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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살겠다' 340만명 대탈출…'들불'처럼 번지는 위기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3월8일 13시35분    조회:1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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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국가 재정부담·현지인과 갈등…질병·외국인 혐오 범죄 등에 노출

'반마두로 전선' 선봉 美 위상 회복 모색…역내 군사적 긴장 고조

콜롬비아로 넘어가는 베네수엘라 어린이를 업어 나르는 자원봉사자 [AP=연합뉴스 자료 사진]

(카라카스=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내년엔 카라카스로 돌아갈 수 있을까…'

3년 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를 떠나 콜롬비아에 정착한 디오미라 베세라 씨. 그녀는 요즘 고국의 정치 상황을 전하는 뉴스를 유심히 챙겨 보며 이런 생각을 자주 하곤 한다. 

먹고 살기 어려워 가족들과 함께 베네수엘라와 국경이 접한 쿠쿠타에 정착했지만 아무래도 사는 게 고향만큼 살갑지가 않아서다. 

베세라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내년 크리스마스에는 베네수엘라에 있었으면 좋겠어요"라고 AP 통신에 말했다.

◇ 베네수엘라인 340만명 탈출…주변국으로 위기 확산

정치 혼란, 식품·생필품난, 살인적인 물가상승, 치안 불안, 보건의료 체계 붕괴 등 고단한 현실에 떠밀린 베네수엘라인들의 '엑소더스'(대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이주기구(IOM)와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베네수엘라를 등진 국민은 모두 34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2019년 기준 베네수엘라 전체 인구가 3천277만명인 점을 고려하면 국민의 10% 이상이 국외로 떠난 셈이다. 

두 기관은 올 연말까지 경제난과 정치적 이유로 고국을 떠나는 베네수엘라인들이 53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외로 이주한 베네수엘라인 340만명 가운데 270만명은 콜롬비아, 페루, 브라질 등 중남미와 카리브해 연안 국가에 머물고 있다. 

이 중 국경을 맞댄 이웃 콜롬비아에 가장 많은 110만명이 머물고 있다. 

페루(50만6천명), 칠레(28만8천명), 에콰도르(22만1천명), 아르헨티나(12만명), 브라질(9만6천명) 등도 많은 수의 베네수엘라 국민을 받아들였다.

중남미에서 합법적 체류 자격 등을 얻은 베네수엘라 국민 수는 13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2014년 이후 총 39만명의 베네수엘라인이 주변 국가에서 난민 지위를 신청했다. 

이들 중 절반이 넘는 23만2천명이 작년 한 해 동안에 난민 지위를 요청했다.

콜롬비아 임시 쉼터서 식사하는 베네수엘라 이민자[AP=연합뉴스 자료 사진]

하지만 합법적 체류 지위를 얻지 못한 많은 베네수엘라인은 착취, 인신매매, 외국인 혐오 범죄 등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특히 베네수엘라 이민자가 많이 모여드는 접경 지역에서는 마약밀매, 성매매, 강도 등 각종 범죄가 늘어나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에콰도르 북부 이바라 시에서 한 여성이 베네수엘라 출신 남성에게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현지인들이 베네수엘라에서 온 이주자와 난민을 공격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콜롬비아와 브라질 등 베네수엘라 접경 국가들은 늘어나는 베네수엘라 난민들에게 교육과 보건 등의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느라 재정적인 부담마저 느끼고 있다.

국외로 이주한 베네수엘라인들은 더 나은 생활을 찾아 고국을 등진 '경제 난민'에 해당한다. 

돈을 벌어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므로 새롭게 정착한 국가에서 현지인들과 일자리 등을 놓고 갈등이 겪을 가능성이 크다.

북부 호라이마 주의 주도인 보아 비스타 시에 체류하던 베네수엘라 난민 100여 명이 지난해 9월 베네수엘라 정부가 마련한 버스를 이용해 귀국했다.

이들은 대부분 보아 비스타 시에서 노숙 생활을 해왔으나 지역 주민과 베네수엘라 난민 간에 일어난 충돌로 2명이 사망한 이후 지역 주민들의 보복이 두려워 귀국을 택했다. 

베네수엘라 이주민들의 생활 환경도 열악하다. 

많은 이들이 공원이나 버스 정류장 등지에서 노숙하는 바람에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페루 정부는 지난해 8월 베네수엘라인들의 대량 유입으로 몸살을 앓는 북부 국경 지역에 60일간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베네수엘라 이민자들이 고국에서 제대로 된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채 국경을 넘으면서 홍역과 말라리아 등의 전염병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조치였다. 

UNHCR은 최근 "멕시코와 중미 국가, 카리브해 국가들로 유입되는 베네수엘라 난민, 이주자 수도 크게 늘고 있다"며 "이웃 나라들은 연대를 보여주었고 베네수엘라인들을 돕기 위한 해법들을 실천해왔지만, 국제사회의 도움이 더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 베네수엘라 위기 속 역내 군사적 긴장 고조…美, 중남미서 영향력 회복 

지난 1월 23일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임시 대통령 선언을 한 뒤 미국은 '최후 수단'으로 여겨지는 군사 개입 카드를 연일 만지작거리며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압박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과이도 의장이 임시 대통령 선언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마두로 정권에 대한 대응 수위와 관련, 현재로선 군사행동을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모든 선택지(옵션)가 탁자 위에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인 PDVSA 제재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장에서 "5천 병력을 콜롬비아로"라고 적힌 메모장을 들고 있는 장면이 포착돼 미국의 군사 개입 가능성에 대한 무성한 관측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질세라 마두로 대통령이 대규모 군사 훈련이나 군 행사에 잇달아 참석해 군부의 지지를 과시하며 물러서지 않자, 베네수엘라의 '두 대통령' 사태가 자칫하면 물리적 충돌 사태로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대다수 중남미 국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옵션 언급에 대해 지역을 혼돈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 과거 미국의 내정간섭 망령을 떠올리며 단호하게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어 군사적 충돌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마두로 정권 퇴진을 위해 미국과 한목소리를 내온 리마그룹조차 군사 개입에 대해서만큼은 단호하게 반대하고 있어 미국이 고립된 모양새다. 

리마그룹은 베네수엘라 위기 해법을 논의하려고 2017년 캐나다와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페루 등 미주 14개국이 결성한 외교모임이다. 

베네수엘라와 국경이 접한 콜롬비아, 브라질과의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과거에 베네수엘라가 국가 보조금으로 싸게 구매한 생필품과 휘발유 등을 콜롬비아에서 되팔아 차익을 남기려는 밀매범들을 단속하려고 콜롬비아 국경 지역에 군 배치를 늘리면서 양국 간에 긴장이 고조되는 일이 잦았다. 

최근에는 베네수엘라 야권이 잠정 폐쇄된 콜롬비아와 브라질 국경을 통해 인도주의 원조 반입을 시도하면서 유혈 충돌이 발생, 양국 간 해묵은 긴장이 다시 높아진 상황이다. 

행진하는 베네수엘라 여군 [AFP=연합뉴스 자료 사진]

베네수엘라 위기를 두고 중남미 좌우 진영의 대립과 분열도 커지고 있다. 

리마그룹 회원국 중 '민족자결', '불개입주의'를 천명한 멕시코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는 마두로 정권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반면 쿠바, 니카라과, 볼리비아 등 대다수 중남미 좌파 국가들은 마두로 대통령의 재임을 지지하고 있다. 

좌파가 집권한 멕시코와 우루과이는 미국의 압박에도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며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 위기를 중남미에서 동맹을 강화하고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 주도의 반(反) 마두로 전선을 형성함으로써 미국의 '뒷마당' 격인 중남미에서 존재감과 함께 위상을 다시 높이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치와 도시개발 분야 전문가이자 역사학자인 알레한드로 벨라스코 교수는 최근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베네수엘라를 둘러싼 지정학적 대결은 상황을 더 악화시킬 뿐"이라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다시 높이기를 원하지만, '모 아니면 도식' 접근법은 평화적 정권교체 가능성을 훼손시킬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때 '오일머니'를 앞세워 미주를 위한 볼리바르 동맹(ALBA) 등의 지역 기구에서 베네수엘라가 행사했던 영향력은 경제 위기로 더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ALBA는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중남미에서 미국 중심의 정치·경제 질서에 대항하기 위해 2004년 창설한 정치·경제·사회적 통합체다.

반면 미국의 중남미에 대한 영향력은 베네수엘라 사태를 계기로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베네수엘라의 역내 위상 약화 속에 미국이 주도하는 미주기구(OAS)가 중남미에서 영향력을 다시 회복하면서 미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역내 질서가 재편될 것으로 관측된다.

호세 그레고리오 콘트레라스 베네수엘라 국립 중앙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는 "베네수엘라 위기는 이제 국내 문제가 아니라 국제적인 이슈가 됐다"면서 "베네수엘라 사태 이면에는 국외 이주자, 미국의 역내 영향력 회복과 러시아·중국 견제, 외채 상환 등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녹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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