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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전쟁 발발할가?] 트럼프 vs 김정은 '치킨게임'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8월9일 21시01분    조회: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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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닮아가는 두 '스트롱맨'…
 


미국과 북한 초강경 '협박 대결'이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예측 불허의 기질을 갖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누가 더 강경한가, 경쟁이라도 하듯 잇따라 거친 발언을 쏟아냈다. 입버릇처럼 "불바다"를 말하는 김정은에 맞서 트럼프는 "화염"이란 단어를 꺼냈다. 발언의 수위뿐 아니라 구체적 어휘까지 닮아가는 두 사람 사이에서 한반도는 한층 살벌해졌다.

미국이 ‘선제타격’(preemptive strike)보다 적극적 개념인 ‘예방전쟁’(preventive war)을 언급하자 북한은 전면전을 불사하겠다고 맞받았다. 북한이 ‘서울 불바다’ 발언으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향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거라고 위협했다. ‘전쟁’ ‘불바다’ ‘화염’ 같은 단어들이 물고 물리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자동차를 몰고 서로를 향해 마주 달리며 누가 먼저 핸들을 꺾는지 겨루는 '치킨게임'의 한복판에 한반도가 있다.

◇ 김정은 “서울 불바다”… 트럼프 “화염과 분노”

허버트 맥매스터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5일 MSNBC방송 인터뷰에서 북한을 상대로 한 ‘예방전쟁’(preventive war)을 준비하느냐는 질문에 “군사옵션을 포함해 모든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예방전쟁을 통해 북한이 핵무기로 미국을 위협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예방전쟁은 상대국이 군사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판단될 경우 선제공격을 통해 상대국의 공격 위험을 미리 차단하는 것으로,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2003년 대량살상무기 제거를 명분으로 이라크전쟁을 일으킬 때 사용했던 개념이다.

그러자 북한은 맞대응에 나섰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9일 성명을 통해 “미국이 새롭게 고안해낸 예방전쟁에는 미국 본토 포함해 적들의 모든 아성을 송두리째 없애버리는 정의의 전면전쟁으로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총참모부는 “미국의 예방전쟁 행위 징조가 나타나면 공화국(북한) 영토가 전쟁마당이 되기 전에 미국 본토를 우리의 핵전쟁마당으로 만들어버릴 것"이라고도 했다. 같은 날 조선중앙TV도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날뛰다가는 백령도나 연평도는 물론 서울까지도 불바다로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함부로 날뛰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북한의 도발 위협에 미국도 공격적 발언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뉴저지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더는 미국을 위협하지 않는 게 최선일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지금껏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화법이 북한을 따라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는 “미 대통령의 발언으로는 대단히 이례적으로 공격적"이라며 “북한이 미국과 동맹국을 향해 내놨던 위협을 (트럼프 대통령이) 명백히 따라한 것”이라고 전했다.

◇ '괌 포위사격'… 어떻게 하겠다는 것일까



북한이 지난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을 시험 발사한 이후 ‘죽음의 백조’라고 불리는 미국의 장거리폭격기 B-1B ‘랜서’도 자주 한반도로 전개하고 있다. 군 당국은 지난 8일 오전 B-1B 2대가 한반도 상공에 전개했다고 밝혔다. B-1B 한반도 전개는 북한의 ‘화성-14형’ 2차 시험 발사 직후인 지난달 30일 이후 9일 만이다.

B-1B는 B-52, B-2와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로 꼽힌다.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2시간 내 한반도로 출격해 작전수행이 가능하고, 북한 전역을 융단폭격할 수 있는 파괴력을 갖춰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그러자 조선중앙통신은 9일 탄도미사일을 운용하는 전략군 대변인 성명을 인용해 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으로 괌 주변 포위사격을 검토하고 있다고 ‘폭탄 선언’을 했다. 성명은 “미제의 핵 전략폭격기들이 틀고 앉아있는 앤더슨 공군기지를 포함한 괌도의 주요 군사기지를 제압·견제하고, 미국에 엄중한 경고 신호를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괌 포위사격'은 필리핀 남쪽 공해상으로 미사일을 쏘겠다는 뜻이다. 북한은 화성-12형을 테스트할 때 평안북도 구성에서 동해상을 향해 발사했다. 이를 광명성 3호 발사 때처럼 괌과 인접한 공해상으로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군사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북한은 괌 포위사격이 "임의시각에 동시다발적으로 연발적으로 실행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화성-12형 여러 발을 연속해서 발사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포위사격'이란 말에는 여러 발을 발사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괌에 있는 미군 전략자산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억제한다는 뜻에서 '포위'라는 표현을 썼을 수도 있다. 북한이 괌 포위사격을 위협한 것은 미국에서 높아지고 있는 선제타격 등 군사적 옵션에 반발해 밀리지 않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 들어 지속적으로 발사해온 탄도미사일 성능을 '실증적으로' 과시하고 미국을 향해 쏟아냈던 위협이 말에 그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실제 사격을 강행할 가능성도 배제키 어려운 상황이다. 통상 미사일 시험발사는 2개를 만들어 실패할 경우에 대비하게 된다. 북한이 화성-12형을 여러 발 만들어놨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적어도 2발 이상 발사할 수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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