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르포] 화염 휩싸인 노트르담 대성당...숭례문 데자뷔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4월16일 07시11분    조회:1689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불길이 집어삼키는 대성당 지켜보며 시민들, 눈물·탄식·침묵

무릎 꿇고 기도하며 가톨릭 성가 함께 부르기도



노트르담 대성당의 화재가 속히 진압되기를 기도하는 파리 시민들 
[로이터=연합뉴스]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파리의 상징과도 같은 노트르담 대성당이 화마에 휩싸인 지 두시간가량 지난 15일 오후 9시께(현지시간) 기자는 경찰이 쳐놓은 센 강변의 폴리스라인 코앞까지 다가갔다.

성당이 위치한 시테섬은 통제된 상태여서 다가갈 수 없었지만 100여m 떨어진 강변에서 불길이 치솟는 장면을 똑똑히 확인할 수 있었다.

화재 발생 초기에 프랑스 방송사들의 긴박한 생중계 화면에서 본 것과 같은 검은 연기는 보이지 않았지만, 성당 중심부의 첨탑은 온데간데없이 무너져내린 상태였고, 그 가운데 시뻘건 화마는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었다.

사방에서 소방차들이 고압의 물줄기를 불이 난 성당 지붕 가운데 쪽으로 쏘아 올렸지만, 불길은 쉽게 잦아들지 않았다. 

성당 뒤쪽의 첨탑과 이를 둘러싼 비계에서 시작된 불길이 종탑에까지 번진 모습이 맨눈으로 보였고, 용접기에서 나오는 것과 같은 불꽃이 튀어 올랐다.

경찰은 이미 노트르담 대성당이 위치한 센강의 시테섬을 봉쇄한 채 시민들을 대피시킨 상태.

파리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뒤섞인 인파는 센 강변에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각자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진이나 영상을 찍으며 어서 불길이 잡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모습이었다. 시테섬 입구를 통제하는 경찰관들 옆을 지날 때 "어떻게 해야 하나"라며 탄식을 내뱉는 소리가 들렸다.

센 강변 곳곳에서 눈물을 흘리는 시민들이 보였다. 

불길에 휩싸인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과 에펠탑의 모습이 대조를 이룬다. [AFP=연합뉴스]

20대로 보이는 한 젊은 여성은 이어폰을 꽂은 채 뺨 위로 흐르는 눈물을 계속 손으로 닦아냈고, 70대 할머니는 함께 온 딸에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가 있냐"면서 소리 내 울었다.

그러나 다른 시민들과 관광객들 대부분은 할 말을 잃은 듯, 그저 멍한 표정으로 파리의 랜드마크인 이 성당을 삼키는 화염을 그저 조용히 쳐다만 볼 뿐이었다. 

프랑스인들이나 외국인 관광객들 할 것 없이 모두 프랑스 가톨릭 문화유산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노트르담 대성당의 갑작스러운 불운에 깊이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기자는 폴리스라인 앞의 무거운 침묵을 뒤로하고 대성당이 자리한 시테섬 옆의 생루이섬과 센강 좌안을 잇는 투르넬 다리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대형화재 진압용'이라고 쓰인 소방차 두 대가 기자가 나온 방향으로 추가로 배치돼 달려왔다.

투르넬 다리의 한 가운데로 가자 노트르담 대성당의 전체적인 모습이 더 잘 보였고, 그래서인지 성당을 잡아먹을 듯이 일렁이는 화염은 더 위력적으로 느껴졌다

그때 어디선가 가톨릭 성가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다리 위에 모여있던 군중 가운데 천주교 신자로 보이는 시민들이 성가를 부르기 시작했고, 점점 더 많은 군중이 유장한 곡조의 이 성가를 따라불렀다.

기자는 11년 전인 2008년 2월 숭례문에 큰불이 났을 당시의 기억이 떠올랐다. 

서울 한복판에서 대한민국의 영욕의 역사를 묵묵히 지켜봤을 국보 1호 숭례문이 속수무책으로 거대한 불길에 휩싸였을 때 많은 국민이 우리 몸의 일부가 불에 타는 듯한 느낌에 괴로워했었다.

파리 시민과 프랑스 국민에게 이 노트르담 대성당아 차지하는 의미는 한국인들이 숭례문에 대해 갖는 의미에 못지않거나 어쩌면 그 이상이다.

1163년 공사를 시작해 1345년 축성식을 연 노트르담 대성당은 프랑스 고딕 양식 건축물의 대표작으로, 빅토르 위고가 1831년 쓴 소설 '노트르담의 꼽추'의 무대이기도 하다.

1804년 12월 2일에는 교황 비오 7세가 참석한 가운데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대관식이 열렸고,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열리는 등 중세부터 근대, 현대까지 프랑스의 역사가 말 그대로 살아 숨 쉬는 곳이다.

우리의 숭례문은 화재 당시 안타깝게도 전소된 것과 달리, 노트르담 대성당을 집어삼킬 것 같았던 불길은 화재 발생 5시간가량이 지난 현재 큰 불길이 잡혔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노트르담 성당의 화재 소식에 "우리의 일부가 불탔다"고 했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오후 11시 30분께 대국민 긴급 발표를 통해 "최악은 피했다"면서 "노트르담 대성당을 재건하겠다"고 말했다.

yonglae@yna.co.kr

화염에 휩싸인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로이터=연합뉴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16
  • "납치 문제는 이미 해결"... 핵실험장 폭파에 일본 기자단만 제외 [오마이뉴스 윤현 기자] ▲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일축을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 NHK 북한이 아베 정권의 일본인 납치 문제 거론을 일축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12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일본인 납치 문제와 관련한...
  • 2018-05-13
  • 팔레스타인 시위대 이스라엘군과 충돌 우려 (예루살렘=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미국이 14일(현지시간) 주(駐) 이스라엘 대사관을 지중해 도시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한다. 미국대사관 이전은 이미 예고된 일이지만 최근 미국의 이란 핵합의 탈퇴 선언에 이어 중동을 뒤흔들 민감한 이슈로 꼽힌다. 미국 정부는 ...
  • 2018-05-13
  • 北 풍계리에 초대받지 못한 일본…재팬 패싱 현실로 [앵커]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현장에는 한반도 주변 5개국 가운데 일본 언론만이 초대받지 못했습니다.  북한은 줄곧 대북 강경론을 펴온 일본을 향해 개밥의 도토리 신세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었는데요.  박효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 2018-05-13
  • 제2도시 수라바야서 가톨릭교회 등서 잇따라 폭탄 터져…"사상자 늘 듯" 2018년 5월 13일 인도네시아 수라바야 시내에서 발생한 폭탄테러 현장 인근 도로에 망가진 오토바이와 잔해가 널려 있다. [AFP=연합뉴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인도네시아 제2도시인 수라바야 시내에서 성당과 교회 등을 노린 ...
  • 2018-05-13
  •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the300](종합)北 23~25일 폐쇄 발표에 환영…"핵없는 한반도 축포"]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지난해 9월23일 오후 5시29분18초께 북한 함경북도 길주 북북서쪽 23km 지역에서 리히터 3.0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속보를 시청하고 있다. ...
  • 2018-05-13
  • 강경화 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 [중앙포토,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이 빠르게 비핵화를 하는 과감한 조치를 한다면, 미국은 북한이 우리의 우방인 한국과 같은 수준의 번영을 달성하도록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11일(현지시간) 폼페이오 장관은 국무부 청사에서 강경화 ...
  • 2018-05-12
  • 北이 만족했다는 새로운 대안 '제재완화·경제보상·체제보장' CVID 이행 따른 보상 패키지… 韓·中·日도 역할 분담할 듯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 9일 방북(訪北)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제재 완화, 경제 보상, 체제 보장을 총망라한 '포괄적 보상...
  • 2018-05-12
  • 현지언론 3곳 후보군 올려…'양안회담' 열린 샹그릴라가 가장 유력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 장소가 싱가포르로 확정된 가운데 회담 테이블은 어느 곳에 놓일 것인가에 관심이 쏠린다. 동남아시아 최고의 관광 도시...
  • 2018-05-11
  •   북미는 결국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키로 했다. 왜 싱가포르일까? 싱가포르는 미국과 북한 모두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싱가포르는 북한과도 상당히 가깝다. 싱가포르는 북한의 대사관이 있는 곳이다. 대북 제재가 전면 실행되기 전 북한의 주요 대외 경...
  • 2018-05-11
  • [속도 내는 北-美회담]귀국 전용기에서 “성공 확신했다” CNN “승리에 도취된 표정” “긴 하루였습니다. 정말 긴 하루였어요. 하지만 내가 성공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던 순간은 없었습니다.”  9일 오후 10시 30분 기름을 채우기 위해 일본 요코타(橫田) 공군기지에 도착...
  • 2018-05-11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