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형제에 주던 왕권, 아들 주려다… 사우디판 '이방원의 난'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11월9일 08시11분    조회:1458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오늘의 세상]

절대왕정 국가서 피의 숙청 왜

- 62년만에 바꾼 왕위 계승법
現 7대 국왕까지 형제 연장자順… 시간 지날수록 취임 나이 높아져
형제 상속 전통 끊고 아들 세대로

- 32세 왕세자 빈살만이 휘두르는 칼
국왕 2명 배출 수다이리派 출신
사촌형의 왕세자 자리 빼앗는 등 단번에 경쟁 위치의 왕자들 제압
트럼프 사위 쿠슈너와도 친분



사우디아라비아의 서른두 살 왕세자 무함마드 빈살만이 이달 초부터 자신보다 서른 살 많은 사촌형 등 유력 왕자 최소 11명과 수십 명의 전·현직 장관, 종교인을 긴급 체포하는 등 숙청의 칼날을 휘두르고 있다. 평소 헬기를 잘 안 타는 왕자가 의문의 헬기 추락사를 당하고 왕자 일가족이 어디론가 사라지는 등 전례 없는 일들이 잇달아 발생했다. 조선왕조 태종 이방원이 일으킨 피의 숙청을 방불케 하는 사우디판 '왕자의 난'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1932년 건국 이래 왕위 승계를 둘러싼 잡음이 거의 없었던 사우디에서 '왕자의 난'이 벌어지는 이유로는 왕위 계승 원칙의 변경이 꼽힌다. 그동안 예외 없이 지켜져 온 사우디의 왕위 계승법인 '형제 계승'이 '아들 계승'으로 바뀐 것이다. 처음으로 초대 국왕의 아들 세대에서 손자 세대로 왕위가 넘어가면서 '권력 이양의 규칙'이 달라지자 왕자 간 분쟁이 터졌다.


사우디 국부(國父)인 초대 국왕 압둘아지즈는 1953년 숨을 거두기 전 "왕위를 형제끼리 연장자 순으로 상속하고 아들에겐 물려주지 마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는 건국 과정에서 아라비아반도의 부족들을 통합하기 위해 20여개 부족장의 딸과 혼약을 맺었고, 이들 사이에서 왕자만 44명을 낳았다. 첫째 아들과 막내아들의 나이는 웬만한 부자지간 이상으로 벌어졌다. 압둘아지즈는 한 왕자가 왕위를 받아 자신의 아들에게 세습하는 식으로 가면 삼촌이 조카의 왕위를 빼앗기 위한 '왕자의 난'이 끊이지 않을 것을 우려했다. 그래서 낸 대안이 '형제 계승'이다.

이에 따라 압둘아지즈가 죽고 2대 국왕은 장남 사우드(재위 1953~1964)가 됐다. 이어 3대 국왕은 사우드의 이복동생 파이살(1964~1975), 4대는 칼리드(1975~1982), 5대는 파흐드(1982~ 2005), 6대는 압둘라, 7대인 현 국왕은 살만이 됐다. 초대 국왕의 아들끼리 왕위 계승을 한 것이다.

하지만 '형제 계승'에는 문제가 있었다. 왕위가 한 세대에서 수평 이동을 하다 보니 국왕의 나이가 점점 많아졌다. 2대 국왕 사우드가 취임할 때 나이는 51세였는데, 3대 파이살은 58세, 4대는 62세, 5대는 61세, 6대는 81세에 왕좌에 올랐다. 왕이 되기를 기다리다 먼저 죽는 왕세제가 나왔다. 사우디 왕실에 '노인 정치(gerontocracy)'라는 별칭도 붙었다.

살만은 2015년 1월 80세의 나이로 국왕에 오르면서 자신을 마지막으로 형제 상속의 전통을 끊었다. 취임 직후에는 왕세제로 자신의 이복동생 무크린을 책봉했지만, 석 달 뒤 그를 실각시켰다. 대신 자신의 큰조카인 무함마드 빈나예프를 제1 왕세자, 친아들인 빈살만을 제2 왕세자로 지명했다. 왕위 계승이 초대 국왕의 아들 세대에서 62년 만에 손자 세대로 넘어간 것이다.

이 구도도 다시 요동을 쳤다. 빈살만이 지난 6월 친위 부대를 동원해 사촌형인 빈나예프를 감금하고 '왕세자' 자리를 빼앗은 것이다. '1차 왕자의 난'이다.

이후 빈살만은 권력 강화에 올인하며 방어에 나섰다. 초대 국왕의 유언을 깨고 왕위를 부자 세습하는 첫 인물인 데다 사촌형의 세자 자리까지 빼앗으며 연장자 우선의 왕위 계승 전통을 깬 약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군·정보 기관을 장악한 그는 이달 들어 공격 태세로 전환했다. 지난 4일 정예군을 동원해 잠재적 정적(政敵)인 사촌형 왕자들과 그의 측근들을 부패 혐의로 대거 체포하는 '선제공격'에 나섰다. '2차 왕자의 난'이다.

빈살만이 이렇게 기존 세력을 일거에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초대 국왕의 여덟째 부인이자 유력 왕비인 수다이리의 손자인 점이 유리하게작용했다. 초대 국왕은 22명의 왕비를 뒀고 왕비들이 각각 여러 자식을 낳았기 때문에 왕실은 왕비별로 정치적 파벌이 형성됐다. 수다이리파(派)는 5·7대 등 두 국왕을 배출했고, 그 과정에서 정부 요직을 독식해 가장 힘센 세력이 됐다.

빈살만은 호전적인 성격의 야심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어릴 적부터 '손자병법' 등 병법서를 즐겨 읽었다. 세계 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끌며 카리스마 있는 리더십을 보인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독일 정보부 외교전문을 인용해 "사우디의 예멘 내전 개입을 결정한 인물이 바로 빈살만"이라고 했다. 살만 국왕도 2015년 그가 30세일 때 핵심 보직인 국방장관으로 발탁해 군 관련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그는 사우디에서 줄곧 학창 시절을 보낸 국내파이지만 국가개조 정책을 추진해 성공시킨 아랍에미리트(UAE)의 왕세제 무함마드 빈자이드 알나흐얀을 멘토로 삼을 정도로 개혁·개방 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살만이 여성 운전 허용, 비키니 착용 가능 관광특구 설치 같은 파격적인 정책을 추진하게 된 것도 두바이·아부다비 모델을 참고한 것이다. 반면 50·60대의 왕실 기성세대에 퍼져 있는 이슬람원리주의에 대해서는 강한 거부감을 보여왔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도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 국제 정치 감각이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이번 왕자의 난을 앞두고도 쿠슈너와 이 문제를 상의해 미국의 지지를 얻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7일 사우디 정부 소식통을 통해 "사우디 정부가 체포한 왕자들의 개인 은행계좌 1200여개를 동결했다"면서 "부패 혐의를 단속해 8000억달러(약 892조3200억원) 상당의 자산을 압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16
  • NYT "총기협회 후원, 상·하원 공화당 집중"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 역대 최악의 '라스베이거스 총기난사 참사'가 터진 상황에서도 총기규제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은 대표적인 로비단체 전미총기협회(NRA)의 정치적 영향력과 무관치 않다. 미 일...
  • 2017-10-05
  • 자크 뒤보셰 등 3인, 생체분자 3차원 이미지화 공로 수상 "분자용 '구글어스'…신약개발에 결정적 기여"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김아람 기자 = 올해 노벨화학상은 '생화학의 새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자크 뒤보셰(75), 요아힘 프랑크(77), 리처드 헨더슨(72)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
  • 2017-10-04
  • 바이스, 1974년 획기적 정밀도의 간섭계 고안…가장 큰 기여 손 등 '라이고 프로젝트' 제안…배리시 결성·건설 주도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중력파 관측 프로젝트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공로로 올해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과학자 3명은 프로젝트의 각각 다른 단계에서 이론적·실험...
  • 2017-10-04
  • 범인 스티븐 패덕은 누구 회계사 출신에 부동산 다수 보유 이혼하고 동거녀와 평범하게 지내 도박 즐겼으나 범행 추정 단서 없어 아버지는 사이코패스 성향 은행강도 라스베이거스 총격 용의자 스티븐 패덕의 동생 에릭이 AP통신에 공개한 범인 사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총기 난사범 스티븐 패덕(64ㆍ사망)은...
  • 2017-10-03
  •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미국의 전 브랜다이스대학의 제프리 C. 홀 교수,  브랜다이스대학의 마이클 로스바쉬 교수 겸 하워드휴스의학연구소 연구원, 전 록펠러대학의 마이클 영 교수 등 3명이 선정됐다.  홀과 로스바쉬, 영은 서캐디언 리듬(생체시계)을 통제하는 분자 매커니즘을 발견한 공로를...
  • 2017-10-03
  • 인근 관광지 27명 안전 확인" 현지 경찰 "범인 현장에서 자살…라스베이거스 거주 64세 백인 남성" 1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트리음악 콘서트 현장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났다. 콘서트를 관람하던 관객들이 대피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중심가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 2017-10-03
  • 1일(현지시간) 치러진 분리·독립 주민투표 후 결과를 기다리는 카탈루냐 주민들. © AFP=뉴스1 푸지데몬 카탈루냐 수반 "독립국 될 권리 쟁취" 자축 (서울=뉴스1) 정이나 기자 = 1일(현지시간) 치러진 카탈루냐 분리·독립 주민투표에서 90%가 찬성표를 던졌다고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밝혔다. 호르디...
  • 2017-10-02
  • 이번 주는 노벨상 주간입니다. 오늘(2일) 노벨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물리학상, 화학상, 평화상, 경제학상, 문학상 등의 시상이 이어지는데요, 올해는 어떤 후보가 노벨상을 받게 될까요? 1895년 12월 10일 사망한 스웨덴의 발명가 겸 기업가였던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장에는 "내 재산을 성별·국적에 상관없이 물리...
  • 2017-10-02
  • 미얀마 로힝야族 탄압 때문인 듯 한때는 '자랑스러운 동문' 꼽혀 영국 옥스퍼드대 세인트휴즈 칼리지(단과대)가 지난 1999년부터 이 단과대 건물 정문에 걸어놓았던 미얀마 실권자 아웅산 수지(72) 국가고문 겸 외무장관의 초상화를 떼내 창고에 넣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지난 2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 신...
  • 2017-10-02
  •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1일(현지시간) 프랑스 제2 도시 마르세유에서 벌어진 흉기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IS가 배후 자처한 흉기공격이 벌어진 佛마르세유 기차역 [AFP=연합뉴스] 테러 감시단체인 시테는 아랍 언론들을 인용해 IS...
  • 2017-10-02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