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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태평양사령관, 매티스 방한 직전 “제주기지에 배치” 레이더 안 잡혀 생존성 탁월, 함포 미사일 등 막강 전투력 中 태평양 진출 차단 노림수… 제주 배치 국내 반감도 커질 듯 정부 “마다할 이유 없다” 美 전략자산 증강 신호탄 주목
미국이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방한 직전, 최신 스텔스구축함 ‘줌월트(Zumwalt)’를 한반도에 배치하자고 우리 측에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꿈의 전투함’으로도 불리는 줌월트는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은 물론이고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차단할 수 있는 첨단무기여서 정부 당국은 미 측의 전격적 제안을 둘러싼 진의 파악에 분주하다.
한국정부 관계자는 5일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이 지난달 말 우리 측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줌월트를 제주해군기지에 배치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해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전혀 언급되지 않던 최신 전략자산이라 의외였지만 상시 배치든, 순환 배치든 우리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줌월트는 해상 전투의 패러다임을 바꿀 함정으로 꼽힌다. 스텔스 형상을 적용해 레이더에 잡히지 않고 은밀하게 접근할 수 있는 게 최대 강점이다. 먼 거리에서 미사일을 쏘는 이지스함과는 차원이 다르다. 또 함포의 사거리를 3배로 늘렸고, 미사일과 항공기를 빛의 속도로 요격하는 레이저포를 장착했다. 2020년 이후에는 음속의 7배로 200㎞까지 탄두를 날리는 레일건도 탑재한다. 군 관계자는 “줌월트는 탄도미사일 방어에 주력하는 이지스함과 달리 육해공의 표적을 적극적으로 무력화하는 공격적인 무기”라고 평가했다.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배치에 심혈을 기울여왔던 국방 당국 입장에서는 일단 ‘불감청 고소원’이라는 반응이다. 전략자산은 적 지휘부를 비롯한 전쟁수행능력을 단번에 무력화하는 무기로, 지난해 북한이 두 차례 핵실험을 감행했을 때 출격한 B-52ㆍB-1B 전략폭격기를 비롯해 항공모함, 핵잠수함 등이 꼽힌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 측이 기존에 보내지 않은 다른 자산을 투입하는 것도 한반도 방어를 위해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매티스 장관의 방한으로 최근 성사된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 앞서 해리스 사령관이 줌월트 배치를 제안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내달 키리졸브 연습을 기점으로 미 전략자산이 향후 한반도에 대거 투입될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전략자산의 상시 순환 배치’라는 문구가 미 측의 막판 반대로 공동성명에서 빠졌다가 3일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양측은 가까스로 미 전략자산의 정례적 전개 또는 배치에 합의했다.
하지만 줌월트를 제주기지에 배치하자는 미 측의 제안은 상당한 논란 또한 예고하고 있다. 당장 자신들에 비수가 될 미국의 최첨단 미래형 전략자산을 코앞에서 맞닥뜨릴 중국의 강력한 반발이 불가피하다. 우리 국민감정도 민군 복합항으로 건설된 제주기지가 미군의 전초기지로 사용되는 것에 반감이 커질 수 있다. 국방 당국은 “전략적으로 필요할 경우 제주기지에 미군 함정이 들어올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해리스 사령관의 발언은 구체적인 로드맵이 정해지지 않은 즉흥적 구상”이라며 일단 발을 빼고 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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