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당신에게 도움을 요청한다면, 상대방의 삶에 당신이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과 동시에 당신의 능력과 위치가 증명되는 것이다. 이는 마땅히 기뻐할 만한 일이지만 여러 이유로 그 사람의 크고 작은 일에 출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이에 당신은 시간이 맞지 않거나 당신이 할 수 없는 일에 대해서 거절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거절하는 법으로 당신은 말의 주도권을 가질 수 있고 자신과 관련된 일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다. 거절을 잘해야 당신의 사적인 부분이 인정받고 당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하버드대학의 유명한 심리학자 랑 블랑크는 인간관계 속의 교류에서 발생하는 심리적 변화를 연구할 때, 영향력이 높은 사람들이 "아니요."라는 말을 잘하고 적절하게 거절하는 방법을 효과적으로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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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은 새로 이사한 아파트에 살고 있는 넬에게 자신이 일요일에 진행하려는 활동을 도와줄 수 있는지 물었다. 그 날 시간이 있는 아파트 사람들이 모두 참여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폴이 혼자 감당하기 힘들 거 같아 넬에게 부탁한 것이다.
폴의 부탁을 받은 넬은 그 당시에 거절을 하지는 않았지만 웃으며 말했다. "생각해볼게요."
"네. 괜찮으시면 내일까지 알려주세요. 괜찮으시죠?"
다음 날 폴은 밤까지 기다렸지만 넬에게서 어떤 대답도 듣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어쩔 수 없이 다시 한 번 직접 넬의 의견을 물으러 갔다.
어처구니없게도 넬은 미안한 마음도 없이 그에게 말했다. "제 말 뜻을 이해하셨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게 무슨 말이죠?"
"제가 시간이 없기 때문에 '생각해보겠다.'라고 말한 거예요."
너무 화가 난 폴은 단지의 이웃들에게 이 일을 알렸고, 넬의 이미지가 순식간에 나빠지게 되었다.
넬은 명확하게 거절하지 않아서 신뢰를 잃어버리게 됐다. 만약 자신이 도와줄 수 있을지 없을지 확실하지 않다면 "생각해볼게요."라고 말하면 안 된다. 가장 현명한 대답은 곧장 명쾌하게 "네!"라고 하는 것이었다. 넬이 그를 도와주게 된다면 당연히 가장 좋은 일이고, 혹여나 그렇지 못하더라도 상대방은 명쾌한 대답 때문에 최대한 노력했을 것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들은 넬이 자신을 도와주지 못한 것은 도와주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도와줄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볼게요."라는 말은 상대방이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것이다. '어쩌면 이미 허락한 것일지도 몰라!'라고 말이다. 비록 눈치가 빠른 사람은 동의할 확률이 적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겠지만 기대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성공 확률을 높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상대방이 도움을 청하면 곧장 "네!"라고 대답해라.만약 당신이 그를 돕지 못하게 되더라도 당신이 핑계를 대는 것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다른 사람에게 거절할 때는 예의 바르고 힘 있게 말해야 한다. 여기서 ‘예의 바르게’라는 것은 행동, 말에 예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체면과 정서를 최대한 고려한다는 전제 하에 거절을 표현해야 한다. ‘힘 있게’라는 것은 말을 정확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니요."는 한 단어이자 하나의 완벽한 문장이기도 하다. 말을 꺼내는 순간 명확하게 당신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다. "아니요."라고 말했을 때 논쟁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면 다음의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해볼 수 있다. 인간관계에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자신의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1. 거절하는 것에도 요령이 있다
심리 전략 중에 상부상조 원칙이 있다. 누군가 나를 도와주면 우리는 보통 보답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로써 평행적인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빚진 느낌을 받는다.
이는 인간관계의 보편적인 원칙이다. 누군가 나에게 무언가(시간, 선물, 정보 등)를 주면 우리는 상대방에게 빚을 진 느낌을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물건을 살 때 판매원이 줄곧 아주 예의 있게 상품을 설명해주면 많은 사람이 '이 물건을 사지 않고는 못 배기겠다.'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어떤 방식으로든 보답을 해야 우리는 비로소 마음이 편해진다.
이 원칙의 보편성에 기대어 상대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들어주는 경우가 있다. 상대가 베푼 친절이나 배려 때문이기도 하고 친밀한 인간관계나 사회적 관계에서 형성된 유대감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당신이 모든 것을 수용하고 감당할 수 있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당신이 거절하지 못한 채 무리한 상태에서 상대의 부탁을 들어준다면 오히려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게 된다. 돈독했던 신뢰가 깨지거나 서로의 관계가 불편해지는 것이다. 이런 시각에서 본다면 정중한 거절도 인간관계의 보편적 원칙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어떤 친구가 “오늘 네 차를 좀 써도 될까”라고 물었다고 생각해보자. 당신은 친구의 급한 사정에 관심을 갖고 들어줘야 한다. 설령 부탁하는 이유가 하찮거나 가당치 않은 경우라도 상대를 무시하거나 무안을 주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
또한 거절의 말에는 진정성을 담아 전하고 이유는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이 좋다. 모호하게 말하거나 횡설수설한다면 상대방은 핑계를 대는 것으로 오해할 것이다. “미안해. 네 급한 사정은 알겠는데 나도 오늘 차를 써야 할 일이 있어. 내일은 괜찮은데 그 일을 하루만 미룰 수 있다면 내일은 어떨까” 이렇게 적절한 대안을 제시하면 상대는 거절에 대한 기분 나쁨보다 상대방의 배려에 고마워할 것이다.
거절은 적을 만들거나 관계를 단절시키는 말하기가 아니다. 당신을 이해시키는 말하기 요령이다. 정당하고 바른 거절은 당신의 생각과 가치관을 상대에게 전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2. ‘왜냐하면’을 이용하면 수월하다
블랑크 교수는 자신의 연구를 통해 ‘왜냐하면’이라는 단어가 놀라운 위력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람들이 서있는 줄에 끼어들어 복사를 하는 실험에서 블랑크의 동료가 "죄송하지만 제가 먼저 복사해도 될까요?"라고 말했을 때 대략 3분의 1의 사람들이 이를 허락해주었다.
하지만 말을 조금 바꾸니 거의 모든 사람이 이에 동의했다. "죄송하지만 제가 먼저 복사해도 될까요? 제 상사가 당장 가져다달라고 하셔서요." 이 말과 줄을 서서 기다리던 사람들은 아무런 관련이 없지만 그 효과는 아주 좋았다.
‘왜냐하면’이라는 단어가 우리의 잠재의식 속 동의를 불러일으켜서 사람들이 자동적으로 이에 합리적인 이유를 더해주기 때문이다. 블랑크 교수는 모든 단어는 우리의 머릿속에서 자동적인 반응을 일으키는데 ‘왜냐하면’이라는 단어는 그것이 타당하다고 가정하게 하기 때문에 우리가 어떤 결정을 함에 있어서 많은 생각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래서 당신이 "아니요."라고 말할 때, 곧바로 말하기 보다는 ‘왜냐하면’을 덧붙이고 그 뒤에 당신의 부탁을 말하게 되면 불쾌감이 생기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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