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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아베 총리,아주 훌륭한 내 친구지. 하지만 이젠 그들에게 말하겠다. 그동안 그들의 얼굴엔 살짝 미소가 있었다. 그 미소는 ‘우리가 미국을 상대로 이렇게 오랫동안 (무역)이익을 봐왔다니, 믿을 수 없는 걸~’이라는 미소였다. 하지만 이젠 그런 날은 끝났다.”
"미국 상대로 즐겼던 그 미소,이제 끝났다"
지난해 11월 도쿄에서 만난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제한 조치에 서명하면서 했던 이야기다. 아베 신조(安倍晋三)라는 이름을 일부러 거명하며 날린 이 독설 한마디에 일본은 대충격에 빠졌다. 일본은 한국이나 유럽연합(EU) 등과 달리 미국의 철강 관세 유예 대상국에서 제외됐다. 높은 관세의 예외 대상으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뜻이다. 아베 내각의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경제산업상이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의 입에선 “극히 유감”이란 말뿐이었다. 앞서 고노 다로(河野太郎)외상이 미국을 직접 찾아 읍소했지만 소득은 없었다. 일본 정부는 향후 ‘제품별 관세 유예’를 기대하고 있지만, 언론들은 “일본은 원치 않지만 미국이 원하는 양국간 자유무역협정(FTA)교섭에 대한 요구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조금이라도 예외를 인정받으려면 미국으로부터 간단치 않은 새 청구서를 받게될 것이란 얘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앞)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해 11월 가스미가세키 골프장에서 서로 주먹을 맞대는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에 트럼프는 철강 수입제한과 관련해 “철강 등의 대량수입은 안전보장상의 위협”이라는 이유를 내세웠다. 미국의 동맹국인 일본의 철강이 졸지에 안보상의 위협이 되버린 상황이다. 그동안 “미국과 일본은 100% 함께 한다”,“역사상 전례가 없는 긴밀한 미ㆍ일 동맹”이라고 큰소리 쳐온 아베 총리와 일본 정부로선 할 말이 없게됐다. 비단 철강뿐만이 아니다. 아베 총리는 미국에게서 더 뼈아픈 펀치도 맞았다. 25일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달 중순 고노 외상은 미국 관리들과 만나 “북한의 중거리미사일 포기와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 약속을 북ㆍ미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으로 삼아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 내정자 등 미국 관계자들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연합 뉴스]
아베 총리는 사학재단 특혜 논란으로 최악의 정치적 위기에 빠져 있다. 그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절박함에 내민 손 길을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이나 뿌리친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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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십은 스킨십, 국익은 국익, 제일 중요한 건 나의 선거 승리’라는 트럼프식 정치. 지난해 11월 골프장 벙커에 나뒹구는 굴욕까지 견뎌내며 트럼프를 극진히 대접했던 아베 총리에겐 '멘붕'으로 돌아왔다. 어디 트럼프와 아베의 관계뿐일까. 중국 시진핑주석과 러시아 푸틴 대통령까지, 한반도는 신형 무기를 장착한 스트롱맨들의 파워 과시 경연장이 됐다. 맨날 으르렁대기만 하던 중국과 일본이 올 5월 한·중·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함정과 항공기에 의한 우발적 군사 충돌’을 회피하기 위한 메카니즘 합의를 모색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한반도의 운명이 걸린 4~5월 정상외교가 임박했다. 영원한 동지도,영원한 적도 없는 정글속에서 운전대를 잡겠다면 감정에 좌우되지 않는 치밀함과 냉정함을 장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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