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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가스값 2배 급등
영국도 북해 송유관 가동중단
천연가스 가격 4년만에 최고수준
오스트리아 바움가르텐의 천연가스 공급 시설에서 12일(현지시간) 폭발사고가 발생하면서 유럽 국가들에 비상이 걸렸다. 이곳 가스관에 의존하는 이탈리아 등지에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자 가스 가격이 치솟고 있다. 한파가 닥친 상황에서 복구가 더뎌질 경우, 가격 급등세가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이탈리아에선 일일 가스 가격이 거의 2배 가량 뛰었다. 전체 천연가스의 30%를 바움가르텐 가스관을 통해 공급받는 이탈리아는 급기야 에너지 공급 비상사태를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네덜란드 역시 가파른 가격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12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동부 바움가르텐에서 가스관 허브가 폭발해 불길이 치솟아 오르고 있다. [바움가르텐=AP연합뉴스] 앞서 이날 오전 오스트리아 동부 바움가르텐에서 천연가스 공급 허브 설비가 폭발해 1명이 숨지고 21명이 다쳤다. 운영사인 가스커넥트오스트리아는 사고 원인을 ‘기술적 문제’로 보고 즉시 시설을 폐쇄했다. 바움가르텐 측 관계자는 화재는 이날 오후에 모두 진압됐으나, 가스 공급 재개 시점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바움가르텐 허브 설비는 유럽 최대 규모의 천연가스 시설로 꼽힌다. 러시아, 노르웨이 등에서 수입한 천연가스를 가스관을 통해 오스트리아와 남부 독일, 이탈리아 등으로 분배한다. 유럽 지역 가스 수요의 10% 가량을 책임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영국에선 북해 송유관이 최근 가동을 중단하면서 유럽 지역의 에너지 대란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영국 내 최대 규모 송유관인 포티스 파이프라인 시스템(FPS)을 운영하는 스위스 이네오스(INEOS)는 애버딘셔 지역의 손상된 가스관을 수리하기 위해 향후 몇주 간 운영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FPS는 북해에서 생산되는 원유 및 천연가스 생산량의 약 40%를 영국에 공급한다.
이에 영국 천연가스 시장도 휘청이고 있다. 이날 영국 가스 가격은 섬(thermㆍ열량 단위)당 73펜스로, 한때 46% 급등한 99펜스를 기록했다. 2018년 1월 인도분 천연가스 가격 역시 약 5배 오른 75펜스를 기록해 4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가스 가격 상승엔 갑자기 추워진 날씨도 한 몫을 했다. 지난 주말 영국을 강타한 기록적인 한파는 이주 초반까지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로 인해 영국의 가스 수요는 이미 18% 가량 뛴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에너지 컨설팅사 우드 매킨지의 마시모 디-오도아르도 컨설턴트는 유럽 가스시장이 “퍼펙트 스톰”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가스)공급이 빠른 시일 내 재개되지 않고 겨울 한파가 이어진다면 가스 가격이 한동안 급등세를 유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최근 가스 가격 상승이 영국에서 ‘에너지 안보’에 대한 의구심을 일으킬 것으로 FT는 내다봤다. 영국이 노후 시설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언제든 ‘에너지 대란’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영국은 북해 유전 및 가스 생산량의 지속적 감소 등으로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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