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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수기] 아침해살 _ 김설연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3월29일 06시16분    조회: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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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설연

프로필: 1989년 연변제1사범학교 졸업. 현재 길림시조선족실험소학교 교원. 연변작가협회 회원. <<길림신문>><<도라지>> <<송화강>>등에 시와 수필 다수 발표.

수상경력:《길림신문》인성교육 수필 동상, 우수상; 《비호컵》시 우수상,《미인송컵》수필 우수상; 《새별교원수필》2등상


 

☊  아침 해살

 

김설연

 

 

청신한 아침이다. 눈부신 아침해살이 부채살로 신선한 에너지를 선물한다. 날마다 찾아오는 아침이지만 매일마다 새로움으로 벅찬 희망찬 아침이다.

 

9년만에 다시 찾은 평범한 교원의 자리에서 나는 20여쌍의 초롱초롱한 눈길을 한몸에 지니고 아직도 내 몸에 남아있는 정열을 남김없이 쏟아내며 내가 원하는일들을 마음껏 즐기고 있다.

 

수업에 들어가기 앞서 나는 수업안을 고안하면서 학생들의 능력배양과 조선어문소양제고를 위해 머리를 짰다. 조선어수업의 핵심인 랑독을 본격적으로틀어쥐면서 학생들의 글쓰기흥취를 불러일으키기에도 각별히 심혈을 기울여왔다.

 

 

 

학생들은 새로운 선생님이라는 호기심에 나를 반갑게 맞아주었고 일정한 시간이 지나자 글짓기에서도 눈에뜨이는 진보를 가져오기 시작했다. 가정에서 학부모의 지도와 도움이 있어야만 일기를 쓸수 있었던 학생들이 차츰 스스로의 힘으로 한편의 일기를 완수할수 있게 되였으며 후에 와서는 지정된 시간내에 독특한 글감으로 자신의 정감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글들도 제법 잘 써낼수 있었다. 학생들의 글을 읽으면서 나는 내 삶의 보람을 한껏 느껴보기도 했다.

 

지난해 교사절을 맞이하면서 나는 학생들의 글쓰기능력도 점검할겸 학생들의 심목중에 내가 구경 어떤 존재인가도 확인하고 싶어 학생들더러 자기가 좋아하는 교원에 대해 글로 써보게 하였다.

 

학생들은 너도나도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잘 표현하였는데 유감스럽게도 학생들이 나에 대한 호감도가 높지 못했다.

 

그동안 교수연구를 참답게 하고 나름으로 학생들의 소질제고를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여온 내가 결국 학생들이 좋아하는 교원이 아니라는 사실에 나는 저으기 실망하였고 그동안 자신이 걸어온 길을 반성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여러모로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온 사회에 비해 지금의 학생들 소질은 어쩐지 전에 비해 높지 못함은 모든 교원들이 공인하고 있는 바이다. 게다가 숙제보도반의 성행으로 대부분 학생들이 숙제보도반에서 통일적인 숙제보도를 받다보니 자신의 머리를 쓰려 하지 않는 학생들이 상당한 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예전의 학생들과 비교하게 되고 만족스럽지 못한 학생들의 학습태도를 나무람하면서 안타까움에 가끔 화를 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건 어디까지나 학생들을 위한 것이라고 당연하게 여겨왔는데 이제 와서 보니 그것은 단순히 학생발전만을 위한것이 아니라 자신의 목표달성을 위한 교원의 일방적인 욕심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닫게 되였다.

 

자신의 욕심때문에 화를 내다보니 그만큼 학생들을 존중해주지 못했고 학생들의 심리요구와 성장수요 같은 것에 미처 중시를 돌리지 못했던 것만은 사실이였다.

 

매 사람은 다 하나의 독특한 세계이고 존재이다. 일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노는 동년은 학생들에게는 단 한번뿐이고 생활과 학습에 대한 열정 역시 이 시기에 형성되는 것이다.

 

학생들을 위한다는 명목하에 무작정 교원의 의지대로 학생들을 강요했던 행위가 결코 옳은것만은 아니였다.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 행위는오히려 학생들에게 약이 아닌 독이 될수도 있었다.

 

한 사람의 일생을 결정하는건 성적이 아니라는걸 번연히 알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원들은 학생들의 학습에만 초점을 두고 교원이라는 권위와 위엄으로 학생들을 누를 때가 많다.

정서교육이야말로 학생들의 미래에 련관되는 중요한 교육인데 교육자 본신이 학생들의 정서를 무시하다보니 그러지 않아도 부모의 사랑이 결핍한 학생들의 정서발달과 인격발달이 원활할수가 없다.

 

 

숙제를 완성하지 않았다고 야단치고 수업시간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호되게 비평하는 일은 학생들의 자기존중감을 손상시킨다. 아직도 성장기에 처해있는 학생들인것만큼 어른스러운 책임감이 형성되지 못했기에 잘못을 범하는것도 당연지사이다. 이런저런 잘못을 범하는 가운데서 옳고그름을 인식하면서 성장하는것이 바로 자연법칙인데 그 자연법칙을 떠나서 우수한 학생 표준으로 모든 학생들을 요구하려 들었고 잘못을 저지르면 조곤조곤 타일러줄 대신 훈계부터 앞세운 자신이 부끄러웠다.

 

우연한 기회에 생각과 방법의 1%가 모든것을 바꾼다는 관점을 천명한 책을 보게 되였다. 이 책에서는 공부에 흥미를 붙이지 못하는 학생,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 공부에 대한 동기가 부족한 학생들의 주요문제가 지력상수도 노력도 아닌 방법 생각의 차이라고 하였다.

 

자신에게 유리한 생각을 하는것이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를 가져오기에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도록 학생들을 일깨워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학습이다. 할수 있는만큼 하면서 마음으로 공부하는 법을 익히게 해야 하는데 무턱대고 무조건 잘하는 학생을 표준으로 따라가라고 닥달을 해왔으니 결국 교원과 학생이 다 지쳐버리고 말게 되였다.

 

자기효능감과 자기존재감이 낮은 학생들을 나무랄것이 아니라 누구나 다 타고난 집중력과 기억력을 가지고있기에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자신을 신뢰하고 자신의 속도를 신뢰하고 자신의 능력을 신뢰하면 영웅을 만든다는 생각의 씨앗을 심어주어야 한다. 그리고 격려와 지지로 긍정적인 신념을 가지도록 하여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자신이 원하는것을 성취하며 살아갈수 있게 해야 한다.

 

나는 이 책을 보면서 한달음에 천리를 가고싶던 조급한 정서를 버리고 교원의 일방적인 욕심을 내려놓고좀 더 따뜻한 눈빛으로 학생들의 마음에 다가가는 느긋한 교원이 되기로 결심했다.

 

진정 학생들을 위한다면 학생들도 즐겁게 해주고 자신도 함께 즐거워지는 길을 찾아야 한다.

 

교육은 생명으로 생명을 영향주는 위대한 사업이다. 만물의 성장에 서두름도 나무람도 편견도 없이 오직 따사로운 빛으로 만물을 포근히 껴안아주며 기다릴줄 아는 아침해살, 한결같은 온화함으로 자신의 전부를 내여주며 아침마다 새록새록 새로운 힘을 실어주는 아침해살, 나도 나의 학생들한테 무한한 에너지와 신심을 부여해주는 그런 따뜻한 아침해살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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