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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리투아니아를 찾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4일(현지시간) 일본판 쉰들러 리스트의 주인공 스기하라 지우네(杉原千畝) 전 리투아니아 주재 일본 총영사 기념관을 찾았다. 전범 국가의 과거사도 직시하지 못하는 아베 총리가 독일 정권의 유대인 학살에 맞섰던 일본인을 기리는 것은 이중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기념관을 찾은 뒤 아베 총리는 이날 "스기하라 전 총영사는 일본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서 험난한 시대를 살았지만, 일본 외교관으로서 강한 신념을 가졌고, 수많은 유대인을 살렸다"면서 "일본인의 한 사람으로 그가 진심으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앞서 아베 총리는 13일에도 기자들에게 "스기하라 전 총영사의 용기 있고 인도주의적인 행동은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모범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스기하라 전 총영사는 1940년 당시 과거 리투아니아의 수도였던 카우나스 주재 총영사였다. 당시 독일 나치의 박해를 피해 폴란드에서 수많은 유대인이 폴란드에서 리투아니아로 피신했다. 일본 정부는 충분한 돈을 가졌으며, 일본을 경유지로 삼아 제3국으로 떠나는 사람들에 대해서만 비자를 발급할 것을 지시했다.
하지만 목숨이 위태로웠던 유대인들을 외면하지 못했던 스기하라 전 총영사는 당시 일본 외무성의 지시에 불복한 채 1940년 6월부터 8월 사이에 독일 나치가 점령한 폴란드에서 탈출한 유대인 6000명에게 일본으로 갈 수 있는 비자를 제공했다. 당시 일본 외무성의 지시를 어긴 채 독단적으로 인도적인 행동을 선택한 스기하라 전 총영사의 결정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이외에도 스기하라는 당시 소련 관리들에게 유대인들이 정상가격으로 대륙간횡단철도를 탈 수 있도록 요청하기도 했다. 당시 스기하라 전 총영사는 하루에 18~20시간에 직접 손으로 써가며 비자를 발급했다.
외신들은 아베 총리가 스기하라 전 총영사를 기리는 발언을 한 사실을 소개하는 한편, 아베 총리가 2차 대전 당시 전범 등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靖國神社)에 공물을 보내는 것 역시 소개했다. 아베 총리가 지난 시절의 잘못을 제대로 반성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던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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