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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CIA, 북한 전담 KMC 신설]
'대북 저승사자'로 불리던 50대… 올 초 퇴직했으나 차관급 복귀
정보기관·재무부 등 다국적군, 북핵 외에도 다양한 정보 모을 듯
미 중앙정보국(CIA)은 10일(현지 시각)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 전담 조직인 '코리아 임무 센터'(KMC) 신설 사실을 공개하면서 "조직 전체에서 숙련된 간부들을 끌어모았으며, 전직 CIA 간부를 신임 부국장(차관급)으로 발탁해KMC를 관장하게 했다"고 밝혔다.
전직 정보기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 KMC의 지휘를 맡은 차관급 인사는 50대 중반의 한국계 미국인 앤드루 킴(한국명 김성현)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CIA 내 대표적 북한 전문가로 CIA 한국지부장과 아·태 지역 책임자(차관보급)를 지냈다. 올 초 퇴직했다가 이번에 복귀했다. 이 관계자는 "은퇴한 '대북 저승사자'가 다시 CIA 총괄 책임자로 복귀한 것"이라며 "그를 재기용한 것 자체가 북한을 작심하고 흔들겠다는 강력한 신호"라고 했다. 앤드루 킴은 한국에서 태어나 중·고교 시절 무렵 미국으로 이민을 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CIA가 특정 정권을 겨냥한 조직을 신설하고, 보도 자료를 통해 상세 내용을 공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정보기관의 조직·인력에 관한 내용은 대외비로 취급되는 경우가 많고 그 변동 사항을 언급하는 것도 금기시되기 때문이다. 정보 소식통은 CIA의 KMC 신설 사실 공개에 대해 "적극적인 스파이 공작을 통해 김정은 정권을 흔들겠다는 뜻으로, 핵 포기를 강하게 압박하는 대북 심리전 성격도 있다"고 했다.
지난 1일 출범한 KMC는 CIA 외에도 다양한 부서 출신들로 구성된 '다국적군' 개념의 조직이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국가정보국(DNI), 국방정보국(DIA) 등 정보기관들을 비롯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리들과 재무부 소속 금융 제재 전문가들도 파견 형식으로 KMC에 근무하고 있다. 이는KMC의 활동이 단순히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실태 파악에 그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이 소식통은 "2002년 미국이 이라크 전쟁을 시작한 결정적 계기가 '이라크에 WMD가 있다'는 CIA 보고서였다"며 "KMC가 생산한 북한 정보가 어떻게 활용될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달렸다"고 했다.
한국 정보 당국은 지난달 말 2박3일 일정으로 방한한 마이크 폼페이오 CIA국장을 통해 KMC 출범 사실을 직접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 소식통은 "폼페이오 국장은 이병호 국정원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KMC 신설의 배경을 설명하고 우리 측의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국장은 방한 기간 북한의 턱밑인 연평도를 방문, 2010년 11월 포격 도발 현장인 연평부대 관측소에서 북한 해주만을 관측하기도 했다.
미국은 CIA의 북한 전담팀 신설 외에도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대북 정보 수집 능력을 끌어올리는 조치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주한미군 제501정보여단은 오는 10월 대북 휴민트(HUMINT·인적 정보) 전담 부대인 524정보대대를 창설한다. 군 관계자는 "간단히 말해 주한미군이 공작원을 북파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미 의회에선 행정부 내에 북한 정보만을 다루는 통합 정보 조직을 만들기 위한 움직임도 시작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북핵 문제의 우선순위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뒤 실제 구체적 행동에 나서고 있다"며 "한·미 정보 당국 간의 긴밀한 협력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가 '국정원 개혁'을 빌미로 대북 정보 수집과 공작을 총괄해야 하는 국정원의 역량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직 공안기관 관계자는 "국정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서훈 전 국정원 3차장 주도로 국정원의 방첩·대공(對共) 수사 기능을 대폭 축소하거나 없애고 대북 협상 기능만 살려둘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북한과의 정보전에서 밀릴 뿐 아니라 CIA와의 협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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