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서 의회 지도부와 협상
트럼프 "소용없어, 바이 바이" 민주당 "분노 발작에 또 놀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여야 지도부와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비용을 포함시킨 예산안 통과 문제를 논의하다 30분 만에 테이블을 내려치며 협상장을 박차고 나왔다. 이에 따라 예산안을 처리 못 해 이날로 19일째로 접어든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 사태가 더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껏 최장기 기록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의 21일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동 직후 트위터에 "방금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민주당)과 만나고 나왔다"며 "완전히 시간 낭비였다"고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내가 만약 신속하게 연방정부의 문을 열면 장벽을 승인해 줄지 물었으나, 펠로시 의장은 노(NO)라고 대답했다"며 "나는 '바이 바이'라고 말했다. 아무것도 소용이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슈머 원내대표는 이날 "우리는 트럼프의 분노 발작(temper tantrum)을 다시 봐 놀라웠다"며 "그는 테이블을 내려치고 나가버렸다"고 했다. 펠로시 하원 의장은 "미국의 심통 대통령(petulant president)"이라고 비꼬았고, 민주당 상원 2인자인 딕 더빈 원내총무는 "대통령이 회의 중간에 '내가 왜 이걸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난 회의를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오전 트위터에 "척 슈머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테이블을 친 적이 없다(no slamming)"고 썼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대통령은 회의장으로 들어와 참석자들에게 사탕을 나눠줬고 목소리를 높이거나 손으로 책상을 치지 않았다"고 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을 위해 국가 비상사태 선포를 여전히 고려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장벽을 건설하는 데 우리와 협력하길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이 끝까지 합의하지 않을 경우 재난 상황을 선포해 행정부 자체적으로 긴급 재원을 마련해 장벽을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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