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달팽이 약속 선생님의 기억이 스칠 때마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20년9월21일 08시29분    조회:1437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글 사송이  · 방송 구서림

 

 

 

     교수로 있는 친구들이 많다. 해마다 교사절은 오는데 번마다 한살을 더 먹어서 만난다. 아직은 초가을인데 벌써 겉옷을 걸치고 온 친구가 있다. 날씨가 차단다. 짠하다. 옆에 같이 온 젊은 친구는 아직 반팔인데 말이다. 

 

    선생님들의 사무실에는 학생들이 선물한 꽃들로 가득하고 경축은 친구들과 함께 한다. 우리가 자주 가는 단골집이 있다. 중요한 날인데 자리가 없을가봐 사흘전부터 예약을 해놓은 친구가 있다. 외국 생맥주가 맛있는 집이다. 날이 날인지라 이날은 1000cc짜리 큰잔으로 시작했다. 이 잔은 드는 게 아니고 안고 마신다는 게 더 적절할 것 같다. 마시면서 눈을 내리깔면 잔에서 내려가고있는 맥주의 액체표면이 보인다. 얼마 마셨다는 걸 장악하기도 편리하다. 세잔을 마시면 6병의 량이다. 

 

    “명절을 축하합니다!”

 

    “나는 일년 가도록 이날만 바라고 사는데...”

 

    시종 일관 회식자리는 웃음이 떠날 줄 모른다.  

 

    “술도 술이겠지만 나는 번마다 이런 웃고떠드는 분위기가 좋더라”

 

    교수에 언론에 개인사업을 하는 친구들이 모이지만 심각한 국제정세나 심오한 학술분위기는 이 자리에 나타나면 안된다. 굳이 그런 “고급적인” 화제가 아니더라도 할 말이 끝이 없다. 우리 스스로도 궁금해한다. 만날 만나는데 무슨 그렇게 할 말이 많고 시간 가는 줄 모를가. 

 

    오전에는 청도에 계시는 담임선생님께 전화를 드렸다. 일년에 딱 두번 하는데 설과 교사절이다. 선생님은 오래전에 북경을 떠나서 공기 좋고 바다가 이쁜 청도에 정착하셨다. 

 

    “강의는 지금도 나가십니까?”

 

    “안하겠다는데 자꾸 나오라네.”

 

    “그냥 집에 계시기보다 종종 나가시는 것도 좋죠.”

 

    “그래, 강의가 끝나면 낚시도 하고 그러네. 10여근씩 되는 큰 고기들이 잘 올라와서 기분이 좋구만”

 

    선생님은 낚시에 대한 애착이 보통이 아니시다. 전에는 바다낚시를 즐기셨는데 이제 바다에서 고기가 잘 잡히지 않아서 민물에서 하신다고 한다. 낚은 물고기는 관리하는 사람들이 한근에 10원씩 다시 사들인다고 하니 큰고기를 많이 잡아도 부담스러운 일은 없다. 낚시는 손맛이라고 했으니 잡는 과정이 중요하지 잡은 고기의 거취는 알 바 아니다. 

  

    선생님은 우리가 입학해서부터 옹근 4년동안 담임을 맡으셨다. 지금은 다 그렇게 하지만 그때로서는 4년간 담임이 바뀌지 않은 건 우리가 처음이였다. 다들 개성이 독특한 반을 맡아서 선생님은 속도 적지 않게 썩이셨다. 입학해서 얼마 안 돼 다른 반 애들하고 싸우기도 하고 자전거 앞바구니에 술병을 달고 교문으로 들어오다가 학생처장하고 맞붙기도 했다. 숙소에서 마작을 놀면 안되는데 그것도 빼놓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학교에서 숙소마다 돌아다니며 검사한다는 정보가 있었는지 선생님이 밤중에 급하게 찾아오셔서 우리가 한창 열을 올리고 있는 상우의 마작을 창밖으로 던져버렸다. 그러면 또 검사조가 지나가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내려가서 그걸 주섬주섬 주어올라오는 친구도 있었다. 일일이 다 렬거하지 않고 졸업사진이 없는 반으로 종지부를 찍는다.

 

    선생님은 술도 잘 사주셨다. 5.4청년절 같은 때에도 한개 반 전체를 초대한다는 게 쉬운일이 아니다. 맥주를 어디 한두병만 마시는 청춘들도 아니고 20여명을 배불리게 하려면 한달 로임이 다 날아갔을 수도 있다. 이건 선생님이 주동적으로 불러서 사주시는 거고 우리가 시도때도 없이 댁에 들이닥쳐서 얻어마신 맥주까지 하면 일일이 셀 수가 없다. 

 

    술이라면 고중때 담임선생님과도 적지 않게 마셨다. 설마다 선생님집을 찾았는데 잘 포장하면 설인사고 목적의도를 밝히자면 술마시는 멋에 갔을지도 모른다. 사모님도 아주 후더운 분이셔서 안주도 한상 가득 차려주셨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아서는 안된다는데 우리는 발찍하게도 학생 신분에서 선생님과 잔을 부딪치며 홀짝거렸다. 그러다가 북경에 오고난 뒤에도 설명절과 교사절에는 전화를 드렸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열정”이 식어갔다. 한해를 건너뛰고 나니 그 다음해부터는 중뿔난 것 같기도 해서 전화를 드리지 않은 게 지금까지 쭉 련락을 드리지 못하고 있다. 재작년에 동창회 때 만나니 그렇게 반가워하시는데 이제 술은 딱 한잔밖에 못하신다. 우리와 똑같은 량으로 잔을 비우시던 선생님이셨는데 세월은 비껴가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학교 때에 화학선생님이 그렇게 큰 주량이 있었을 줄을 몰랐다. 그때에는 처녀선생님이라 우리하고 나이 차이도 얼마 되지 않았다.  학생들이 말을 듣지 않으면 분필을 내려놓으며 새침한 표정으로 삐치기도 했다. 사회에서 만났더면 그냥 누나다. 그런데 엄연하게 선생님이시라 감히 한잔하자는 말을 못했던 것이 아쉽기도 하다. 몇해전에 고향에 갔다가 오랜만에 련락을 드렸더니 밤중에 나오셨다. 그날은 이런저런 학교 때 얘기를 하면서 새벽까지 달렸다. 

 

    그런데 나는 왜 신성한 교사절을 주제로 해도 술을 떠나지 못하는 걸가.

 

    지난주 토요일  “달팽이 약속”에서 삼송이가 선생님들을 실명제로 해서 글을 썼던데 참 보기 좋았다. 그 글을 읽은 선후배들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나도 어지간히 진중한 모습을 보여야 되는데...

중국조선어방송넷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704
  • 7월 1일부터 전시 범위내에서 교육분야의 부패와 작풍 문제를 처리하는 업무가 전개된 가운데 시규률검사위원회와 시교육국에서는 교육 분야의 두드러진 문제를 근원에서부터 처리하여 깨끗하고 공정한 교육환경을 조성하는데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다.   새 학기가 시작되자 시교육국은 《2020년 가을학기 개학기간 및...
  • 2020-09-19
  •   9월 10일, 단동시조선족중학교 박연옥 교사가 ‘시우수교사’ 영예를 수여받았다.   단동시제4중학교에서 진행된 이날 ‘단동시교육국 2020년 교사절 경축 및 단동시 교육계통 선진집체와 선진개인 표창대회&rsqu...
  • 2020-09-16
  • 2020年我省专科批次网上志愿填报即将开始。考生可凭本人高考报名序号和自行设置的密码登录“吉林省普通高等学校招生填报志愿平台”,在9月13—14日9:00–16:00网上填报志愿。填报志愿网址为:https://gkzy.jleea.com.cn 我省高考按报考科类分普通类(文史、理工)、艺术类(艺术文、艺术理)、体育类(...
  • 2020-09-14
  • “受台风影响,孩子这周一周二停课两天,周末补课吗?”9月11日,延吉市民王女士拨打延边晨报新闻热线2900119热线电话,询问周末是否上学?她称,孩子今年上小学二年级,暂时没接到学校的通知,所以想打听一下。   记者联系延吉市教育局相关部门了解到,这周六(9月12日)全市初中、高中补课一天;小学下周...
  • 2020-09-11
  • 전주 광범한 교육사업자들에게:   금빛 가을의 9 월은 향기롭고 과일이 주렁집니다. 제36번째 교사절에 즈음하여 주 교육국은 교육전선에서 부지런히 일하고 있는 광범한 교원, 교육사업일군들과 리퇴직 교직원들에게 명절의 축하와 진지한 문안을 드립니다!    장기적으로 교육사업의 개혁과 발전을 관심하...
  • 2020-09-10
  • 중국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와 19기 2중, 3중, 4중회의정신을 관철하고 교육비수금 관리체계와 관리능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하여 교육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재정부, 국가시장감독총국, 국가신문출판서는 "교육 수금 관리를 진일보 강화하고 규범화할데 관한 의견"(약칭"의견")을 연구제정했다. 일전에 교육부 등 5개...
  • 2020-09-07
  • 올해 10호 태풍 “해신” 방어 관련 사업을 잘하기 위해 주교육국에서는 6일 통지를 발부하여 7일과 8일 전 주 모든 학교에서 휴교하고 학교뻐스 운행을 중단하는 등 조치로 교원과 학생들의 안전을 확보할 것을 요구했다. 통지는 다음과 같이 요구했다. 각급 각 류 학교에서는 즉시 행동에 나서 태풍 방어사업을...
  • 2020-09-07
  • 6일, 연변대학 교문이 하루 종일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얼마만의 등교인가! 가을학기 교육교수와 전염병 방역사업을 잘할 데 관한 교육부의 통지정신과 ‘교육교수 질서를 전면 회복할’ 데 관한 상급부문의 관련 요구에 비추어 연변대학에서 이날 2020-2021학년 가을학기 첫기 귀교 학생들을 맞이한 ...
  • 2020-09-07
  •               제7화 학생들을 춤추게 하는 선생님     오늘 소개할 주인공은 훈춘시 제5중학교 8학년6반 담임을 맡고있는 박향란 교원입니다. 어렸을때부터 반급친구들에게 문제풀이를 설명해주기 좋아했...
  • 2020-09-07
  • [사진=HalfPoint/gettyimagesbank]세상 모든 부모는 아이가 행복한 인생을 살기를 희망한다. 또 기왕이면 보다 나은 경제적·사회적 지위를 획득하기를 바란다. 안타깝게도 오늘날 사람들의 행복감은 비약적인 경제성장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이는 '성공한 삶'의 척도가 그 과정보다 결과물에 초점이 맞춰...
  • 2020-09-06
‹처음  이전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