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News1
"11월말 새로운 주주이익 환원정책 내놓을 것"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삼성전자의 3세 경영 시대가 본격 개막했다.
27일 오전 서울 서초 삼성사옥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48기 임시주주총회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2008년 4월 이건희 회장 퇴진 이후 8년여 만에 오너가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지는 등기이사로 등재됐다. 이재용 부회장 입사 25년만이자 2014년 5월 10일 이건희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후 901일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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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미룰수 없었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인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공식적인 경영참여를 더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해 등기이사 선임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권 부회장은 "이재용 부회장이 최고운영책임자로서 수년간 경영전반에 대한 폭넓은 경험을 쌓았고, 지난 2년간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도 실적 반등과 사업재편을 이끄는 등 경영자로서의 역량과 자질을 충분히 보였다고 평가해 이사로 추천했다"고 자격이 충분함을 강조했다.
이어 "이 부회장이 이사에 선임되면 이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해 회사의 글로벌 위상을 더욱 강화하고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이 부회장은 당장 이날부터 등기이사로서 활동을 시작한다. 앞으로 이사회에 정식 멤버로 참석하게 된다.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대표이사 선임, 자산 처분과 양도, 투자계획 집행, 법인 이전설치 등 중대 결정을 하게 되며 이에 따른 민형사상 책임도 진다. 이 부회장은 다른 사내이사처럼 부문장 직함을 갖지는 않고 총괄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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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짐 안고 첫 발…"11월말 새 주주이익 환원정책발표"
삼성전자 등기이사로 등단하는 이 부회장 어깨는 어느때보다 무겁다.
30조원의 특별배당과 지주회사체제 전환 등을 요구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측의 공세가 부담인데다,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 발화사건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가 훼손됐다. 삼성전자와 외부 전문기관에서 발화원인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지만 아직 원인은 불분명하다.
이날 주총에서 신종균 대표이사 사장은 갤럭시노트7 발화원인과 관련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발화원인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말해 규명에 시간이 더 걸릴 것임을 시사했다.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신사업을 키우고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는 일도 그의 몫이다. 이날 주총에서는 프린팅사업부를 미국 휴렛팩커드에 10억5000만달러에 매각하는 안도 승인됐다.
이재용 체제로 전환하면서 새로운 지배구조와 이익환원에 대한 주주들의 갈망도 커지고 있다. 이날 있었던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는 새로운 주주이익 환원방안을 11월말까지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재용 부회장이 이끄는 '뉴삼성'의 또다른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이명진 삼성전자
IR 전무는 27일 진행된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특별자사주 매입 소각 프로그램을 지난달 완료했다"며 "현재 회사는 2015년 주주환원 잔여재원 활용 방안을 포함해 전반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전무는 이어 "현재 잔여재원은 자사주 매입 소각에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며 이를 포함한 전반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11월 말까지 공유하도록 할 것"이고 덧붙였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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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은…
경복고와 서울대를 졸업하고 23세였던 1991년 12월 삼성전자 공채 32기로 입사했다. 입사 직후에는 바로 유학길에 올라 회사생활을 하지는 않았다.
이 부회장은 2001년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보로 처음 경영에 참여했다. 이후 2003년 상무, 2007년 최고고객책임자(
CCO) 겸 전무에 올랐다. 2009년에는 최고운영책임자(
COO) 겸 부사장, 2010년 사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입사 21년만인 2012년 말 삼성전자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일본 게이오기주쿠 대학과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공부한 이력으로 일본어와 영어에 능통하며 일본과 미국 산업에 대한 이해가 깊다. 앞서 이 부회장은 2004년 삼성전자가 소니와 합작해 설립한 세계 최대
LCD 회사인 S-
LCD의 등기이사를 맡기도 했다. 당시 소니와의 합작 성사에 이 부회장이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경영에 참여하며 쌓은 화려한 글로벌 인맥은 이 부회장의 소중한 자산이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넓히는데 각별한 공을 들여왔다.
매년 미국 아이다호 선밸리서 열리는 '앨런 & 코 콘퍼런스'에 참석해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래리 페이지 구글 창업자 등
IT 거물들과 우정을 다져왔다. 이탈리아 피아트크라이슬러(
FCA)의 지주회사인 엑소르(
Exor)의 사외이사로도 활동 중이며, 중국 '보아오포럼'에서도 상임이사를 맡고 있다.
이 부회장은 겸손한 성품에다 전용기를 타지않고 과도한 의전 수행을 싫어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부회장의 실용주의적 성격을 엿볼 수 있는 단면으로 통한다.
이 부회장은 앞서 지난해 5월 삼성전자 회장 타이틀만 남기고 문화재단, 공익재단 이사장 등 부친 이건희 회장이 맡고 있던 공식 직함 3가지 가운데 2가지를 이어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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