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달팽이 약속 선생님의 기억이 스칠 때마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20년9월21일 08시29분    조회:1451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글 사송이  · 방송 구서림

 

 

 

     교수로 있는 친구들이 많다. 해마다 교사절은 오는데 번마다 한살을 더 먹어서 만난다. 아직은 초가을인데 벌써 겉옷을 걸치고 온 친구가 있다. 날씨가 차단다. 짠하다. 옆에 같이 온 젊은 친구는 아직 반팔인데 말이다. 

 

    선생님들의 사무실에는 학생들이 선물한 꽃들로 가득하고 경축은 친구들과 함께 한다. 우리가 자주 가는 단골집이 있다. 중요한 날인데 자리가 없을가봐 사흘전부터 예약을 해놓은 친구가 있다. 외국 생맥주가 맛있는 집이다. 날이 날인지라 이날은 1000cc짜리 큰잔으로 시작했다. 이 잔은 드는 게 아니고 안고 마신다는 게 더 적절할 것 같다. 마시면서 눈을 내리깔면 잔에서 내려가고있는 맥주의 액체표면이 보인다. 얼마 마셨다는 걸 장악하기도 편리하다. 세잔을 마시면 6병의 량이다. 

 

    “명절을 축하합니다!”

 

    “나는 일년 가도록 이날만 바라고 사는데...”

 

    시종 일관 회식자리는 웃음이 떠날 줄 모른다.  

 

    “술도 술이겠지만 나는 번마다 이런 웃고떠드는 분위기가 좋더라”

 

    교수에 언론에 개인사업을 하는 친구들이 모이지만 심각한 국제정세나 심오한 학술분위기는 이 자리에 나타나면 안된다. 굳이 그런 “고급적인” 화제가 아니더라도 할 말이 끝이 없다. 우리 스스로도 궁금해한다. 만날 만나는데 무슨 그렇게 할 말이 많고 시간 가는 줄 모를가. 

 

    오전에는 청도에 계시는 담임선생님께 전화를 드렸다. 일년에 딱 두번 하는데 설과 교사절이다. 선생님은 오래전에 북경을 떠나서 공기 좋고 바다가 이쁜 청도에 정착하셨다. 

 

    “강의는 지금도 나가십니까?”

 

    “안하겠다는데 자꾸 나오라네.”

 

    “그냥 집에 계시기보다 종종 나가시는 것도 좋죠.”

 

    “그래, 강의가 끝나면 낚시도 하고 그러네. 10여근씩 되는 큰 고기들이 잘 올라와서 기분이 좋구만”

 

    선생님은 낚시에 대한 애착이 보통이 아니시다. 전에는 바다낚시를 즐기셨는데 이제 바다에서 고기가 잘 잡히지 않아서 민물에서 하신다고 한다. 낚은 물고기는 관리하는 사람들이 한근에 10원씩 다시 사들인다고 하니 큰고기를 많이 잡아도 부담스러운 일은 없다. 낚시는 손맛이라고 했으니 잡는 과정이 중요하지 잡은 고기의 거취는 알 바 아니다. 

  

    선생님은 우리가 입학해서부터 옹근 4년동안 담임을 맡으셨다. 지금은 다 그렇게 하지만 그때로서는 4년간 담임이 바뀌지 않은 건 우리가 처음이였다. 다들 개성이 독특한 반을 맡아서 선생님은 속도 적지 않게 썩이셨다. 입학해서 얼마 안 돼 다른 반 애들하고 싸우기도 하고 자전거 앞바구니에 술병을 달고 교문으로 들어오다가 학생처장하고 맞붙기도 했다. 숙소에서 마작을 놀면 안되는데 그것도 빼놓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학교에서 숙소마다 돌아다니며 검사한다는 정보가 있었는지 선생님이 밤중에 급하게 찾아오셔서 우리가 한창 열을 올리고 있는 상우의 마작을 창밖으로 던져버렸다. 그러면 또 검사조가 지나가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내려가서 그걸 주섬주섬 주어올라오는 친구도 있었다. 일일이 다 렬거하지 않고 졸업사진이 없는 반으로 종지부를 찍는다.

 

    선생님은 술도 잘 사주셨다. 5.4청년절 같은 때에도 한개 반 전체를 초대한다는 게 쉬운일이 아니다. 맥주를 어디 한두병만 마시는 청춘들도 아니고 20여명을 배불리게 하려면 한달 로임이 다 날아갔을 수도 있다. 이건 선생님이 주동적으로 불러서 사주시는 거고 우리가 시도때도 없이 댁에 들이닥쳐서 얻어마신 맥주까지 하면 일일이 셀 수가 없다. 

 

    술이라면 고중때 담임선생님과도 적지 않게 마셨다. 설마다 선생님집을 찾았는데 잘 포장하면 설인사고 목적의도를 밝히자면 술마시는 멋에 갔을지도 모른다. 사모님도 아주 후더운 분이셔서 안주도 한상 가득 차려주셨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아서는 안된다는데 우리는 발찍하게도 학생 신분에서 선생님과 잔을 부딪치며 홀짝거렸다. 그러다가 북경에 오고난 뒤에도 설명절과 교사절에는 전화를 드렸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열정”이 식어갔다. 한해를 건너뛰고 나니 그 다음해부터는 중뿔난 것 같기도 해서 전화를 드리지 않은 게 지금까지 쭉 련락을 드리지 못하고 있다. 재작년에 동창회 때 만나니 그렇게 반가워하시는데 이제 술은 딱 한잔밖에 못하신다. 우리와 똑같은 량으로 잔을 비우시던 선생님이셨는데 세월은 비껴가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학교 때에 화학선생님이 그렇게 큰 주량이 있었을 줄을 몰랐다. 그때에는 처녀선생님이라 우리하고 나이 차이도 얼마 되지 않았다.  학생들이 말을 듣지 않으면 분필을 내려놓으며 새침한 표정으로 삐치기도 했다. 사회에서 만났더면 그냥 누나다. 그런데 엄연하게 선생님이시라 감히 한잔하자는 말을 못했던 것이 아쉽기도 하다. 몇해전에 고향에 갔다가 오랜만에 련락을 드렸더니 밤중에 나오셨다. 그날은 이런저런 학교 때 얘기를 하면서 새벽까지 달렸다. 

 

    그런데 나는 왜 신성한 교사절을 주제로 해도 술을 떠나지 못하는 걸가.

 

    지난주 토요일  “달팽이 약속”에서 삼송이가 선생님들을 실명제로 해서 글을 썼던데 참 보기 좋았다. 그 글을 읽은 선후배들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나도 어지간히 진중한 모습을 보여야 되는데...

중국조선어방송넷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704
  •   최근 길림성교육청은 성급 시범성 유치원 공시를 발부했다. 유치원과 탁아소 자체평가, 현급점검, 시급추천, 성급평가를 거쳐 40개 유치원을 성급 시범성 유치원으로 선정했고 공시기간은 2021년 12월 8일부터 14일까지이다.     인민넷 조문판 
  • 2021-12-10
  • 2021년이 막바지 단계에 들어섬에 따라 대학생들의 겨울방학도 한걸음 가까워졌다 길림성 부분적 대학교는 2022년 겨울방학 포치와 휴식시간을 공개했다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방학시간 길림대학 1월10일 동북사범대학 1월15일 연변대학 1월10일  
  • 2021-12-06
  •   교원법수정 앞두고 새 변화 기대 일전에 교육부는 (이하 ‘초안’으로 략칭)을 공포하여 사회대중들을 향해 의견을 청취했다. 현행 교원법은 1993년에 제정되였는데 이미 30년여년이 지났다. 교원대오 규모, 품질, 구도에 모두 거대한 변화가 발생했고 전임교원 총수가 1097.89만명에서 1792.97만명으로 ...
  • 2021-12-02
  •   일전에 쌍둥이형제가 각기 전자과학기술대학과 사천대학에서 ‘동시에’ 북경대학 연구생으로 보층추천되였다. 이 형제는 하북 석가장에서 왔는데 2018년 대학입시 리공류 중점대학 점수선이 511점일 때 형 리세건은 667점으로 전자과학기술대학에 합격하고 동생 리세곤은 654점으로 사천대학에 합격했다...
  • 2021-12-01
  • 11月21日,记者从延边州教育局了解到,11月22日(星期一)全州8县市农村学校调休,校车停驶。共涉及124所农村学校、214台校车、21556名学生。   分别为:敦化市30所学校停课、80辆校车停驶,涉及学生12986人。延吉市3所学校停课、6辆校车停驶,涉及学生204人。图们市3所学校停课、9辆校车停驶,涉及学生601人。龙井市...
  • 2021-11-22
  •   10월 중순이래 20여개 성(자치구, 직할시)에서 잇달아 2022년 대학입시 신청사업을 가동했으며 일부 성(자치구, 직할시)의 예술류 수험생 신청사업도 동시에 가동되였다. 각지 대학입시신청에는 어떤 특징이 있는가? 대학입시정책에는 어떤 새로운 변화가 있는가? 여러 지역 2022년 대학입시 신청사업 가동 10월 중...
  • 2021-11-19
  • 11월 15일, 연길시 2021년 혜민실사 순방 취재가 가동된 가운데 2022년 연길시에서는 제15, 16, 17, 18 등 4개의 공립유치원을 건설해 투입 사용 될 계획이라고 연길시교육국은 피로했다. 15일, 기자가 찾은 연길시 제15유치원 프로젝트 건설 현장은 로동자들이 한창 실내의 창문 틀을 고정하며 시공을 다그치고 있었다. 연...
  • 2021-11-18
  •   최근 산발적 전염병상황의 영향을 받아 여러 곳의 대학교들에서 겨울방학 시간을 앞당긴다고 선포했다. 적지 않은 대학교들에서는 겨울방학 시간을 5~14일 앞당겼으며 또 일부 대학교들에서는 12월 하순부터 겨울방학을 시작하게 된다. 여러 대학교 겨울방학 앞당긴다고 명확히 밝혀 최근 하남, 흑룍강, 길림, 료녕...
  • 2021-11-17
  •   11월 13일, 국무원 련합예방통제기제는 소식발표회를 소집하여 겨울봄철 전염병예방통제사업을 진일보 잘할 데 관한 상황을 소개했다. 회의에서 교육부 전염병예방통제사무실 주임, 체육위생예술교육사 사장 왕등봉은 올해 9월 교육부에서는 통지를 발부하여 각지 각 학교에서 전염병예방통제 요구와 속지의 정책배...
  • 2021-11-16
  •  최근 재정부, 교육부가 “2021년 학생자금지원보조경비예산(제2진)에 관한 통지”를 발표하고 학생자금지원보조경비예산 총 89억원을 조달해 군복무를 한 대학생들을 상대로 교육자금지원정책을 리행하기로 했다.         교육자금지원대상:     전일제...
  • 2021-11-16
‹처음  이전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