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내 고향은 지금(11)]“석달만 농사 지으면 되는데 왜 한국 갑니까?”
조글로미디어(ZOGLO) 2018년6월25일 14시53분    조회:1312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개혁개방 40주년 기념 특별기획―‘내 고향은 지금(11)’[서란편―신선촌]

 

날마다 이른새벽 다섯시면 논물을 관리하러 논에 나오는 박영철 툰장.

-호안강변의 마지막 조선족농사군 박영철의 논밭사랑

“중국에서 농사를 지으면 석달만 바짝 일해도 1년 수입을 다 벌 수 있는데 왜 굳이 한국에 갑니까? 게다가 논도 내거라서 누구의 눈치든 볼 필요가 없고 삯군을 고용해 쓰다보니 스스로 고된 로동을 할 필요도 없을 뿐더러 떵떵거리며 큰소리도 칠수 있고 말입니다.”

신선툰의 유일한 조선족농사군 박영철(朴永哲)이 심드렁해 내뱉은 말이다.

길림신문사 한정일 부총편(왼쪽 세번째)의 취재를 받고있는 박영철 툰장(왼쪽 사람).

박영철은 모아산기슭, 호안강변에 자리잡은 서란시 신안향 신선촌 신선툰의 툰장이다. 64세 말띠인 그는 툰에서 ‘막내’이고 유일한 남자로동력이다.

최근 년간 급격한 인구감소로 인해 신안향에 있던 신안촌, 리화촌, 룡두산촌, 회방촌 등 4개 촌은 향소재지에 있는 신선촌에 합병되였고 원래의 다섯개 촌은 현재 모두 툰으로 되였다. 여러 개 자연툰이 직경 30리내에 삼삼오오 흩어져있다.

신선촌에는 지난 세기 20~30년대에 우리 선조들이 피땀을 쏟으며 일구어놓은 논이 600헥타르, 그중 신선툰에는 도합 50헥타르가 있다. 그중 조선족이 부치는 논은 촌 경작지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박영철내외가 부치는 고작 5헥타르가 전부다. 남은 595헥타르는 근 200가구의 타민족 농민들에게 넘겨진지 오래 됐다.

출국바람이 불면서 조선족농민들이 한국으로 떠나기 전에 논을 부랴부랴 헐값에 넘기다보니 신선툰의 논 임대료는 무(1000평방메터)당 고작 700원에 불과하다. 이는 주변 향진과 비교할수도 없이 저렴한 가격이다. 평안진 일부 촌의 임대비용 1700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뿐더러 같은 촌에 있는 회방툰의 1100원의 절반나마 되는 가격이다. 게다가 무당 200원씩 내려오는 국가의 농업직접보조금도 논을 부치는 사람들에게 지급되고있다.

서란시 신안향 신선촌 신선툰의 ‘막내’이고 유일한 남자로동력인 64세 박영철 툰장.

그 뿐만이 아니다. 촌민들이 출국하면서 집에다 집터까지 얹어서 헐값에 타민족들에게 넘기다보니 이젠 마을에 돌아오고싶어도 귀향민들을 받아줄 집마저 없는 형편이다. 그러다보니 최근 년간 한국에 갔다가 고향마을에 돌아오는 사람은 거의 없고 그대신 서란시내에 아빠트를 구매하여 사는 사람은 오히려 늘고있다. 현재 툰에는 조선족가구가 박영철네를 포함하여 4가구뿐, 그외에 몇해전 룡두산툰에서 이사해온 촌지부서기 강일남(63세)을 포함하여 외래 조선족호가 5가구 있다.

신선촌에 조선어 영업집 간판이라고는 받침 하나가 떨어져나간 불고기맥주집 하나만 달랑 남아있다.

과거 향의 중심거리에 조선족들이 운영하는 식당, 상점, 노래방들이 호황을 맞던 일은 력사의 한페지로 되여버린지 오래 됐고 조선어간판이라고는 받침 하나가 떨어져나간 불고기맥주집 하나만 달랑 남아있다.

박영철은 새벽 4시에 일어나면 마을 남쪽과 북쪽에 각각 2.5헥타르좌우씩 나눠져있는 논에 논물관리를 나간다. 매일 평균 3만 5천보이상 걷는다며 박영철은 스마트폰을 꺼내서 보여준다. 하지만 일년에 이런 농망기는 고작 3개월뿐이란다. 대부분 농사를 삯군들이 하고 본인은 감독만 하면 되지만 한해 농사 순수입 8만원은 올릴수 있다고 한다.

논물관리에 나선 박영철 툰장과 강일남 촌지부서기.

촌의 강일남서기의 소개에 따르면 박영철은 벼농사기술이 뛰여나고 부지런하기에 마을의 논물관리를 맡았는데 마을 논을 다루고있는 타민족 농민들은 논농사에 애로가 있거나 문제가 생기면 그를 찾아 해결하기에 급시우로 불리운다. 결국 신선툰 전반 논농사의 파수군인 셈이다.

농한기 여유시간이 많으니 해마다 6월부터 마을에서 10리 떨어진 서산에 올라가 천마, 버섯, 호두 등을 채집하는데 장사군들이 차를 몰고 와서 현장에서 수구, 부업수입도 톡톡하다.

서란시 신안향 신선촌 신선툰의 ‘막내’이고 유일한 남자로동력인 박영철 툰장과 안해 동미옥씨.

매달 4일, 14일, 24일이면 향소재지 중심거리에서는 장마당이 펼쳐진다. 장사군들속에 어눌한 한어로 “사구려!”를 부르는 한 녀인이 있다. 바로 박영철씨의 안해 동미옥(61세)씨다.

처녀때 고향인 룡정시 로투구진에서 신선촌에 살고있는 친오빠네 집에 놀러 왔다가 우연하게 만난 순박한 청년 박영철과 인연이 혼인으로 이어져 신선촌에 눌러앉은지가 근 40년이 되였다.

동미옥은 남편이 철마다 손수 뜯어오고 캐온 천마, 버섯, 호두와 강에서 잡아올린 물고기 그리고 터밭에 심어 키운 남새 등을 향 중심거리에서 펼쳐지는 장날마다 갖고나가서 판다. 조선족으로서는 유일한 장사군인 그녀에게 “돈 몇푼 되지도 않는데 부끄럽지 않냐?”고 푸념하는 조선족 이웃들이 간혹 있다. 그때마다 “남들처럼 한국에 가서 목돈을 버는것도 아닌데 한푼이라도 더 모을수 있을때 모아야지요.”라고 대수롭지 않게 대꾸하는 그녀는 “마실을 나가려 해도 이웃에 조선족이 없다보니 타민족 아낙들과 어우려져 그들속의 일부분이 된지 오래 됐다.”고 말했다.

근 반세기동안 벼농사를 해오며 뼈가 굵어진 다부진 몸매의 박영철도 이젠 허리가 휘기 시작했다.

“농사는 올해까지만 지을거다.”

이는 박영철이 항상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근 반세기동안 벼농사를 해오며 뼈가 굵어진 다부진 몸매의 박영철도 이젠 허리가 휘기 시작했다.

서란에 사는 맏딸, 절강성 의오에 사는 둘째딸, 귀주성 귀양에 있는 아직 미혼인 셋째딸까지 “이젠 농사일를 접고 걱정 말고 편히 쉬라”는 딸들의 세박자 잔소리도 질릴 때가 됐다.

하지만 “내가 몇해만 더 늙어서 진짜로 농사를 지을수 없게 되면 이 툰의 경작지는 전부 타민족의 손에 넘어갈 것이고 우리 선조들이 어렵게 일구어놓은 논농사의 대가 끊길 게 뻔하다. 그래서 더욱 포기할수가 없는 것 같다.”

모아산기슭, 호안강변의 조선족 논농사의 파수군-박영철이 투박하게 내뱉은 말이 듣는 이들의 코끝을 찡하게 만든다.

길림신문/유경봉 한정일 기자, 배영춘통신원

 

본사 유경봉기자(오른쪽 두번째)와 배영춘통신원(왼쪽 첫번째) 등의 취재를 받고있는 박영철 툰장.

근 반세기동안 벼농사를 해오며 뼈가 굵어진 다부진 몸매의 박영철도 이젠 허리가 휘기 시작했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070
  •  (흑룡강신문=하얼빈) 하얼빈시발전개혁위원회에 따르면, '흑룡강과 내몽골 동북부지구 연변 개방 개발 기획'(黑龙江和内蒙古东北部地区沿边开发开放规划)이 최근 국무원의 비준을 받아 국가 발전개혁위원회로부터 정식 하달되였다. '기획'은 하얼빈을 연변 개발 개방 중심 도시로 인정, 동북아지역 중심...
  • 2013-09-11
  • 10일, 전 성 계량사업발전 TV 회의가 장춘에서 있었다. 회의에서는 우선 지난 몇년간 우리 성 계량사업발전에 대해 충분히 긍정했다. 하지만 우리 성 계량사업은 아직까지 비교적 익숙치 못한 부문으로 기술기구나 체계가 불완전한 실정이라고 하면서 향후 계량기기 및 측정설비 등 조건에서 부단히 발전과 혁신을 가져와야...
  • 2013-09-11
  • 10일, 전 성 “질량월”(质量月)활동의 주제와 더불어 질량관리와 산업에 관한 전문강좌 TV회의가 장춘에서 있었다. 이날 회의에는 심수해왕집단그룹 총재 진사민이 “질량관리와 산업발전의 향상”이라는 과제로 강연의 서막을 열었다. 성상무위원회 위원이며 부성장인 진위근은 “민생과 직접적...
  • 2013-09-11
  • 유엔개발계획서《대도문창의》비서처 최훈주임 /사진 김영화기자 9월 8일 기자는 훈춘시에서 제2회 《대도문창의》동북아관광심포지엄에 온 유엔개발계획서 《대도문창의》 비서처 주임 최훈을 만나 다국적관광에 대한 훈춘의 작용과 중요성 그리고 《대도문창의》관광심포지엄이 다국적관광에 끼치는 영향 등에 대한 견해...
  • 2013-09-10
  • “10대 혜민공사”사업의 일환으로, 민생사업의 초점으로 주목받고있는 우리 주 온난주택공사가 순항을 보이고있다. 올해 우리 주 온난주택공사의 총계획개조면적은 2394만 8400평방메터인데 개조범위에 포함되는 건축열계량 및 에너지개조 시공면적은 134만 9500평방메터이다. 지금까지 도관망개조 91.97킬로메...
  • 2013-09-10
  • 전 주적으로 창업고조를 불러일으키고 민영기업의 발전을 추진하는 마당에 창업인들과 민영기업인들을 위해 만남의 장을 마련해 귀국자들의 자원통합(资源整合)을 시도하고있는 연길해외귀국자창업협회의 활략이 돋보인다. 얼마전 연길해외귀국자창업협회에서 조직한 "자원통합 연변꿈 실현" 활동에 참가한적이 있는데 필자...
  • 2013-09-10
  •     올해 연남로 확장개조공사 구역에는 연남로 립체교로부터 건공거리 구간도로가 포함되는데 9월말에 전부 완공되며 이 구역의 교통환경을 크게 개선하게 될 전망이다. 연변인터넷방송 허청송기자
  • 2013-09-10
  • -제2차《대두만강제안》동북아관광포럼 훈춘서 개최 제2차《대두만강제안》동북아관광포럼 대회장 질의와 답변으로 진지하다 . 8일, 유엔개발계획서 《대두만강제안》비서처와 길림성관광국에서 주관하고 훈춘시인민정부에서 주최한 제2차《대두만강제안》동북아관광포럼이 훈춘홍국국제호텔(红菊国际大厦)에서 거행되였다...
  • 2013-09-09
  • 조선족기업가들의 상담을 지지해나선 신봉철회장(오른쪽 두번째)을 포함한 진흥총회 회장단. 9월 6일, 《제9회 중국-동북아박람회》의 일환으로 장춘 화천대호텔에서 개최된 《제2회 동북아 상협회 국제협력회의 및 중외상협회 도킹회의, 경제무역항목협력상담회》에 길림성내의 조선족기업들이 파트너찾기에 분분히 나섰다...
  • 2013-09-09
  •     차세대 녀성기업인을 발굴, 육성하기 위한 글로벌차세대녀성CEO양성워크샵이 9월 6일 오후 장춘차세대교육훈련센터에서 있었다. 제1회동북아녀성기업인포럼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워크샾은 녀성 창업희망자들에게 실질적 도움 및 동기 부여를 목적으로 1박2일의 일정으로 진행하게 된다. 워크샵은 글로벌여...
  • 2013-09-07
‹처음  이전 402 403 404 405 406 407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