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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유학생 온라인 수업 인정을” 요청
입국 제한 80개국으로…외교적 노력 무색
美 “모든 것 테이블 위에”…추가제한 우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좀처럼 줄지 않으면서 한국인에 대한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가 전 세계 80개국으로 증가했다. 외교당국의 계속되는 설득에도 미국은 추가 입국 조치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섰고, 개강을 앞두고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한국에 유학생을 보내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하는 등 ‘코리아 포비아’ 현상은 오히려 심해지고 있다.
2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최근 외교채널을 통해 교육 당국에 “코로나 19 사태로 한국 내 사우디 유학생들의 안전이 우려된다”며 유학생들에 대한 온라인 수업의 학점 대체 인정을 요구했다. 사우디 내에서 한국 유학에 대한 공포감이 커짐에 따라 정부가 직접 요청에 나선 셈이다.
실제로 이미 한국에 입국한 유학생뿐만 아니라 올해 입학이 예정된 유학생 중 일부는 한국 입국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측은 이들에 대해서도 온라인 수업 등 대체 방안을 요청한 상태다.
한 외교 소식통은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단기간 안에 종식될 가능성이 보이지 않으면서 유학생들의 불안에 따라 사우디 정부에서 관련 편의를 요청한 것”이라며 “특히 코로나19가 이미 확산된 중국 지역 유학생이 개강에 맞춰 한국에 대거 입국하는 시기라 현지 불안이 더 가중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사우디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 역시 유학생 안전 탓에 한국으로의 출국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최고단계인 ‘3단계’로 격상하며 일부 대학교가 한국과의 교류를 잠정 중단했다.
스탠퍼드와 조지타운이 한국에 대한 여행 금지 조치를 학내 교직원과 학생들에게 공지했고, 하버드와 예일 등 다른 대학 역시 한국과의 교류를 잠정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때문에 국내 대학들은 온라인 비대면 수업을 신설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학사 운영 파행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기준 한국발 입국자를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국가는 모두 80개국에 달한다. 몰디브가 3일부터 한국을 방문 후 입국한 모든 외국인에 대해 입국을 금지한다고 밝혔고, 키르기스스탄도 지난 1일부터 한국에 대한 입국 금지할 것을 발표했다. 강제 격리 조치 등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도 45개국으로 늘었다.
특히 터키는 지난달 29일 기습적으로 한국을 오가는 비행편에 대한 착륙을 불허해 귀국을 준비하던 우리 국민 200여명이 사실상 공항 내에 고립되는 등 큰 불편이 이어졌다.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추가 입국 제한 여부에 대해 “현재로서는 예측이 어렵다”며 “미국과 일본 등 교류가 많은 주요국을 중심으로 각 외교채널에서 소통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무색하게 추가 입국 제한 조치 가능성은 여전하다. 앞서 대구·경북 지역에 대한 여행 경보를 최고단계인 ‘여행 금지’로 격상한 미국은 추가 제한 조치 가능성에 대해 “모든 것은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다”고 언급했다.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HHS) 장관은 1일(현지시간) “우리는 중국에 대해서 적용했던 절차를 활용하는 방안을 살펴볼 수 있었다”며 한국과 이탈리아 등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다른 국가에 대해서도 입국 금지 조치를 내릴 수도 있다는 뜻을 밝혔다.
에이자 장관은 “(한국은) 매우 선진화된 공중 보건과 의료 시스템을 갖고 있다”며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높게 평가했지만, “우리는 미국 국민을 지키기 위한 모든 도구에 있어 어떠한 것도 테이블 밑으로 치워두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추가 조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유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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