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세계의 분쟁지역] 제 3의 정부 등장 ‘내전 속 내전’ 혼돈 커지는 예멘
조글로미디어(ZOGLO) 2018년1월19일 23시22분    조회:1742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UAE가 막후서 ‘빅 브라더’ 역할 하는 듯


사우디 등에 업은 하디 정부와
서ㆍ북부의 후티 반군 대립 속
UAE 지원 받는 분리주의 조직
의회 출범시켜 독립 투표 주장
IS 등 축출 명분 비밀감옥 운영
계속되는 자폭테러 원인으로

지난 11일 사우디 주도 연합군의 공습을 받은 예멘 수도 사나의 반군 군사기지에서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사나=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23일 예멘 남부 도시 아덴에서는 ‘남부 과도기 평의회’(이하 ‘남부 평의회’) 산하 의회가 처음으로 소집됐다. 두 달 전쯤 총 303명의 비선출직으로 구성된 과도기 성격의 의회다. 이보다도 5개월 전인 작년 5월 아덴에서 출범한 남부 평의회는 2007년 ‘남부운동’이란 이름으로 급부상했었던 남예멘 분리주의 운동의 흐름을 이어받은 조직이다. 

2009년 휴먼라이츠워치 보고서에 따르면, ‘남부운동’은 강제 퇴직을 당한 남부 군인들이 ‘퇴역장병들의 소사이어티’라는 명칭을 내걸고 연좌 시위를 벌인 데에서 비롯됐다. 비폭력 시위가 확산되자 당시 압둘라 살레 정권이 무력 진압에 나섰지만, 남부 분리주의 기운에 불을 붙인 꼴이 됐다. 그 이후 ‘남부운동’은 비폭력 정치운동으로 꾸준히 이어져 왔다. 이제 의회까지 출범시킨 분리주의 진영은 남예멘 독립을 위한 국민투표를 주창하고 있다. 1990년 5월 22일 당시 남예멘과 북예멘 통일 이전으로의 회귀가 이들의 목표다. 아덴은 남예멘의 수도였다.

남예멘 분리주의 세력의 저변 확대는 예멘 내전이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음을 암시한다. 현지 일부 언론은 “예멘에 ‘제3의 정부’가 등장했다”고 표현했다. ‘제1정부’는 압둘 라부 만수르 하디 정부(이하 ‘하디 정부’)로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아랍 동맹의 지원을 받으며 동부와 남부 일대를 통치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공인하는 정부다. 반대 진영에는 후티 반군이 있다. 이들은 수도 사나를 포함해 서부와 북부 일부에서 그들만의 이른바 ‘제2정부’를 운영 중이다. 이런 가운데, 남부에서 분리주의자들의 ‘제3의 정부’가 나타난 것이다. 하디 정부는 이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내전 속 내전’ 양상은 예멘 전역에서 치열하게 전개됐다. 지난해 12월 4일 후티 반군이 알리 압둘라 살레 전 대통령을 암살한 건 단적인 예다. 과거 적대적 관계에도 불구, 3년여간 전략적 동맹을 맺었던 후티 반군과 살레 전 대통령 측은 작년 8월부터 충돌하기 시작했다. 살레 전 대통령이 사우디 진영으로 몸을 틀어 정부군 측과의 협상을 언급하자 후티 반군은 그를 이틀 만에 살해했다. 

남부 지역에서도 여러 정파들 간 충돌이 보고되고 있다. 지난해 5월 30일 아덴 공항에서 민병대들끼리 주고받은 3시간의 총격전이 대표적이다. 남부 평의회가 하디 정부를 무시하고 독자적 정치세력으로 떠오른 것도 남부의 분열상을 보여 준다. 눈여겨볼 대목은 이 분리주의 세력의 막후 노릇을 다름아닌 아랍에미리트(UAE)가 하고 있다는 점이다.

UAE는 사우디와 함께 ‘사우디 주도 아랍동맹’의 양대 중심축이다. 그러나 이들이 동맹이라고 해서 반드시 같은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두 나라는 ‘반(反) 후티 전선’에서는 군사적 협치를 보이지만, 그 밖의 다른 세력들에 대해선 자국 이해에 맞춰 무게 중심을 달리 두고 있다. 예컨대 사우디는 수도 리야드에 3년 이상 망명 중인 하디 예멘 대통령 측을 여전히 지원하고 있다. 

반면 UAE는 일찌감치 분리주의 세력을 포착, 이들을 주목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 아덴 지방 주지사였다가 하디 대통령에 의해 해임된 에다루스 알 주바이디 남부 평의회 의장은 중동문제 전문 매체 ‘알 모니터’와의 인터뷰에서 “1년 전부터 남부 평의회를 준비해 왔다”고 했다. UAE가 분리주의 진영과 1년가량 물밑 작업을 해 왔을 가능성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13일 예멘 수도 사나에서 열린 후티 반군을 지지하는 집회에 참석한 여성들이 소총을 든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나=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12일 예멘 남부 항구도시인 무칼라에서 세계보건기구(WHO)와 구호 관련 양해각서(MOU)에 서명한 당사자도 UAE 외무부였다. 무칼라는 2016년 4월 예멘군이 아랍동맹군의 지원을 받아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를 몰아내고 재탈환한 곳으로, 하드라마우트주(州)의 수도다. UAE는 바로 이 하드라마우트주와 아덴주(州)에서 비밀 감옥들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년 6월 22일 휴먼라이츠워치는 UAE가 지원하는 무장세력들이 알카에다와 이슬람국가(IS)를 패퇴시킨다는 명분하에 무고한 사람들을 ‘강제 실종(enforceddisappearance)’시키고, 고문을 자행했다고 폭로했다. 여러 비공식 비밀 감옥들 가운데 최소 2곳은 UAE가 직접 운영 중이며 나머지도 UAE가 지원하는 무장단체들이 통제한다는 내용도 공개됐다. 아덴에서 반복되는 IS의 자살 테러들은 UAE가 비호하는 세력에 대한 보복 공격일 가능성이 크다.

혼란의 변수는 더 있다. 남부 지역에 기반한 이슬람 정당 ‘알 이슬라’는 분리주의에 반대하는 ‘통일파’로, 현재는 하디 대통령 진영에 서 있다. 살레 정권이 2000년대 말 비폭력 분리주의 운동을 탄압할 때 알 이슬라는 친정부 자경대 노릇을 했다. 당연히 분리주의 진영과는 관계가 좋지 않다. 이런 가운데 작년 6월 이후 알 주바이디 남부 평의회 의장이 알 이슬라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3년째 내전이 이어지는 지금 예멘은 적과 동지가 어지럽게 뒤얽힌 시리아를 닮아 가고 있다. 배후 세력도 제각각이다. UAE는 예멘의 이러한 현실 속에서 여러 조직들의 ‘빅 브라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유경 국제분쟁전문 저널리스트
한국일보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16
  • 美 플로리다 공항 총격…시민들 긴급 대피 (포트 로더데일 AP=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 주 남동부의 포트로더데일 국제공항에서 6일(현지시간) 총격 사건이 발생해 최소 5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총격 발생 직후 시민들이 주차된 차량에 몸을 숨긴 채 기다리고 있다. penpia21@yna.co.kr 히스패닉 용의자...
  • 2017-01-07
  • 【AP/뉴시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24일(현지시간) 뉴욕시 검찰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는 트럼프 재단을 앞으로 해체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대통령직에 전념하기 위해 이해의 충돌을 막기 위해서라고 그는 밝혔지만 이 재단은 지난 9월부터 자선재단이 선거전을 지원했다는 법률위반 혐의로 검찰의 수사...
  • 2017-01-05
  •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 건설업체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세계 최고 높이의 쌍둥이 빌딩 건설사업을 수주했다고 중국 창장(長江)일보가 4일 보도했다. 중국 건설사 선저우창청(神州長城) 산하의 2개 자회사는 공사비 27억 달러를 투입해 프놈펜 시내에 '세계무역센터' 트윈타워를 건설하는 프로...
  • 2017-01-04
  • 미 이어 유럽도 ‘극우 포퓰리즘’ 바람… 독일 메르켈 4연임 도전 성공할까 올해는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굵직한 선거가 예정돼있다. 독일 총선과 프랑스 대선은 지난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와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의 실각을 낳은 포퓰리즘이 올해에도 이어질지 결정하는 중대...
  • 2017-01-03
  •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미국 정부에 의해 추방된 러시아 외교관들이 1일(현지시간) 모스크바로 귀국한다고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관의 니콜라이 라크호닌 대변인에 따르면 주미 러시아 외교관 35명은 이날 워싱턴D.C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러시아 정부기를 타고 모스크바로 출발했...
  • 2017-01-02
  •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필리핀 중부지역의 한 마을에서 수제폭탄이 터져 10명이 숨지고 20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 필리핀 다바오 시 폭탄 테러 현장 찾은 두테르테 대통령 [AP=연합뉴스 자료사진]28일 오후 9시께(현지시간)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남동쪽으로 620㎞가량 떨어진 레이테 주 힐...
  • 2016-12-29
  • CNN 선정 … 클린턴 美대선후보ㆍ메르켈 獨총리 등 9인  바나 알라베드[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트위터를 통해 시리아 내전 상황을 세계에 알린 '알레포 소녀' 바나 알라베드(7ㆍ사진)가 미국 CNN이 꼽은 '올해의 여성 9인'에 이름을 올렸다. CNN은 26일(현지시간) "2016년은 힐러리...
  • 2016-12-28
  • 트럼프 '유엔 때리기'로 한랭전선…"모여서 떠들고 즐기는 사람들 클럽'  (유엔본부=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면담이 사실상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반 총장의 임기 만료 5일 전인 27일(현지시간)까지도 두 사람 간 약속된 '...
  • 2016-12-28
  • ('진주만사건'으로 조난한 미군 병사들에게 헌화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도쿄시간으로 26일 저녁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전용기로 미국 하와이를 방문했습니다. 이틀간 이어지는 그의 이번 방문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일미 지도자들이 처음 공동으로 "진주만사건"으로 조난한 미군 병사들에게 헌화하는 것으로 ...
  • 2016-12-28
  •   (지진으로 인해 파손된 도로) 25일 칠레 남부 지역에서 진도 7.6의 지진이 발생해 해일 경보가 내려졌습니다. 칠레대학 지진서비스국이 전한 소식에 따르면 지진은 현지 시간으로 25일 11시 22분에 발생해 약 2분간 지속됐습니다. 지진 규모는 7.6에 달했고 진앙은 멜린카에서 서북 방향으로 67킬로미터 떨어진 수역...
  • 2016-12-26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