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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만서 갈등 고조
미 vs 이란 전선 확대된 모습 【키프로스=AP/뉴시스】이란 선박이 10일(현지시간)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 영국 유조선에 대해 무력 진로방해를 자행했다. 사진은 지난 2014년 2월 영국 왕립해군 전함 몬트로즈호가 키프로스 앞바다에서 다른 선박을 호위하는 모습. 2019.07.11.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이란 혁명수비대(IRCG)가 영국 유조선을 나포 시도하는 등 영국과 이란의 해양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영국 해군이 최고 경계태세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해군은 지난 9일 페르시아만에 '위험이 임박했다'는 뜻의 3급 경계령(Level 3)을 내렸다. 경계령은 매일 페르시아만을 지나는 영국 국적의 대형 선박 15~30척에 주의를 당부하는 차원으로 파악된다.
전날 이란의 무장 선박들은 호르무즈 해협 북쪽 입구를 지나던 영국 유조선 브리티시 헤리티지호에 접근해 "항로를 변경하고 인근 이란 영해에 정박하라"고 위협했다.
브리티시 헤리티지호를 뒤따라오며 호위하던 영국 해군 구축함 몬트로즈함이 이란 선박들을 향해 함포를 조준하며 경고하자 이란 측이 저항 없이 물러서며 큰 갈등은 피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란의 나포 시도는 지난 4일 영국 해군과 지브롤터 자치정부가 이란의 초대형 유조선 '그레이스 1'을 지브롤터 남쪽 해역에서 억류한 데에 대한 보복 조치로 추정된다. 그레이스 1은 유럽연합(EU)과 미국의 제재를 어기고 시리아에 원유를 공급하려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은 그레이스 1의 항로를 오랜 기간 추적하며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영국 정부는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다.
정부는 "우리 해군은 페르시아만에서 영국의 해양 이익을 확고하게 방어하겠다. 그러나 상황을 악화시키는 데는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실제 미국 유인 정찰기가 이란의 영국 유조선 나포 시도 장면을 촬영했으나 영국 정부는 영상의 공개를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트위터에 "영국과 프랑스, 독일은 이란이 아무런 소용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유럽 국가를 자극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이란 인근 호르무즈해협 오만만에서 13일(현지시간) 오전 대형 유조선 2척이 공격받았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가디언은 이란에 대한 미국의 경제 제재로 형성된 갈등이 사실상 동맹국인 영국까지로 확대된 상황이라고 해석했다.
현재 가장 큰 문제는 페르시안만와 오만만을 잇는 호르무즈 해협이다. 세계적인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쿠웨이트에서 석유를 싣고 출발한 유조선들이 페르시안만을 지나기 위해서는 50㎞에 불과한 좁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야만 한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최근 유조선이 피격 받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13일에는 일본과 노르웨이의 유조선 2척이 이란의 공격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었다.
BBC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페르시아만을 지나는 선박들의 항행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해협의 해상 호위를 위한 연합함대를 구성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느 나라가 미국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 방위에 나서게 될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국내 보도에 따르면 미국 행정부는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도 연합체 구성의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은 트위터에 "페르시아만에서 벌어진 이란 선박과의 끔찍한 갈등은 해양 국방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한 이유를 정확히 보여준다. 우리는 자국의 해군을 너무 많이 잃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더 많은 돈을 투자해 세상에 영국 해군의 자신감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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