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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수기] 시골학교에서의 추억 _ 안련옥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7월22일 07시21분    조회: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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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련옥

(왕청현백초구진 제2소학교)

 

시골학교에서의 추억

 

따스한 바람이 솔솔 불어오던 어느 화창한 여름날, 고무풍선처럼 부푼 내 기분탓인지 그날은 유독 날씨가 좋아 보였다.

 

합격통지서를 받아 안고 아이처럼 들뜬 심정으로 교문에 들어섰을때“선생님~” 하면서 달려오던 아이들의 첫인상을 몇년이 지난 지금도 잊을수가 없다. 가무잡잡한 피부에 똘망똘망한 눈망울을 가진 대여섯명의 아이들이 처음으로 나를 선생님이라고 불러줬을때 설레고 가슴벅찼던 그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된다.

 

며칠전 우연히 컴퓨터에 저장된 파일을 정리하다가 액자에 담아둔 사진을 하나하나 펼쳐보면서 지난 4년동안 아이들이 나한테 준 희로애락들이  주마등마냥 스쳐지나갔다.

교단에 오른지 얼마 안되였을때 일이다. 아이들한테 체험활동을 시켜준다고 앵두따기 활동을 조직했었다. 오후 마지막 수업시간에 아이들이 마시고 난 음료수병을 몇개챙겨들고 학교주변을 돌아다니며 앵두를 관찰하고 맛보고 즐기면서 따다가 교실로 돌아와 글짓기를 했었다. 나름 취지는 좋았으나 앵두나무라는 앵두나무는 모조리 찾아내다 따낸 것이 화근이였다. 갑자기 문을 노크하더니 한 교원이 다짜고짜 반급애들이 동네앵두를 다 뜯었냐고 묻는 것이였다. 알고보니 주인집할머니가 찾아와서 자초지종을물었단다. 얼굴이 화끈거리면서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였다. 그때에는 왜 그렇게 생각이 짧았던지... 다행이 주인집 할머니께서 너그럽게 리해해주셔서사건은 마무리 되였지만 참 웃픈 일이였다.

 

 

한번은 물고기 잡으러 마을회관 주변에 있는 강변으로갔다. 아이들은  무릎께 나오는 강물에서 오래동안 물고기를 잡느라 여념이 없었다. 비록 얼마 잡지는 못했지만 물놀이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사생지간에 보람있고 알찬 경험을 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도시에서는 볼수도 할수도 없는 시골에서만의 체험이 가져다 주는 짜릿함을느꼈다.
 

또 한번은 한 아이가 휴식시간에 나의 옆으로 오더니 살며시 내 손을 잡으며 나즈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선생님, 선생님 손은 우리어머니 손처럼 참 따뜻합니다.”

 

무심한듯 툭 내뱉은 그 아이의 말에 나는 가슴이 뭉클해났다. 분명 아이의 엄마가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골아이들 대부분의 특징이 결손가정 자녀들이다. 할아버지, 할머니 손에서 자란 애들이라 부모의 사랑이 필요한 아이들이였다. 그후로 아이들에게 더 애정을 느끼고 학용품이며 옷들을 챙겨주는 한편 평소에도 아이들한테많이 다가가 늘 사랑으로 보듬어 주었다.

 

나는 첫 학기를 마치며 반 애들 한명한명에게 손수 포장한 선물들을 나누어 주면서한학기동안 잘 따라줘서 고맙고 수고했다고 했다. 값비싸고 큰 선물은 아니지만 아이들의 맑은 눈에서 기쁨을 보았다.

 

 

 

주위사람들은 그런다.

 

“제 젊은게 빨리 시내로 가야지.”

 

그럴때마다 나는“여기가 더 편하고 좋습니다.”라며 너스레를 떤다.

 

 

 

솔직히 함께 같은 대학교를 필업하고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다른 친구들이 주급이요 시급이요 시합에 참가하고 상장을 두둑히 받아 안을때면 부러울때도 있다. 지어는시골에서는 교육에 관한 학습에 참가하려고 해도 도시보다는 참가할수 있는 인원수가많이 제한되여 있다보니 참석하기 힘들때도 있다. 하지만 시골에서만이 누릴수 있는 시골매력이 있지 않은가... 코흘리며 넓디넓은 운동장에서 몇몇 안되는 아이들이 뛰여다니는 모습을 볼때면 마음한켠으로는 짠하기도 하다.

 

 

서른즈음에 얻은 돈을 주고도 살수 없을만큼 그 무엇보다 값진 내 인생의 선물, 먼훗날이 아이들이 어른이 되였을때 우리 담임선생님은 참 훌륭한 분이였다고 당당히말할수 있도록 제자들에게 떳떳한 교원이 되고 싶다.

 

 

나는 오늘도 아이들의 꿈을 키워주기 위해 열심히 교단에서 꽃피운다. 하얀 도화지에 나만의 색채를 더해가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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