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교원수기] 장미꽃 42송이 _ 백용숙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9월9일 05시33분    조회:1333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장미꽃  42송이

      

         백용숙

(심양시 소가툰구조선족중심소학교)

 

 

오늘도 해님이 힘차게 솟아오른다.찬란한 해살은 드넓은 대지를 구서구석 빠짐없이 골고루 비추고 있다.

 

나는 평소보다 일찍 출근길에 나섰다.교편을 잡고 벌써 세번째로 맞이하는 졸업식날이지만 그래도 설레는 가슴은 처음못지않게 다잡을수가 없어 아침밥상을물리기 바쁘게 가방을 메고 집을 나섰다.3학년이 되는 해 맡은 반급이니 꼬박 3년을 울고 웃으며 배우고 가르치며 정다운 사생의 정과 함께 씩씩하게 성장해온 그순간순간들이 주마등마냥 머리속을  스쳐지난다.

 

교실에 들어서니 교탁우에는 붉은장미가 한아름 담긴 큼직한 꽃다발이 놓여그윽한 향기가 교실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칠판에는 붉은색분필로“선생님 .고맙습니다.사랑합니다.”란 13글자가 칠판중심을 꽉 채우고 주위는 42명 학생들의 하고싶은 말들 ,개성넘치는 싸인과 하트로 아름답게 장식되여 있었다.

 

 

 

졸업식날 교실을 장식하느라 어제밤 늦도록 분주했을 애들을 생각하니 그러지 않아도 3년이란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갈줄 알았으면 그동안 좀 더 잘해주었을걸하는 아쉬움에 젖어있던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윽한 향을 음미하며 세여보니 42송이 딱 내 반급 학생수였다.순간 나는 또한번 가슴이 뭉클해진다.”42명의 꽃같은 애들은 이렇게 똑같이 나에게 고마움을고백하고 있는데 나는 그들을 똑같이 대해주지 못한 죄책감이 찾아든다.

 

 

 

평상시 늘 공부를 잘하는 학생에게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하등생들에게는늘 칭찬을 린색했던 자신을 다시한번 반성하게 된다.

 

 

 

교편을 잡은 첫날부터“모든학생은 평등하게 사랑은 모든 학생에게 골고루 나눠주리라.”좌우명처럼 마음속깊이 간직하고 사업해왔건만 현실에 직면하면 저도 모르게 일부애들에겐 칭찬보다는 비평 사랑보다는 짜증을 종종 내군했던 자신이 더없이 미워진다.

 

 

 

“그래.오늘 하루만이라도 내가 너희들을 똑같이 사랑했다는 것을 보여줘야지.”

 

나는 교실문 옆에 섰다.그리고 교실로 들어오는 학생 한명한명을 내품에 꼭 껴안아주었다.

 

”그동안 고마웠다.선생님말씀 잘 따라줘서…그리고 사랑한다.”

 

 

 

내 품에 안긴 애들도 상기된 얼굴로“선생님 ,감사합니다.잊지않을겁니다…”라고 답하며 활짝 핀 장미꽃처럼  환한 얼굴로 자리에 앉았다.

 

 

 

거의 포옹의식이 끝날무렵,지성이가 들어왔다.다른애들과 달리 교실밖에서 한참을 서성거리던 그의 모습을 창가로 엿볼수 있었던지라 나는 그를 더욱 힘주어꼭 껴안고“선생님말씀 잘 따라줘서 너무 고무워,그리고 사랑한다…”라고 진심을 담긴 말을 건내주었다.그런데 지성이는 아무말없이 선생님의 품안을 벗어났다.제자리에가 앉을 생각도 않고말이다.영문을 알수없는 나는 물끄러미 바라보는데갑자기 그가 나의 앞에 무릎을 꿇고 엎드려 큰절을 올리는 것이였다.

 

 

 

나는 얼른 그를 부추켜 일으켰다.그리고는 다시 꼭 껴안아 주었다.”선생님,정말 고마워요.선생님이 아니였으면 전 퇴학을 했을거고 오늘같은 날이 있으리라곤상상도 못했을거예요,”라고하며 큰 사나이가 흐느낀다.순간 교실에는 우렁찬 박수소리가 울려퍼졌다,하루가 멀다하고 싸움질에 전교에서 소문난 애꿎이 말썽꾸러기가 3년동안 완전히 변했으니 그의 놀라운 변화와 발전에 온 반급이 기뻐하는박수갈채였다.

 

 

 

졸업사진을 찍을 시간이되였다.너나없이 분주히 책상,걸상을 옮겨가며 무대장치에 바삐 서둘고 있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스토우부인의 명언을 떠올린다.”아이들과 놀며 즐길수 있는 사람만이 교육자가 될 권리가 있다.”

 

 

 

42송이 찬란한 장미꽃같이 아름다운 애들속에 앉아 졸업사진을 찍으면서 다시 담임이 되는 순간부터 모든 애들과 함께 운동장을 딩굴면서 그들이 항상 즐겁고 행복한 환경속에서 건실하게 성장할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아끼지 않으리라다짐해본다.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704
  •   - 도시우리말학교협의회 제5회 교사연수회 화룡 광동촌서 - 제1회도시우리말학교 이야기대회 개최 - 전국각지 조선어주말학교, 신동소학교 100여명 학생들 화룡, 연길서 민족문화탐방,우의 다지는 시간 가져 전국각지 10여개 조선어주말학교의 학생, 교원, 학부모  100여명이 연변을 찾아 력사를 되새기고 전통...
  • 2019-08-01
  • 연변과기대 국제상무학원 제1기 한중공동인증 국제무역사 자격시험 수강생 모집    국제상무학원은 연변대학과학기술학원 부속기관으로서 2011년 9월에 개원하여 연변상무국의 지지하에 설립되었다.   본 학원은 중국대외무역경제합작기업협회, 중국대외경제무역회계협회와 협력하여 연변지역 사회인과 대학...
  • 2019-07-29
  • 아버지의 손금     아버지의 손금은 가야금줄 선따라  흘러나오는  노래가락   아버지의 이야기래요   그 이야기속에는 언니도 있고 동생도 있고 나도 있지요   마디마디 터져 나오는 우리들의 이름 아버지의 한생을 꽁꽁 동여맨 끈질긴 바줄입니다       바다와 바람 ...
  • 2019-07-29
  • 늦봄   심양의 늦봄, 비닐봉지가 하늘에서 강남갔던 제비들보다 더 신나게 날아예는 더러운 계절. 내가 어릴 때의 봄은 항상 따스한 기운을 전해주는 일년 중 가장 산뜻한 계절이였거늘 지금은 전혀 기다려지지 않는다. 오늘도 역시 더러운 날씨 탓을 하며 교실문을 터벅터벅 걸어들어갔다. 꽉 차있는 책걸상을 원했건...
  • 2019-07-29
  • 변지윤 (안산시조선족학교소학부 6학년)   지도교원: 박홍매   “와! 이 필통 진짜 예쁘다. 갖고 싶다.”   연두색바탕에 곰돌이 인형그림 그리고 빨간 수박쪼각…너무 마음에 쏙 들었다. 나는 엄마의 눈치를 보다가 용기를 내여 조용히 말했다.   “엄마, 나 이 필통 사주...
  • 2019-07-29
  • "최호군, 길림경찰학원, 최호녕, 길림경찰학원, 최호원은 동제대학!" 연변제2중학교 본기 고등학교응시생 가운데 최호군, 최호녕, 최호원 삼태자도 이미 대학입학통지서를 받아 학교와 가문에서는 더없이 기뻐하고 있다. 고중졸업식날 연변제2중학교 교정에서. 사진 중 가운데가 맏이, 왼쪽이 둘째, 오른쪽이 셋째이다. /가...
  • 2019-07-26
‹처음  이전 47 48 49 50 51 52 53 54 55 56 57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