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北위협 심각… 더 강력한 제재”
[北 미사일 도발]트럼프 “문재인 대통령, 北과의 대화는 특정 상황서 이뤄져야” 12일 강조…
美대표단 15일 방한, 정상회담 조율
中, 일대일로 잔칫날 재뿌린 北 비난
시진핑 국제포럼 연 날 미사일 쏜 김정은 중국이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 개막일인 1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 사진 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국빈관인 댜오위타이에 들어서고 있다. 북한 김정은은 중국의 잔칫날인 이날 새벽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재를 뿌렸다. 오른쪽 사진은 김정은이 건축자재 전시장을 시찰하는 모습을 보도한 13일자 북한 노동신문. 베이징=AP 뉴시스·사진 출처 노동신문
북한이 14일 KN-17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시험 발사를 한 것은 대화와 도발이라는 전형적인 ‘냉온탕 이중전술’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떠보기에 나선 것으로도 해석된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북-미 간 트랙 1.5(민관) 회동을 마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주국장이 전날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행정부와 여건이 되면 대화하겠다”고 말한 뒤 하루 만에 도발 카드를 들고나온 것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한미 간 북핵 대응 전략이 새로 짜이는 틈을 노려 미사일 기술력을 키우고 향후 대화에서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사일 발사 직후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상황 보고를 전화로 받았다. 또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일본보다는 러시아 영토에 가까운 곳에 영향을 주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기뻐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 등 동맹국은 물론이고 중국과 러시아에 대북 압박 동참을 요구하는 계기로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NBC방송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에 좀 더 열려 있다”며 “나는 대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개의치 않지만 특정한 상황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전면 배제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중국 외교부는 14일 긴급 성명에서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발사 관련 움직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29개국의 국가 정상과 정부 수반 등 130여 개국 고위 인사를 베이징(北京)에 초청해 ‘일대일로(一帶一路·21세기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국제협력 정상포럼’을 개막한 잔칫날 도발을 한 북한에 대한 불편한 심기가 담겼다는 평가다.
일본 정부도 이날 외교 경로를 통해 북한의 도발을 강력하게 항의하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하는 등 신속하게 대응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기자들에게 “우리나라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확히 위반한 것”이라며 “북한에 대해 강하게 항의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의 ‘일대일로’ 정상 포럼 일정을 마친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과 앨리슨 후커 NSC 한반도 보좌관 등이 15, 16일 한국을 방문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미국의 대표단 방문으로, 한미 정부 당국자 사이에서 대북정책 및 한미 정상회담을 두고 의견 조율이 이뤄질 예정이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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