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시커먼 연기속 최루탄이 비처럼… 총성 울릴때마다 시위대 쓰러져
조글로미디어(ZOGLO) 2018년5월16일 07시50분    조회:1115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이-팔 유혈 충돌 현장 르포

팔 “대재앙의 날, 치욕 잊지 말자” 15일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베들레헴에서 타이어를 태우며 바리케이드를 치고 이스라엘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이날은 이스라엘 건국으로 팔레스타인인들이 추방된 치욕을 잊지 말자는 ‘나크바 데이(대재앙의 날)’로 시위대는 추모의 의미로 거리를 행진한 뒤 경찰과 충돌했다. 베들레헴=AP 뉴시스
 


14일(현지 시간) 차를 타고 예루살렘에서 북쪽으로 10km 남짓 떨어진 칼란디아 검문소로 향하던 중이었다. 이스라엘 사복 경찰이 탄 차량 3대가 갑자기 나타나 길을 가로막았다. 자동소총을 어깨에 멘 경찰은 운전 중이던 팔레스타인인 기사에게 신분증을 요구하더니 끌어내 자신들의 차에 태웠다. 

이스라엘 경찰은 어리둥절해하는 기자에게 “팔레스타인인 기사에게 물어볼 게 있다. 충고하는데 이 사람이 모는 차에는 타지 않는 것이 좋다. 다른 택시를 잡아타라”고 말했다. “뭔가 잘못된 것 같다”던 기사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20분가량을 걸어 어렵사리 다른 택시를 타고 칼란디아 검문소를 통과하자 매캐한 최루탄 냄새가 코를 찔렀다. 검문소 바로 앞에선 이스라엘 군경과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대치 중이었다. 팔레스타인 시위대는 폐타이어를 불태우며 격렬히 저항했다. 시위가 격해질 때마다 이스라엘군은 최루탄 수십 발을 쏘아 올렸다. 비처럼 쏟아지는 하얀 최루탄 가루에 고통스러워하는 시위대 목소리가 사방에서 들렸다.

커다란 총성도 간간이 울렸다. 시위대 일부는 고무총탄에 맞고 쓰러졌다. 그럴 때마다 구급차가 바삐 움직였다. 시위를 지켜보던 팔레스타인 청년 사느드 라즈비 씨는 “젊은이들이 그들(이스라엘군)에게 돌을 던진다고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다. 이집트나 사우디아라비아같이 큰 아랍 국가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하소연했다.

 
칼란디아 거리 곳곳의 건물 외벽에는 시위 도중 목숨을 잃은 주민들을 추모하는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칼란디아 시위 현장과 가까운 곳에는 2015년 차를 타고 검문소로 돌진했다가 이스라엘군의 총탄에 맞아 숨진 위삼 나세르 아부 웰라의 집이 있었다. 당시 그의 나이 20세였다. 아부 웰라의 사진이 담긴 간판이 그의 집 외벽에 붙어 있었다. 아부 웰라의 사촌 가말은 “당시 그는 이스라엘군이 쏜 총탄 66발을 맞고 죽었다. 그 이후로 이스라엘군은 테러리스트의 공격이 있을 때마다 수시로 집에 찾아와 우리를 겁박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가자지구에서는 최악의 유혈사태가 발생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14일 최소 60명이 숨지고 2700명 넘게 다쳤다.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포스트는 이날 발생한 사상자는 2014년 하마스와 이스라엘군이 격돌한 ‘가자 전쟁’ 이후 하루 기준 최대 규모였다고 보도했다. 사망자 중에는 생후 8개월 된 아기도 포함됐다. 

 
유럽과 중동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의 실탄 사용과 과잉 진압을 한목소리로 비판했지만 미국은 이스라엘을 옹호했다. 라즈 샤 백악관 부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비극적인 죽음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하마스에 있다”며 “이스라엘은 스스로를 지킬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쿠웨이트의 요청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14일 긴급 소집돼 중재안을 논의하고 독립적인 조사를 요구하는 성명을 채택하려 했지만 미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자이드 라아드 알 후세인 유엔인권최고대표는 “실탄을 사용한 진압을 당장 멈추라”고 촉구했다. 

 
15일 날이 밝자 가자지구에서는 생후 8개월의 나이에 세상을 떠난 라일라 알 간두르 양의 장례식이 열렸다. 팔레스타인 국기를 덮은 간두르 양의 시체를 따라 수백 명이 거리를 행진했다. 아이의 어머니는 “내 딸을 옆에 두게 해주세요. 딸은 이 세상을 떠나기에 아직 너무 어려요”라며 울부짖었다. 간두르 양은 전날 시위 현장에서 이스라엘군이 쏘아 올린 최루탄 가스를 마시고 죽었다. 이스라엘군이 대량의 최루탄을 터뜨리자 급히 텐트 안으로 피신했지만 아이는 영원히 울음을 그쳤다. 

이날 오후 1시 30분경, 서안지구에서 ‘나크바 데이(대재앙의 날)’를 기리는 의미의 사이렌이 70초 동안 울려 퍼졌다. 


동아일보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16
  • 사살된 40대 총격범, 동료들에 무차별 총격…경찰관도 5명 부상 총격 사건이 벌어진 미국 일리노이주 오로라의 공단[AP=연합뉴스] (시카고·서울=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강건택 기자 = 1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시카고 외곽의 한 공장에서 40대 근로자가 동료들에게 총을 쏴 최소 5명이 숨졌다. 마침 지난해 1...
  • 2019-02-16
  • 교도 "2차 정상회담 실무협의서…韓·中은 대상 아냐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2019.2.10/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미국 정부가 최근 제2차 북미정상회담 관련 실무협의에서 상호 불가침선언 채택을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일본 교도통신은...
  • 2019-02-15
  • 1968년 미국 함정 북한에 나포 北, 대동강변으로 옮겨 전시 중 美의원, 트럼프에 "돌려받아야" 서한 반환 시 '새로운 북·미관계' 진전 가속 1968년 미 해군 함정 푸에블로호는 원산 앞바다에서 임무 수행 중 북한군의 공격을 받고 나포됐다.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 2019-02-15
  • "문대통령 제재완화 주도가 미국 협상력 약화"【평양=AP/뉴시스】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주 미국을 방문한 김영철 노동부 부위원장을 통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서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 관련 실무 준비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6...
  • 2019-02-15
  • 12~14일 일정으로 방북... 김정은, 북미회담 전 국빈방문해 하이퐁 등 시찰할 듯 [오마이뉴스 안홍기 기자] ▲  핌빈민 부총리 겸 외교부장관의 북한 방문 소식을 알린 베트남 정부 공식 트위터. ⓒ @VNGovtPortal    2차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베트남 국빈방문이 준비...
  • 2019-02-12
  • 과이도 "금주 계획 준비될 것"…마두로 "가짜 원조 쇼, 거지 아냐"  "해외원조 안받겠다"…봉쇄된 베네수엘라 국경 다리(카라카스 AFP=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타치라와 콜롬비아 쿠쿠타를 연결하는 티엔디타스 다리 위 도로가 베네수엘라 군이 전날 배치한 유조 탱크(주황색)와 화물 컨...
  • 2019-02-11
  • 비건-김혁철 평양협의 통해 결실 토대 마련…'제재 완화' 접점찾기 주목 1·2차 위기때 영변 시설 '동결·불능화'까지 갔다 원상회복…폐기는 못 이뤄  과거 못다룬 HEU시설 폐기대상 신규포함…영변밖 HEU시설 의혹 해결은 숙제  북미정상회담-영변 핵...
  • 2019-02-11
  • 오는 27~28일 열릴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지가 베트남의 수도인 하노이로 결정된 가운데, 양국 정상들이 묵을 장소와 회담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보안상의 이유로 출입구가 여러 곳이거나 관광객이 많이 이용하는 호텔 등은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2019년 2월 27~28일 베트남에서 ...
  • 2019-02-09
  • 탁신계 정당 8일 "우본랏 공주, 총리 후보"…우본랏 "함께 걸어갈 것" 친군부정당 "선거법 위반" 반격…"대단히 부적절" 한밤 국왕 칙령이 결정타 우본랏, 오늘 새벽 "국민께 감사"…소속 정당도 '국왕 반대'에 지명 철회 우본랏 라차깐야 태국 공주[더 네이션 홈페이지 캡처] (방콕=연합뉴스) 김...
  • 2019-02-09
  • 앨빈 토플러 부인이자 학문적 동료 ‘미래충격’ 등 미래학 3부작 공동저술 남편과 담소를 나누는 하이디 토플러. 토플러협회 제공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오랜 학문적 동료였던 부인 하이디 토플러가 6일 사망했다고 토플러협회가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향년 89. 남편 토플러는 지난 2016년 87세로 사망했다....
  • 2019-02-09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