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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의 추락’ 일본경제 깊은 시름
조글로미디어(ZOGLO) 2022년5월3일 19시55분    조회: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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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
일본 엔화의 추락은 어디까지일까. ‘안전자산’의 대명사였던 엔화의 명성에 금이 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엔·달러 환율은 두 달째 가파르게 오르면서 2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환율이 오르면 수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통념도 깨졌다. 지난해 7년 만의 최대 규모 무역수지 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는 42년간 이어온 경상수지 흑자 행진이 막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경제의 체질이 허약해진 데서 비롯된 ‘나쁜 엔저’의 공포가 번지고 있다.

100달러와 1만엔짜리 지폐 / 신화연합뉴스

지난 4월 21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29.38엔까지 치솟았다. 2002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엔화 가치는 전날까지 1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엔화 가치 하락 방어를 위해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견제구를 던졌지만 통하지 않았다.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는 지난 4월 18일 결산행정감시위원회에서 “기본적으로 엔저는 일본경제에 플러스”라면서도 “엔화 약세가 급속하게 진행되면 불확실성을 고조시켜 경제에 마이너스로 작용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즈키 ��이치 일본 재무상도 같은 자리에서 “지금의 엔저는 좋은 엔저라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일본경제의 양대 기관 수장이 동시에 엔저 현상의 부정적 측면을 말한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달러화 강세 속 엔화만 약세



구로다 총재의 발언으로 엔·달러 환율은 이날 하루 오름세가 주춤했으나 대세를 꺾지는 못했다. 오히려 일본 정부가 완화적 통화정책을 멈추지 않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면서 엔화 가치 하락은 계속되고 있다. 미쓰비시UFJ은행의 이노 텟페이 수석 애널리스트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경험한 적이 없을 정도로 급격한 엔화 가치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어디까지 진행될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엔화는 달러화와 함께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혔다. 전 세계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는 엔화 가치가 대체적으로 강세를 보이는데,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지정학적 위험이 높아진 상황에서 오히려 반대 흐름이 나타났다. 달러화가 강세를 지속하는 반면, 엔화는 약세를 보이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이 오르면서 기업 실적이 개선되는 효과도 있었으나 최근 일본경제에서는 정반대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원자재 수입가격 부담이 상승하면서 무역적자 폭이 커지고 수입물가가 비싸지면서 가계의 부담만 가중되고 있다.

연일 환율이 치솟는 이유는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 때문이다. 올해 들어 미국이 돈 옥죄기에 나섰지만, 일본은 반대 방향의 정책을 펼쳤다. 지난 3월 16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올린 후에도 일본은행은 금리를 동결했다. 현재 일본의 단기금리는 -0.1%, 장기금리의 기준이 되는 10년물 국채금리는 0%다. 이후 장기 국채를 정해진 이율에 무제한 매수하는 ‘지정가 주문’까지 단행해 금리 상승을 막았다. 일본경제가 코로나19에서 제대로 회복하지 못했다고 판단한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파장으로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이 오른 상황에서 금리 인상이 실질적인 가계소득 감소와 경제위축으로 이어질 걸 우려했기 때문이다. 구로다 총리가 “엔저는 기본적으로 플러스”라고 말한 이유이기도 하다. 환율보다 금리를 지키겠다는 일본 정부의 의지가 확인되면서 엔저 현상이 굳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엔화 가치 하락의 방아쇠를 당긴 건 전쟁이지만 ‘나쁜 엔저’는 결국 아베노믹스의 뒤늦은 청구서라는 진단도 일본에서 상당한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2차 집권기(2012년 12~2020년 9월) 경제 정책이었던 아베노믹스는 완화적 통화정책, 기동적 재정정책, 규제 완화를 중심축으로 한다. 돈을 풀어내 엔화 가치를 떨어뜨리고 인위적인 인플레이션을 만드는 게 핵심 내용이었다. 잃어버린 20년 동안 오르지 않던 물가를 돈이라도 풀어 끌어올림으로써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계산이었다. 2013년 일본은행 총재로 취임한 구로다 총재가 아베노믹스의 핵심 조타수였다.

정부의 고환율 정책은 2010년대 들어 부진에 빠진 수출기업의 경쟁력을 살린다는 취지도 있었다. 엔고를 견디지 못한 일본 기업들은 2000년대 들어 대대적으로 생산시설을 해외 이전했다. 그 결과 2010년대 이후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점차 줄어들었고, 해외 저축과 투자의 이자·배당 수익으로 이를 만회하는 경제구조가 고착돼왔다. 하지만 기업이 이미 생산기지를 이전한 이상 엔저로 인한 수출 경쟁력 회복 효과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통화공급이 늘어나도 비정규직 비중이 높은 구조에서 임금인상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실제로는 시중에 돈이 제대로 돌지 않는 현상이 나타났다. 오히려 저축률이 높고 해외 투자를 활발하게 해왔던 일본 국민이 엔화 가치의 하락으로 가만히 앉은 상태에서 가난해져 버린 셈이 됐다.

‘아베노믹스의 청구서’

‘값싼 일본(cheap Japan)’이란 표현이 최근 들어 일본 언론에 부쩍 자주 등장하고 있다. 각국의 실질구매력 평가에 이용되는 빅맥지수에서 일본은 3.38달러로 태국(3.84달러), 한국(3.82달러)보다 저렴하다. 내수 부문에서 저물가 저수익 고리가 형성되면서 기업의 모험적 투자도 둔화됐다. 전반적인 일본경제의 체질약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자 원자재 가격만 치솟는 결과가 됐다. 유니클로의 모기업 패스트리테일링의 야나이 타다시 회장도 최근 “엔저가 일본경제에 좋은 부분이 거의 없다”며 자사 제품가격 인상을 시사하기도 했다.

금융인 출신인 다쓰자와 겐이치 교토다치바나대 객원교수는 최근 경제 주간지 ‘프레지던트’에 보낸 기고문에서 이런 문제들을 지적하며 “지금 발생하고 있는 엔화 약세와 물가 상승은 아베노믹스의 청구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밝혔다. 우에노 쓰요시 닛세이기초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도쿄신문에 “일본은행은 임금인상을 수반하는 물가 상승을 목표로 강력한 금융완화 정책을 해왔지만 ‘낙수 효과’가 일어나지 않은 채 완화정책을 질질 끌 수밖에 없게 됐다”고 밝혔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가 계속 확대되면 엔화 가치의 하락을 막을 수 없다. 미국 FRB는 인플레이션 방어를 최우선으로 여기며 앞으로도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태세다. 일본 정부는 금리 인상에 여전히 부정적이다. 엔저가 지속될 경우 일본 정부가 ‘극약 처방’의 하나로 24년 만에 ‘엔 매수·달러 매도’ 개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환율조작’으로 간주될 수 있어 고민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실질적 임금인상이나 산업의 체질개선 없이 통화정책만으로 경기회복을 꾀했던 ‘아베노믹스’의 다음 정책이 일본경제에 절박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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