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르포] 화염 휩싸인 노트르담 대성당...숭례문 데자뷔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4월16일 07시11분    조회:1680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불길이 집어삼키는 대성당 지켜보며 시민들, 눈물·탄식·침묵

무릎 꿇고 기도하며 가톨릭 성가 함께 부르기도



노트르담 대성당의 화재가 속히 진압되기를 기도하는 파리 시민들 
[로이터=연합뉴스]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파리의 상징과도 같은 노트르담 대성당이 화마에 휩싸인 지 두시간가량 지난 15일 오후 9시께(현지시간) 기자는 경찰이 쳐놓은 센 강변의 폴리스라인 코앞까지 다가갔다.

성당이 위치한 시테섬은 통제된 상태여서 다가갈 수 없었지만 100여m 떨어진 강변에서 불길이 치솟는 장면을 똑똑히 확인할 수 있었다.

화재 발생 초기에 프랑스 방송사들의 긴박한 생중계 화면에서 본 것과 같은 검은 연기는 보이지 않았지만, 성당 중심부의 첨탑은 온데간데없이 무너져내린 상태였고, 그 가운데 시뻘건 화마는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었다.

사방에서 소방차들이 고압의 물줄기를 불이 난 성당 지붕 가운데 쪽으로 쏘아 올렸지만, 불길은 쉽게 잦아들지 않았다. 

성당 뒤쪽의 첨탑과 이를 둘러싼 비계에서 시작된 불길이 종탑에까지 번진 모습이 맨눈으로 보였고, 용접기에서 나오는 것과 같은 불꽃이 튀어 올랐다.

경찰은 이미 노트르담 대성당이 위치한 센강의 시테섬을 봉쇄한 채 시민들을 대피시킨 상태.

파리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뒤섞인 인파는 센 강변에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각자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진이나 영상을 찍으며 어서 불길이 잡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모습이었다. 시테섬 입구를 통제하는 경찰관들 옆을 지날 때 "어떻게 해야 하나"라며 탄식을 내뱉는 소리가 들렸다.

센 강변 곳곳에서 눈물을 흘리는 시민들이 보였다. 

불길에 휩싸인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과 에펠탑의 모습이 대조를 이룬다. [AFP=연합뉴스]

20대로 보이는 한 젊은 여성은 이어폰을 꽂은 채 뺨 위로 흐르는 눈물을 계속 손으로 닦아냈고, 70대 할머니는 함께 온 딸에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가 있냐"면서 소리 내 울었다.

그러나 다른 시민들과 관광객들 대부분은 할 말을 잃은 듯, 그저 멍한 표정으로 파리의 랜드마크인 이 성당을 삼키는 화염을 그저 조용히 쳐다만 볼 뿐이었다. 

프랑스인들이나 외국인 관광객들 할 것 없이 모두 프랑스 가톨릭 문화유산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노트르담 대성당의 갑작스러운 불운에 깊이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기자는 폴리스라인 앞의 무거운 침묵을 뒤로하고 대성당이 자리한 시테섬 옆의 생루이섬과 센강 좌안을 잇는 투르넬 다리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대형화재 진압용'이라고 쓰인 소방차 두 대가 기자가 나온 방향으로 추가로 배치돼 달려왔다.

투르넬 다리의 한 가운데로 가자 노트르담 대성당의 전체적인 모습이 더 잘 보였고, 그래서인지 성당을 잡아먹을 듯이 일렁이는 화염은 더 위력적으로 느껴졌다

그때 어디선가 가톨릭 성가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다리 위에 모여있던 군중 가운데 천주교 신자로 보이는 시민들이 성가를 부르기 시작했고, 점점 더 많은 군중이 유장한 곡조의 이 성가를 따라불렀다.

기자는 11년 전인 2008년 2월 숭례문에 큰불이 났을 당시의 기억이 떠올랐다. 

서울 한복판에서 대한민국의 영욕의 역사를 묵묵히 지켜봤을 국보 1호 숭례문이 속수무책으로 거대한 불길에 휩싸였을 때 많은 국민이 우리 몸의 일부가 불에 타는 듯한 느낌에 괴로워했었다.

파리 시민과 프랑스 국민에게 이 노트르담 대성당아 차지하는 의미는 한국인들이 숭례문에 대해 갖는 의미에 못지않거나 어쩌면 그 이상이다.

1163년 공사를 시작해 1345년 축성식을 연 노트르담 대성당은 프랑스 고딕 양식 건축물의 대표작으로, 빅토르 위고가 1831년 쓴 소설 '노트르담의 꼽추'의 무대이기도 하다.

1804년 12월 2일에는 교황 비오 7세가 참석한 가운데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대관식이 열렸고,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열리는 등 중세부터 근대, 현대까지 프랑스의 역사가 말 그대로 살아 숨 쉬는 곳이다.

우리의 숭례문은 화재 당시 안타깝게도 전소된 것과 달리, 노트르담 대성당을 집어삼킬 것 같았던 불길은 화재 발생 5시간가량이 지난 현재 큰 불길이 잡혔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노트르담 성당의 화재 소식에 "우리의 일부가 불탔다"고 했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오후 11시 30분께 대국민 긴급 발표를 통해 "최악은 피했다"면서 "노트르담 대성당을 재건하겠다"고 말했다.

yonglae@yna.co.kr

화염에 휩싸인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로이터=연합뉴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16
  • 일본 고전인용은 아베 총리 지지기반의 요구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아키히토 일왕 퇴임 한 달을 앞둔 1일 새 연호로 결정된 ‘레이와’를 발표하고 있다. 도쿄=교도 연합뉴스 현 나루히토(德仁) 왕세자가 새 일왕으로 즉위하는 내달 1일부터 사용될 일본의 연호가 ‘레이와(令和)’로 결정됐다...
  • 2019-04-01
  • [30~31일 이틀간 네 차례 '묻지마 흉기난동'  피해자 4명 중 2명 위독… "용의자 추적 중"]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AFPBBNews=뉴스1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어수선한 영국 런던이 이번에는 '묻지마 흉기난동'으로 충격에 휩싸였다. 주말 동안 약 15시간에 걸쳐 4명...
  • 2019-04-01
  • 이스라엘의 점령정책에 항의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대규모 시위에 이스라엘군이 발포해 10대 2명 등 3명이 숨졌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 약 4만 명은 현지시각 30일 이스라엘과 접한 분리장벽 근처에 모여 이스라엘군을 향해 돌을 던지고 타이어를 불태우는 등 이른...
  • 2019-03-31
  • 베네수엘라 야권 지지자들의 집회 모습. AP 연합뉴스 미국과 러시아가 ‘한 나라 두 대통령’으로 분열된 베네수엘라에서 정면충돌하고 있다. 러시아가 최근 베네수엘라에 군 병력을 실은 수송기를 보낸 것과 관련해 미국이 철수를 요구하자 러시아는 이런 요구를 일축하면서 오히려 미국을 비난하고 ...
  • 2019-03-31
  • 워싱턴의 유대인 로비 창구 ‘AIPAC’ 총회 참관기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미-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 연례총회에서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연설하고 있다. 참가자 1만8000여 명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이스라엘과의 유대를 강조한 ...
  • 2019-03-30
  • 지난달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에 침입한 용의자들에 대해 스페인 당국이 최근 국제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27일(현지 시각) 현지 경찰 관리를 인용해 북한대사관에서 강도와 납치 등의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는 용의자 10명 가운데 최소 2명에 대해 스페인 당국이 국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 2019-03-28
  • 23개州 중 21곳 전력 끊겨… 24시간 휴업·휴교령 내려   이달 초 6일간의 '대정전'을 겪은 베네수엘라에서 또 대규모 정전이 일어났다. 로이터와 AP통신 등은 수도 카라카스를 비롯해 베네수엘라 서부 지역에서 25일(현지 시각) 오후 1시쯤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 2019-03-28
  • 의향투표서 제2 국민투표·관세동맹 잔류 등 8개 옵션 모두 과반 못얻어 메이, "브렉시트 합의안 통과되면 사퇴" 약속…DUP "그래도 반대" 英 하원 대안 모색 실패…브렉시트 추가 승인투표 열듯 (PG)[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테리사 메이 총리로부터 주도권을 넘겨...
  • 2019-03-28
  • 이스라엘 주요 도시 타격능력 과시… 선진 무기-원자재 반입 드러나 트럼프, 골란고원 주권 인정 서명… 유엔총장 “지위 안 달라져” 재확인 2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자치령 가자지구에 폭발과 화염이 밤하늘을 밝히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의 기습 로켓 공격에 ...
  • 2019-03-27
  •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반(反)북한 단체 ‘자유조선’이 지난달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괴한 침입사건의 배후임을 자처했다. 스페인 법원은 괴한 중 일부가 미국 정보당국과 접촉했다고 밝혔지만, 미국 정부는 관련성을 부인했다. 이 사건이 냉각기에 돌입한 북미관계에 또 다른 악재가 될 지 주목된다. ...
  • 2019-03-27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