에서 보수 강경파 후보를 꺾고 예상 밖 승리를 거뒀지만 이번에는 당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트럼프 당선자가 이란과의 핵합의를 “재앙”이라고 부르며 폐기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버락 오바마 정부의 이란 경제제재 해제 등 이란 정책 전반을 흔들 가능성이 크다.
이란의 핵합의로 경제제재가 완화됐지만 눈에 보이는 경제적 이득도 돌아오지 않고 있다. 지난달 말 리알화의 달러 대비 가치는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0년 전에 비해 450%나 하락한 것이다.
이에 따라 수입 소비재 가격이 오르고 저축해 놓은 돈의 가치가 크게 떨어져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리알화 가치 하락은 트럼프의 당선과 유가 등 외부 문제 때문에 일어났지만 보수 진영이 로하니 정부가 미국에 속았다는 비판을 높이고 있다. 다만 보수 진영은 아직 로하니 대통령과 대적할 만한 후보는 내놓지 못하고 있다. 로하니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해 강경파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이란은 서방과 더 대립적인 길을 걷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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