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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목전 TV 인터뷰 "괜찮은 사람들로 우크라정권 교체하려 했다"
본색 드러낸 '푸틴 20년 절친'…국제 사회 우려 깊어질듯
2019년 7월 푸틴 대통령(오른쪽)과 반갑게 인사하는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실비오 베를루스코니(85) 전 이탈리아 총리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두둔하는 발언을 내놔 파장이 커지고 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22일 밤(현지시간) 이탈리아 국영방송 라이(Rai)와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돈바스 상황을 놓고 러시아 국민, 정당, 장관들에게 침공을 강요당했다"며 이로 인해 "특별 작전"을 수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가 동부 돈바스에서 러시아계 시민을 학살하고 있다는 자국 내 보도가 잇따르던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는 것이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이우를 함락한 뒤 젤렌스키 정부를 괜찮은 사람들로 교체하고 일주일 안에 돌아올 예정이었다"며 "하지만 이들은 예상치 못한 저항에 부닥쳤고, 이후 우크라이나군은 서방으로부터 모든 종류의 무기를 지원받았다"고 말했다.
세 차례 총리를 역임한 베를루스코니는 이탈리아에서 대표적인 친푸틴, 친러시아 인사로 꼽힌다. 그는 푸틴 대통령과 20년간 친구 관계를 유지하며 휴가를 함께 보냈을 정도로 돈독한 사이다.
지난 4월만 해도 푸틴 대통령에게 매우 실망했다며 거리를 뒀던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이탈리아 조기 총선을 코앞에 두고 푸틴을 변호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논란이 커지자 그는 23일 성명을 내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은 정당화될 수 없으며, 용납할 수 없다"며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25일로 예정된 이탈리아 조기 총선에서 우파 연합의 승리가 유력한 상황에서 우파 연합의 한 축인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푸틴의 20년 절친'으로서 마침내 본색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우파 연합을 지탱하는 세 기둥 중 또 하나의 축인 마테오 살비니 상원의원은 대러시아 제재가 러시아보다 유럽과 이탈리아에 더 큰 피해를 주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해온 인물이다.
중도 및 좌파 진영에선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발언이 우파 연합과 푸틴 정권의 밀착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증거라며 공격을 집중했다.
민주당(PD)의 엔리코 레타 대표는 "일요일 선거에서 우파 연합이 승리하면 가장 기뻐할 사람은 푸틴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도 성향 정당 '아치오네'(Azione·이탈리아어로 행동이라는 뜻)의 카를로 칼렌다 대표는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마치 푸틴의 장군처럼 말한다고 비꼬았다.
국제 사회는 우파 연합이 집권할 경우 차기 이탈리아 정부가 우크라이나 지원과 대러시아 제재 등을 놓고 EU, 나토와 갈등을 빚을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2019년 7월 로마에서 만난 푸틴 대통령과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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