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세계의 분쟁지역] 제 3의 정부 등장 ‘내전 속 내전’ 혼돈 커지는 예멘
조글로미디어(ZOGLO) 2018년1월19일 23시22분    조회:1714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UAE가 막후서 ‘빅 브라더’ 역할 하는 듯


사우디 등에 업은 하디 정부와
서ㆍ북부의 후티 반군 대립 속
UAE 지원 받는 분리주의 조직
의회 출범시켜 독립 투표 주장
IS 등 축출 명분 비밀감옥 운영
계속되는 자폭테러 원인으로

지난 11일 사우디 주도 연합군의 공습을 받은 예멘 수도 사나의 반군 군사기지에서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사나=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23일 예멘 남부 도시 아덴에서는 ‘남부 과도기 평의회’(이하 ‘남부 평의회’) 산하 의회가 처음으로 소집됐다. 두 달 전쯤 총 303명의 비선출직으로 구성된 과도기 성격의 의회다. 이보다도 5개월 전인 작년 5월 아덴에서 출범한 남부 평의회는 2007년 ‘남부운동’이란 이름으로 급부상했었던 남예멘 분리주의 운동의 흐름을 이어받은 조직이다. 

2009년 휴먼라이츠워치 보고서에 따르면, ‘남부운동’은 강제 퇴직을 당한 남부 군인들이 ‘퇴역장병들의 소사이어티’라는 명칭을 내걸고 연좌 시위를 벌인 데에서 비롯됐다. 비폭력 시위가 확산되자 당시 압둘라 살레 정권이 무력 진압에 나섰지만, 남부 분리주의 기운에 불을 붙인 꼴이 됐다. 그 이후 ‘남부운동’은 비폭력 정치운동으로 꾸준히 이어져 왔다. 이제 의회까지 출범시킨 분리주의 진영은 남예멘 독립을 위한 국민투표를 주창하고 있다. 1990년 5월 22일 당시 남예멘과 북예멘 통일 이전으로의 회귀가 이들의 목표다. 아덴은 남예멘의 수도였다.

남예멘 분리주의 세력의 저변 확대는 예멘 내전이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음을 암시한다. 현지 일부 언론은 “예멘에 ‘제3의 정부’가 등장했다”고 표현했다. ‘제1정부’는 압둘 라부 만수르 하디 정부(이하 ‘하디 정부’)로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아랍 동맹의 지원을 받으며 동부와 남부 일대를 통치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공인하는 정부다. 반대 진영에는 후티 반군이 있다. 이들은 수도 사나를 포함해 서부와 북부 일부에서 그들만의 이른바 ‘제2정부’를 운영 중이다. 이런 가운데, 남부에서 분리주의자들의 ‘제3의 정부’가 나타난 것이다. 하디 정부는 이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내전 속 내전’ 양상은 예멘 전역에서 치열하게 전개됐다. 지난해 12월 4일 후티 반군이 알리 압둘라 살레 전 대통령을 암살한 건 단적인 예다. 과거 적대적 관계에도 불구, 3년여간 전략적 동맹을 맺었던 후티 반군과 살레 전 대통령 측은 작년 8월부터 충돌하기 시작했다. 살레 전 대통령이 사우디 진영으로 몸을 틀어 정부군 측과의 협상을 언급하자 후티 반군은 그를 이틀 만에 살해했다. 

남부 지역에서도 여러 정파들 간 충돌이 보고되고 있다. 지난해 5월 30일 아덴 공항에서 민병대들끼리 주고받은 3시간의 총격전이 대표적이다. 남부 평의회가 하디 정부를 무시하고 독자적 정치세력으로 떠오른 것도 남부의 분열상을 보여 준다. 눈여겨볼 대목은 이 분리주의 세력의 막후 노릇을 다름아닌 아랍에미리트(UAE)가 하고 있다는 점이다.

UAE는 사우디와 함께 ‘사우디 주도 아랍동맹’의 양대 중심축이다. 그러나 이들이 동맹이라고 해서 반드시 같은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두 나라는 ‘반(反) 후티 전선’에서는 군사적 협치를 보이지만, 그 밖의 다른 세력들에 대해선 자국 이해에 맞춰 무게 중심을 달리 두고 있다. 예컨대 사우디는 수도 리야드에 3년 이상 망명 중인 하디 예멘 대통령 측을 여전히 지원하고 있다. 

반면 UAE는 일찌감치 분리주의 세력을 포착, 이들을 주목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 아덴 지방 주지사였다가 하디 대통령에 의해 해임된 에다루스 알 주바이디 남부 평의회 의장은 중동문제 전문 매체 ‘알 모니터’와의 인터뷰에서 “1년 전부터 남부 평의회를 준비해 왔다”고 했다. UAE가 분리주의 진영과 1년가량 물밑 작업을 해 왔을 가능성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13일 예멘 수도 사나에서 열린 후티 반군을 지지하는 집회에 참석한 여성들이 소총을 든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나=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12일 예멘 남부 항구도시인 무칼라에서 세계보건기구(WHO)와 구호 관련 양해각서(MOU)에 서명한 당사자도 UAE 외무부였다. 무칼라는 2016년 4월 예멘군이 아랍동맹군의 지원을 받아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를 몰아내고 재탈환한 곳으로, 하드라마우트주(州)의 수도다. UAE는 바로 이 하드라마우트주와 아덴주(州)에서 비밀 감옥들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년 6월 22일 휴먼라이츠워치는 UAE가 지원하는 무장세력들이 알카에다와 이슬람국가(IS)를 패퇴시킨다는 명분하에 무고한 사람들을 ‘강제 실종(enforceddisappearance)’시키고, 고문을 자행했다고 폭로했다. 여러 비공식 비밀 감옥들 가운데 최소 2곳은 UAE가 직접 운영 중이며 나머지도 UAE가 지원하는 무장단체들이 통제한다는 내용도 공개됐다. 아덴에서 반복되는 IS의 자살 테러들은 UAE가 비호하는 세력에 대한 보복 공격일 가능성이 크다.

혼란의 변수는 더 있다. 남부 지역에 기반한 이슬람 정당 ‘알 이슬라’는 분리주의에 반대하는 ‘통일파’로, 현재는 하디 대통령 진영에 서 있다. 살레 정권이 2000년대 말 비폭력 분리주의 운동을 탄압할 때 알 이슬라는 친정부 자경대 노릇을 했다. 당연히 분리주의 진영과는 관계가 좋지 않다. 이런 가운데 작년 6월 이후 알 주바이디 남부 평의회 의장이 알 이슬라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3년째 내전이 이어지는 지금 예멘은 적과 동지가 어지럽게 뒤얽힌 시리아를 닮아 가고 있다. 배후 세력도 제각각이다. UAE는 예멘의 이러한 현실 속에서 여러 조직들의 ‘빅 브라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유경 국제분쟁전문 저널리스트
한국일보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16
  • 트럼프, 푸에르토리코 산후안 시장 비판(워싱턴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사우스론(남쪽 뜰)을 거닐면서 취재진을 향해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허리케인 마리아 피해 복구 과정에서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해 쓴소리를 내뱉은 율린 크루스 푸에...
  • 2017-10-02
  • 아랍어로 "신은 위대하다" 외쳐…순찰 중이던 프랑스군 총격받고 숨져 사건 현장 통제하는 프랑스군[AP=연합뉴스]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제2 도시인 마르세유의 기차역에서 흉기를 든 괴한의 테러로 시민 2명이 목숨을 잃었다. 범인은 현장에 있던 군인들의 총에 맞아 숨졌다. 1일(현지시간) 프랑스...
  • 2017-10-01
  • 스페인 경찰이 1일(현지시간) 중앙정부와 법원에 의해 위헌으로 규정된 독립투표를 강행한 카탈루냐 자치정부 주민들을 투표소 바깥으로 끌어내고 있다. © AFP=뉴스1 경찰, 독립투표 당일 투표용품 압수중 '진압격화' 카탈루냐 수반 "정당화 못할 폭력…공포스럽다"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스...
  • 2017-10-01
  • 틸러슨이 밝힌 2∼3개 대화채널은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달 30일 중국에서 공개한 2∼3개의 대북 막후 대화채널은 뭘까. 미국 정부 관계자들과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북·미는 미 국무부와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간 대화창구인 ‘뉴욕채널’, 북한 외무성 관리와 미국 전직 관리 간 반관반...
  • 2017-10-01
  • 재판을 받다가 해외로 도피한 잉락 친나왓〈사진〉 전 타이 총리가 런던에 체류하면서 영국으로 정치적 망명을 준비하고 있다고 CNN이 2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잉락 전 총리는 지난달 25일 대법원에 출석할 예정이였지만 선고 공판 하루전 해외로 도피했다. 대법원은 지난 27일 열린 결석재판에서 그에게 징역 5...
  • 2017-10-01
  • 방중 틸러슨, 시주석과 회담 후 "北 대화의지 살피는 중…美 자체채널 있다" "北에 '대화하고 싶은가' 묻는다…北미사일 발사 멈추면 사태 많이 진정" 美 막후 대화채널 첫 공개…추석연휴 후 미북간 협상테이블 마련되나  뉴욕채널 가동·반관반민 1.5트랙 재가동 주목 (서울 워싱턴...
  • 2017-10-01
  • 29일 미국 뉴저지주(州) 저지시티 리버티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프레지던츠컵 행사에서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어깨동무를 하고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사생결단식 충돌 직전인 우리(한국) 정치권 지난 29일 외신에는 미국 대통령을 지낸 버락 오바마(민주당), 조지...
  • 2017-10-01
  • 로빈슨 북미사령관, 서해안 배치 'GBI' 요격체계가 핵심 "러시아 GBI 발사 큰 위협으로 인식하지 않을 듯"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미국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미 본토로 발사할 경우 러시아 조기경보체계 내에서 요격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 군사 전문매체 디...
  • 2017-09-30
  • "북한 문제 내가 처리할 것…中 대북금융제재는 나와 시진핑 친분 때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로켓맨'(Rocket man)이라는 별명을 붙인 것은 모욕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28...
  • 2017-09-29
  • 유엔총장 "미얀마, 로힝야에 대한 군사작전 중단하라"(유엔본부 AP=연합뉴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28일(현지시간) 미얀마 내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사태를 다룬 유엔 안보리 회의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그는 미얀마 당국이 지난 5일부터 로힝야족에 대한 작전을 중단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약...
  • 2017-09-29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