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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 독재자 무너뜨린 41살 연하 영부인의 권력욕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11월16일 08시12분    조회:1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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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에서 15일(현지시간) 무장군인과 탱크가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 집무실로 이어지는 인근 도로를 지키고 있다. 짐바브웨 군부는 이날 국영방송사인 ZBC방송을 장악하고 정부 각료를 체포하는 등 정권을 잡았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군부는 무가베 대통령과 그 가족을 구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P뉴시스

짐바브웨 군부 쿠데타

무가베 대통령, 부통령 경질하고
부인에게 권력 넘기려다 반발 사

군부, 대통령 가택연금·관료들 체포
<거리에 탱크 등장… 총성·폭발음도


로버트 무가베(93) 대통령이 37년째 집권 중인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켰다. 무가베가 아내 그레이스 무가베(52)에게 권력을 넘기기 위해 에머슨 므난가그와(75) 부통령을 경질했다가 군부의 반발을 산 것이다. 현존 국가 통치자 중 가장 오래 집권해 온 무가베 대통령의 독재정치도 조만간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군부는 무가베와 그 가족을 자택에 구금했다. 

영국 BBC방송은 15일(현지시간) 콘스탄티노 치웽가 장군이 주도하는 군부가 수도 하라레를 장악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무가베 대통령 사저 근처에서 총성이 울렸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이날 ZBC를 접수한 군은 방송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군의 행동은 무가베 대통령 주변의 범죄자들을 겨냥한 것이며 대통령을 향한 것이 아니다”며 쿠데타설을 부인했다. 이어 “대통령과 그 가족은 안전하다”면서 “우리 임무를 완료하면 상황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군부가 이날 그레이스를 지지하던 정부 관료들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쿠데타로 볼 수밖에 없다. 로이터통신은 이그네시우스 촘보 재무장관, 조나단 모요 교육장관 등이 군에 붙잡혔다고 보도했다. 이 관료들은 집권 여당 아프리카민족동맹애국전선(ZANU-PF)의 그레이스 파벌인 G40의 핵심 멤버다.

무가베 대통령은 현재 가택연금 중인 것으로 짐바브웨 인접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실의 공식 발표로 알려졌다. 제이컵 주마 대통령은 “집에 갇혀 있으나 별다른 일 없이 괜찮다”는 무가베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밝혔다. 남아공은 조만간 짐바브웨에 특사를 파견할 예정이다.

로버트 무가베(왼쪽)와 아내 그레이스. AP뉴시스

짐바브웨는 1980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뒤 무가베가 지금껏 집권해 왔다. 과거 독립투사였던 무가베는 권력을 잡자 6년 임기 무제한 연임의 대통령중심제 개헌을 통해 독재를 해왔다. 최근 그는 정치적 동반자인 므난가그와 부통령 대신 아내 그레이스에게 대통령직을 승계하려고 했다.

그레이스는 타이피스트 출신으로 87년 초대 총리였던 무가베를 만났다. 당시 무가베는 63세, 그레이스는 22세였다. 무가베에게는 독립투쟁 동료였던 아내 샐리가 있었기 때문에 불륜관계였다. 그리고 샐리가 숨진 후 96년 정식으로 퍼스트레이디가 됐다.

경제가 최악인 상황에서도 그레이스는 남다른 명품 사랑으로 악명이 높았다. 오죽하면 ‘구찌 그레이스’ ‘퍼스트 쇼퍼’라는 별명이 붙었겠는가. 지난 8월에는 남아공에서 아들이 사귄 여성 모델을 폭행했다가 면책특권으로 위기를 모면하는 등 잦은 구설에 올랐다. 그레이스는 무가베가 나이가 들면서 영향력을 키우기 시작했다. 무가베도 중요 사안을 결정할 때 그레이스에게 많이 의존했다. 가디언은 “그레이스는 짐바브웨의 비공식 총리”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레이스는 특히 올 들어 “내가 대통령직을 기꺼이 물려받을 것”이라며 남편에게 자신을 후계자로 지명하도록 요청하는 등 권력 승계 작업에 돌입했다.

결국 무가베는 지난 6일 차기 대통령 후보로 꼽히던 므난가그와 부통령을 전격 경질했다. 그레이스에게 대통령직을 물려주기 위한 사전포석이었다. 이에 해외로 도피한 므난가그와는 “귀국해 무가베와 맞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리고 부통령을 지지하는 군부가 이날 거사에 나선 것이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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