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키이우를 가다] 9.여군 자원입대 스무살 사샤 "뭐라도 해야만 했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22년6월15일 12시03분    조회:797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신병 사격훈련 조교로 복무…"최전방 가는 또래 볼 때마다 가슴 아파"

K-팝 댄스 즐기던 평범한 20대…"우크라이나가 이겨야 전쟁 끝난다"

우크라이나군에 자원입대한 사샤 그리고리바

(키이우=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지난 3월 군에 자원입대한 사샤 그리고리바(20)가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2022.6.15

(키이우=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태어나서 총을 한 번 잡아본 적도 없는 스무살 사샤 그리고리바는 이젠 우크라이나군에서 신병에게 사격을 가르친다.

입소 직후 2주간 훈련을 받을 때 총을 분해, 조립하는 속도가 다른 동기들보다 월등히 빠르고, 목표물 모두 명중시키는 '특등 사수'인 그를 눈여겨보고 군에서 사격 조교로 발탁한 것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월 24일 이후 틱톡과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서 머릿속으로 총쏘는 장면을 수백 번 '시뮬레이션'한 효과가 있다고 했다.

지난 석 달간 수많은 신병에게 총을 다루는 방법을 가르쳤다는 사샤는 러시아와 교전이 치열한 동부 지역에 가려는 청년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동생같은 10대 청소년까지 최전선에서 싸우고 싶다며 동부 돈바스(루한스크주와 도네츠크주)로 향할 때는 '과연 이 친구들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싶어 가슴 한쪽이 저립니다"

우크라이나군에는 18세 이상이면 자원입대를 할 수 있다.

얼굴에 아직 소녀티가 남아있는 사샤는 댄스 강사, 셰프, 타투이스트 등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많았지만 그 꿈은 전쟁 뒤로 미뤘다.

그의 인생 설계도에서 상상하지 못했던 군복을 입은 이유는 어떻게 보면 간단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이 곳곳에서 죽어 나가는데 키이우에 가만히 앉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자꾸 머릿속을 맴돌았다고 한다.

"무엇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주변과 주변에 상의도 하지 않고 입대 지원서를 냈어요. 나를 지키고, 가족을 지키고, 국가를 지키기 위해서였습니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딸이 군대에 가서 총을 잡는다는 소식에 그의 어머니는 만류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사샤의 뜻을 꺾지 못했다.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키고 나서 우크라이나에서는 군에 자발적으로 입대하겠다는 사람이 몰려 입영 부대를 잡는 게 쉽지 않았지만, 수소문 끝에 갈 곳을 찾았다.

사샤가 군생활에서 가장 힘든 것은 훈련이나 불편한 숙식 환경이 아니라 "아는 사람이 전쟁으로 세상을 떠났을 때"라고 했다.

사샤는 이 전쟁 때문에 친구 2명을 떠나보냈다.

소중했던 사람과 영원히 작별하는 것만으로도 억장이 무너지는 기분인데 장례식장에서 가족을 보면 여러 감정이 솟구쳐올라 도무지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쟁 전 삶을 묻자 표정이 한결 밝아져 영락없는 '스무 살짜리'로 잠시 돌아왔다.

2017년부터 K-팝에 빠져들기 시작했다는 사샤는 입대 전 식당에서 요리하며 돈을 버는 틈틈이 아이들에게 춤을 가르치는 강사 일도 겸했었다.

군부대에서 생활하면서도 쉬는 시간에는 K-팝을 틀어놓고 춤을 추면서 마음속에 묵직하게 쌓여있는 무거운 마음을 조금이나마 털어내려고 한다.

벌써 넉 달 가까이 이어지는 이 전쟁에 끝은 있을까. 군부대가 아닌 곳에서 군복을 벗고 너무 좋아하는 춤을 미사일이 날아올 수 있다는 걱정 없이 마음껏 추는 날이 올까.

그날이 언제일지 모르지만 어떻게 전쟁이 끝나야 하는지에 대한 대답은 확실했다.

"이 전쟁은 우크라이나가 승리해야 비로소 멈출 거예요. 러시아는 그렇게 넓은 땅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서 왜 우리 땅을 빼앗으려 하는지 모르겠어요. 우리는 끝까지 이기겠다는 믿음 하나로 싸우고 있습니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16
  • 미 "전쟁포로로 보호돼야"…러 "용병은 보호대상 아니다" 바이든 "실종자 행방 몰라…미국인, 우크라 가면 안 돼"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러시아 매체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전투 중 붙잡힌 미국인 2명의 영상을 공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신문 이즈...
  • 2022-06-19
  • 자전거 멈추려다 균형 잃어…전용기 오르다 넘어진 일도 있어 자전거에서 내리려다 넘어진 바이든 대통령 [레호보스 비치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오전 자전거를 타던 중 군중에게 다가서기 위해 자전거에서 내려려다 넘어졌다. 2022.6.18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
  • 2022-06-19
  • '러와 타협' 무게 싣는 듯한 마크롱에 앙금 표출? 귓속말하며 껴안는 마크롱…어색한 표정의 젤렌스키 지난 16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키이우에서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후 껴안고 있는 모습.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연...
  • 2022-06-19
  • 남부 도시 미콜라이우 찾은 젤렌스키 대통령 (미콜라이우[우크라이나] EPA=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남부 최전선 미콜라이우를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역정부 관계자들과 도시를 돌아보고 있다. 2022.6.18. lucho@yna.co.kr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
  • 2022-06-19
  • 중국의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 '톈옌' [신화=연합뉴스]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초대형 전파망원경으로 출처가 외계 문명으로 의심되는 신호를 발견했다는 중국 연구팀의 주장은 착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시간) 외계 문명에서 왔을 가능성이 있는 신호를 발견했다는 ...
  • 2022-06-19
  • 빌 게이츠·제프 베이조스 이어 억만장자 또 파경 이혼 절차에 들어간 세르게이 브린(오른쪽)과 니콜 섀너핸(왼쪽)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구글 공동 창업자이자 120조 원이 넘는 재산을 가진 세계 6위 부자 세르게이 브린(48)이 ...
  • 2022-06-19
  • '웃돈 50%' 계약 가로채기…"우크라랑 거래 말라" 압박도   화물선에서 우크라이나 전달을 준비중인 장갑차량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국제 무기 거래 시장에서도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 2022-06-18
  • 영국 "군 최대 1만명 훈련 제공"…"중화기·방공시스템 지원 등 논의" 공동기자회견에 앞서 악수하는 존슨 영국 총리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키이우 EPA=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깜짝 방문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악...
  • 2022-06-18
  • "美 통화남발이 국제곡물가 급등 원인…우크라 곡물 흑해 운송 반대안해" 경제포럼 연설…"나토 아닌 EU 우크라 가입은 문제안돼"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에서 연설하는 푸틴 대통령 (상트페테르부르크=리아노보스티)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최근의 세계 경제 위기는 러...
  • 2022-06-18
  •   눅눅하고 어두운 지하에서 2주간 피난 생활 (마카리우[우크라이나]=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서쪽으로 약 60Km 떨어져 있는 마카리우 초입에서 이 지역 주민인 클라브디아 씨가 3월 러시아군 침공당시 완전히 파괴된 가족의 집터에서 딸의 가족과 이웃 등 9명과 2주간 대...
  • 2022-06-17
‹처음  이전 72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