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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분쟁지역] 제 3의 정부 등장 ‘내전 속 내전’ 혼돈 커지는 예멘
조글로미디어(ZOGLO) 2018년1월19일 23시22분    조회: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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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가 막후서 ‘빅 브라더’ 역할 하는 듯


사우디 등에 업은 하디 정부와
서ㆍ북부의 후티 반군 대립 속
UAE 지원 받는 분리주의 조직
의회 출범시켜 독립 투표 주장
IS 등 축출 명분 비밀감옥 운영
계속되는 자폭테러 원인으로

지난 11일 사우디 주도 연합군의 공습을 받은 예멘 수도 사나의 반군 군사기지에서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사나=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23일 예멘 남부 도시 아덴에서는 ‘남부 과도기 평의회’(이하 ‘남부 평의회’) 산하 의회가 처음으로 소집됐다. 두 달 전쯤 총 303명의 비선출직으로 구성된 과도기 성격의 의회다. 이보다도 5개월 전인 작년 5월 아덴에서 출범한 남부 평의회는 2007년 ‘남부운동’이란 이름으로 급부상했었던 남예멘 분리주의 운동의 흐름을 이어받은 조직이다. 

2009년 휴먼라이츠워치 보고서에 따르면, ‘남부운동’은 강제 퇴직을 당한 남부 군인들이 ‘퇴역장병들의 소사이어티’라는 명칭을 내걸고 연좌 시위를 벌인 데에서 비롯됐다. 비폭력 시위가 확산되자 당시 압둘라 살레 정권이 무력 진압에 나섰지만, 남부 분리주의 기운에 불을 붙인 꼴이 됐다. 그 이후 ‘남부운동’은 비폭력 정치운동으로 꾸준히 이어져 왔다. 이제 의회까지 출범시킨 분리주의 진영은 남예멘 독립을 위한 국민투표를 주창하고 있다. 1990년 5월 22일 당시 남예멘과 북예멘 통일 이전으로의 회귀가 이들의 목표다. 아덴은 남예멘의 수도였다.

남예멘 분리주의 세력의 저변 확대는 예멘 내전이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음을 암시한다. 현지 일부 언론은 “예멘에 ‘제3의 정부’가 등장했다”고 표현했다. ‘제1정부’는 압둘 라부 만수르 하디 정부(이하 ‘하디 정부’)로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아랍 동맹의 지원을 받으며 동부와 남부 일대를 통치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공인하는 정부다. 반대 진영에는 후티 반군이 있다. 이들은 수도 사나를 포함해 서부와 북부 일부에서 그들만의 이른바 ‘제2정부’를 운영 중이다. 이런 가운데, 남부에서 분리주의자들의 ‘제3의 정부’가 나타난 것이다. 하디 정부는 이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내전 속 내전’ 양상은 예멘 전역에서 치열하게 전개됐다. 지난해 12월 4일 후티 반군이 알리 압둘라 살레 전 대통령을 암살한 건 단적인 예다. 과거 적대적 관계에도 불구, 3년여간 전략적 동맹을 맺었던 후티 반군과 살레 전 대통령 측은 작년 8월부터 충돌하기 시작했다. 살레 전 대통령이 사우디 진영으로 몸을 틀어 정부군 측과의 협상을 언급하자 후티 반군은 그를 이틀 만에 살해했다. 

남부 지역에서도 여러 정파들 간 충돌이 보고되고 있다. 지난해 5월 30일 아덴 공항에서 민병대들끼리 주고받은 3시간의 총격전이 대표적이다. 남부 평의회가 하디 정부를 무시하고 독자적 정치세력으로 떠오른 것도 남부의 분열상을 보여 준다. 눈여겨볼 대목은 이 분리주의 세력의 막후 노릇을 다름아닌 아랍에미리트(UAE)가 하고 있다는 점이다.

UAE는 사우디와 함께 ‘사우디 주도 아랍동맹’의 양대 중심축이다. 그러나 이들이 동맹이라고 해서 반드시 같은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두 나라는 ‘반(反) 후티 전선’에서는 군사적 협치를 보이지만, 그 밖의 다른 세력들에 대해선 자국 이해에 맞춰 무게 중심을 달리 두고 있다. 예컨대 사우디는 수도 리야드에 3년 이상 망명 중인 하디 예멘 대통령 측을 여전히 지원하고 있다. 

반면 UAE는 일찌감치 분리주의 세력을 포착, 이들을 주목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 아덴 지방 주지사였다가 하디 대통령에 의해 해임된 에다루스 알 주바이디 남부 평의회 의장은 중동문제 전문 매체 ‘알 모니터’와의 인터뷰에서 “1년 전부터 남부 평의회를 준비해 왔다”고 했다. UAE가 분리주의 진영과 1년가량 물밑 작업을 해 왔을 가능성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13일 예멘 수도 사나에서 열린 후티 반군을 지지하는 집회에 참석한 여성들이 소총을 든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나=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12일 예멘 남부 항구도시인 무칼라에서 세계보건기구(WHO)와 구호 관련 양해각서(MOU)에 서명한 당사자도 UAE 외무부였다. 무칼라는 2016년 4월 예멘군이 아랍동맹군의 지원을 받아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를 몰아내고 재탈환한 곳으로, 하드라마우트주(州)의 수도다. UAE는 바로 이 하드라마우트주와 아덴주(州)에서 비밀 감옥들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년 6월 22일 휴먼라이츠워치는 UAE가 지원하는 무장세력들이 알카에다와 이슬람국가(IS)를 패퇴시킨다는 명분하에 무고한 사람들을 ‘강제 실종(enforceddisappearance)’시키고, 고문을 자행했다고 폭로했다. 여러 비공식 비밀 감옥들 가운데 최소 2곳은 UAE가 직접 운영 중이며 나머지도 UAE가 지원하는 무장단체들이 통제한다는 내용도 공개됐다. 아덴에서 반복되는 IS의 자살 테러들은 UAE가 비호하는 세력에 대한 보복 공격일 가능성이 크다.

혼란의 변수는 더 있다. 남부 지역에 기반한 이슬람 정당 ‘알 이슬라’는 분리주의에 반대하는 ‘통일파’로, 현재는 하디 대통령 진영에 서 있다. 살레 정권이 2000년대 말 비폭력 분리주의 운동을 탄압할 때 알 이슬라는 친정부 자경대 노릇을 했다. 당연히 분리주의 진영과는 관계가 좋지 않다. 이런 가운데 작년 6월 이후 알 주바이디 남부 평의회 의장이 알 이슬라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3년째 내전이 이어지는 지금 예멘은 적과 동지가 어지럽게 뒤얽힌 시리아를 닮아 가고 있다. 배후 세력도 제각각이다. UAE는 예멘의 이러한 현실 속에서 여러 조직들의 ‘빅 브라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유경 국제분쟁전문 저널리스트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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