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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차기 연준 의장에 파월 공식 지명 - “파월은 합의도출형 리더” 기대감 - 온건한 스타일..옐런의 점진적 기조 유지될 듯 - "美경제 회복세지만, 변화·리스크에 주의 기울일 것" - "자기주장 강하지 않아..트럼트 입김 강해질 것"
제롬 파월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지명자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2일(현지시간) 오후 3시를 조금 넘긴 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이사가 등장했다.
마이크를 잡은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은 강력하고 지속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파월은 그런 리더십을 가진 차지 연준 의장”이라고 소개했다. 파월 이사를 공식적으로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한 것이다.
파월 이사가 상원의 전체회의에서 과반의 찬성을 받으면 내년 2월 임기를 마감하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에 이어 연준을 이끌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이사가 도전에 직면한 미국 경제를 잘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옐런 의장에 대해 “훌륭한 여성”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하지만 이날 옐런 의장은 백악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과거 옐런 의장이 지명됐을 때 전임자인 벤 버냉키 의장이 함께 있었던 것과는 달랐다.
정권 교체가 이뤄지더라도 연준 의장만큼은 정파를 고려하지 않고 연임시키는 게 미국의 전통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교체를 단행했다. 옐런 의장은 40여년 만에 연임에 실패한 연준 의장으로 남게 된다.
옐런 의장은 민주당원이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임명한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옐런을 아주 좋아하지만, 누구나 자신의 족적을 남기고 싶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파월 지명자는 온건하고 무난한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공화당원으로, 조지 W. 부시 정부 때 재무부 차관을 지냈지만, 민주당 출신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그를 연준 이사로 임명했다.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 공화당원을 연준 이사로 임명한 건 1988년 이후 23년만의 일이다. 공화당 소속이지만 민주당에서의 평가가 나쁘지 않았다. 그는 정치색이 강한 인물이 아니다.
연준 활동에서도 이런 성향이 드러난다. 지난 2012년 연준이 3차 양적완화(QE)를 결정할 때 파월 이사는 반대 의견을 냈지만, 참석한 위원들이 양적완화를 결정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모이자 그는 곧바로 순응했다. 이후 연준의 모든 의사 결정에 한 번도 반대표를 던지지 않았다. 날고 기는 경제학자들이 넘쳐나는 연준에서 정치학과 법학을 전공한 변호사 출신 이사의 한계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어쨌든 그는 연준에서 두드러지는 인물이 아니었고 대세에 거스르는 사람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파월 지명자의 장점은 현직 이사라는 점이다. 옐런 의장이 연준을 어떻게 이끌었지만 가까이서 지켜본 인물이다. 기존의 점진적인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은 내가 확고하게 믿고 있는 통화·재정 정책의 합의도출형 리더”라며 치케세웠다. 그가 기존 옐런 스타일을 이어갈 것이라고 기대한다는 뜻이다.
파월 지명자는 단상에 올라 “고용을 최대로 끌어올리고 낮은 물가를 유지하는 연준의 두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미국 경제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은행 시스템도 건강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시장과 위험요소의 변화에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월 지명자는 또 “가능한 최대의 근거와 통화정책 독립이라는 오랜 전통에 기초한 객관성을 갖고 (통화정책을)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파월 지명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입김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노무라증권은 “파월 이사가 경제학 전공이 아니고 그동안 연준 회의에서 자기주장이 강하지 않았던 점 등에 비춰 보면 연준 의장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김이 앞으로 커질 소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파월 이사는 다소 긴장한 표정이었고, 질의응답 없이 짧은 소감만 밝히고 기자회견을 끝냈다고 미국의 시장전문 온라인매체 마켓워치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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