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독성 물질로 암살한 혐의로 기소된 여성 2명에 관한 선고 공판이 16일 열린다.
AP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샤알람 고등법원은 이날 오전 베트남 출신 도안 티 흐엉(30)과 인도네시아 여성 시티 아이샤(26)에 관한 선고 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두 여성은 지난해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의 얼굴에 ‘VX(맹독성 신경작용제)’를 발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간 진행된 김정남 암살 사건 공판에 모두 34명의 증인이 출석했다.
두 여성은 재판 과정에서 리얼리티 TV쇼 촬영을 위한 ‘몰래카메라’를 찍는다는 북한인의 말에 속아 이용당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면서 두 여성은 사건의 배후로 북한인 4명을 지목했으나, 이들은 범행 후 말레이시아 국외로 도주해 행방이 밝혀지지 않았다. 북한 당국은 김정남 암살 배후설을 부인한 상태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은 2017년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VX(맹독성 신경작용제)’ 공격을 받아 암살됐다. / 조선DB
그러나 말레이시아 검찰은 지난 6월 최종 변론에서 두 여성이 VX를 사용한 암살을 위해 훈련된 요원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독극물이 가장 잘 흡수될 수 있는 신체 부위(얼굴과 눈)를 알았고, 자신들이 중독되지 않기 위해 15분 안에 독성 물질을 씻어내야 하는 것도 알고 있었다.
아울러 검찰은 당시 영상을 검토한 결과 두 여성이 김정남을 공격할 때 전혀 웃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리얼리티 TV쇼 촬영을 위한 장난으로 알고 있었다는 이들의 주장은 거짓이라는 것이다. 두 여성의 민소매 셔츠와 티셔츠, 손톱에서는 VX 신경작용제 성분이 검출되기도했다.
두 여성의 변호인측은 “이번 사건은 북한에 의한 정치적 암살로 두 피고는 희생양”이라며 검찰 수사가 단순하고 부주의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두 여성이 유죄 판결을 받으면 말레이시아 법에 따라 사형에 처해진다. 무죄일 경우 석방될 가능성도 있지만, 말레이시아 검찰이 재판부의 결정에 불복하고 항소할 경우 즉시 석방 조치는 어려울 것이라고 AP는 전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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