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관계 악화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 은퇴와 경기 회복 바람을 타고 일본 취업 한국인이 3년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트라는 9일 일본 오사카에서 일본 기업 19곳과 일본에서 영업중인 한국법인 등 23개사에 취업을 희망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국인재 채용박람회’를 개최했다. 채용박람회에서는 반도체기기 회사인 덴시기켄 등의 채용 담당자가 한국인 유학생 40여명과 한국 대학 졸업생 90여명을 만났다. 코트라는 2012년부터 도쿄 및 오사카 무역관에서 각각 매년 1회 취업박람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 박람회를 통해 취업한 한국인 숫자는 2014년 80명, 2015년 125명에서 지난해 138명으로 증가했다.
한국인의 전체 일본 취업자 수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 ‘외국인 고용현황’ 통계를 보면, 지난해 취업자 국적은 중국 34만4658명, 베트남 17만2018명, 필리핀 12만7518명, 브라질 10만6597명, 네팔 5만2770명 순서로 많았다. 한국인은 4만8121명(4.4%)으로 6위였다. 이 통계에는 한국 국적을 택한 재일동포 취업자도 포함되지만 그 수는 미미하다.
일본 취업 한국인 수는 2011년 이후 한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다 2015년 11.3% 급증한 데 이어 지난해 16.1%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일본의 구인 수요는 증가한 반면 한국은 청년 취업난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일자리 사정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과 맞물린 현상으로 풀이된다. 일본의 전체 외국 국적자 취업 인원은 지난해 108만3769명으로 2015년보다 19.4%나 늘었다.
코트라 글로벌일자리 사업단은 “일본 베이비붐 세대 은퇴에 따라 청년 일자리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경제활동인구 급감, 낮은 출산률, 정보통신(IT) 등 산업 구조 변화 등이 맞물려 청년 일자리가 늘었다는 취지다. 일본상공회의소가 지난해 2977개 소속 기업을 상대로 한 경기관측 설문조사에서 ‘외국인재 수입 촉진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45.4%가 그렇다고 답했다. 지난해 코트라에 한국인 구인을 희망한 일본 기업들은 정보기술(26%), 사무관리직(26%), 영업직(19%), 기능직(9%), 서비스직(9%), 연구직(5%) 등 다방면에 걸쳐 있다.
후생노동성 통계에서도 한국인 취업자는 도소매 종사자가 21%로 가장 많았다. ‘체류자격별 통계’를 보면, 한국인 노동자는 ‘전문적 기술적 분야의 체류자격' 소지 비율이 43.5%로 G7 국가와 비슷했다. 코트라는 “한국인은 뛰어난 영어와 일어 구사 능력, 일본 문화와 예절 이해, 도전의식 등 품성에서 일본 기업에 호소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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