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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 삼겹살' 업계 발칵 뒤집은 카이스트 출신 청년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4월10일 08시26분    조회:1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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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신선 돼지고기 팝니다 … KAIST 출신, 과학영재의 변신
‘정육각’ 김재연 대표. KAIST를 졸업한 그는 미국 유학을 앞두고 ‘초신선’ 콘셉트를 내세운 돼지고기 온라인몰을 창업했다. 왼쪽 아래 사진은 도축일자를 표기한 ‘정육각’ 삼겹살 포장으로, 마트 삼겹살과 달리 표면이 울퉁불퉁한 게 특징이다. [김경록 기자]

‘정육각’ 김재연 대표. KAIST를 졸업한 그는 미국 유학을 앞두고 ‘초신선’ 콘셉트를 내세운 돼지고기 온라인몰을 창업했다. 왼쪽 아래 사진은 도축일자를 표기한 ‘정육각’ 삼겹살 포장으로, 마트 삼겹살과 달리 표면이 울퉁불퉁한 게 특징이다. [김경록 기자]

중학교 조기 졸업 후 한국과학영재학교를 나와 KAIST에서 응용수학을 전공했다. 그리고 미국 국무부 장학생 선발까지. 엄친아다. 그런데 미국 유학을 8개월 앞둔 2015년 말 돌연 돼지고기를 팔겠다고 했다. 부모는 유학을 앞둔 아들이 잠시 재미 삼아 해보는 것이라 생각해 말리지 않았다. 하지만 8개월 후 아들은 미국행 비행기 대신 돼지고기 농장으로 향했다. 도축 후 1~4일 이내의 초신선 돼지고기를 판매하는 온라인몰 ‘정육각’의 김재연(27) 대표 얘기다.
 

축산물 유통 ‘정육각’ 김재연 대표
혼자 삼겹살 구워먹던 초등학생
미국 국무부 장학생 포기하고 창업
도축 후 7~45일 내 유통 방식 탈피
응용수학 전공 살려 시스템 개발
농장과 직거래해 소비자에게 판매
“유통기한과 맛은 별개” 지적도

벤처캐피털(캡스톤파트너스)에서 4억원의 투자를 받아 대전에 공장을 세웠고, 이젠 자사 온라인몰에 입점하라는 대기업 요청이 줄을 잇는다.
 
돼지 도매상과 농장주는 사업 초기 김 대표를 ‘조무래기’ 취급했지만 이젠 1주일에 1t씩 돼지고기를 사는 큰손이라며 반긴다. 원하는 사료로 돼지를 키워주는 지정 농장까지 생겼다.
 
김재연 대표(왼쪽)와 임직원들. 창업 1년만에 벤처 캐피털에서 4억 펀딩에 성공했다. [사진 정육각]

김재연 대표(왼쪽)와 임직원들. 창업 1년만에 벤처 캐피털에서 4억 펀딩에 성공했다. [사진 정육각]

질의 :수학 전공자가 축산업을 택한 이유는.
응답 :“돼지고기를 정말 좋아한다. 초등학교 2, 3학년 때부터 혼자 삼겹살을 구워 먹었다. 물론 처음부터 창업을 생각했던 건 아니다. 어느 날 친구 집에 삼겹살을 사갔는데 그 집 강아지가 내가 사간 삼겹살만 먹고 원래 친구네 집에 있던 삼겹살은 안 먹더라. 안심장보기앱으로 확인하니 내가 사간 건 도축한 지 20일 된 거였고 친구집에 있던 건 100일도 더 된 냉동고기였다. 강아지가 알아챌 정도면 사람도 알 수 있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도축장을 검색해 찾아갔다. 돼지 삼겹살 20㎏짜리 한 박스를 사다가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과 친구들에게 나눠 줬다. 반응이 좋아서 유학 가기 전 재미 삼아 잠시 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질의 :기존 돼지고기 유통과 어떤 차이가 있나.
응답 :“대형마트 냉장육은 진공포장 상태로 7~45일 동안 유통·판매된다. 우리는 도축 후 1~4일 내 고기를 판다. 돼지는 도축한 후 피를 빼고 스팀으로 소독해 발골 작업을 하는데 이 과정이 1~2일 정도 걸린다. 이후 3일 정도 영하 4~0도에서 비게를 굳힌다. 업계에서는 냉을 맞힌다고 한다. 돼지는 살이 연해 생육 상태로 썰면 비게 부분이 밀려서 울퉁불퉁하게 썰릴 수밖에 없다. 소비자들은 단면이 매끈한 고기를 선호한다. 그래서 이 과정을 거치는 거다. 우리는 이 과정을 없앴다. 그래서 우리 고기는 매끄럽지 않고 울퉁불퉁하다. 유통 단계도 줄였다. 보통 돼지고기는 원가가 한 달에 30% 오르내릴만큼 들쭉날쭉하다. 이 때문에 일반 업자들은 30% 내려갔을 때 매입해두는 데 우리는 고객이 주문하면 그날 매입해 판매한다. 또 일반적으로 서너 명의 중도매상이 끼는데 난 이 과정에서 가격이 높아지고 신선도가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농장과 직거래해 소비자에게 바로 판매한다.”
 
질의 :비쌀 때 사서 팔면 이윤이 적게 남을 텐데.
응답 :“공장 자동화 시스템으로 인건비를 낮췄다. 보통 정육업체의 인건비가 매출의 30% 수준이라면 우리는 자동화시스템으로 10%까지 낮췄다. 대학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전산이랑 연관돼 있는 응용수학을 공부했다. 그때 배운 코딩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실시간으로 고객이 주문한 데이터가 공장으로 가니 바로 대응 생산할 수 있다. 휴대전화 하나로 공장 시스템이 다 돌아간다. 예를 들어 대량 주문이 추가로 들어와 휴대전화로 입력하면 공장의 작업 순서가 바뀌어 대량 주문부터 출고할 수 있다. 시스템은 계속 개발 중이다. 앞으로는 작업하는 모든 고기 사진을 찍어 고객이 고기를 받기 전에 볼 수 있게 할 것이다. 그렇게 하면 고기 사진을 보고 비게 부분이 많아 교체해달라고 하면 발송 전에 교체할 수 있다.”
 
 

‘정육각’ 김재연 대표. KAIST를 졸업한 그는 미국 유학을 앞두고 ‘초신선’ 콘셉트를 내세운 돼지고기 온라인몰을 창업했다. 왼쪽 아래 사진은 도축일자를 표기한 ‘정육각’ 삼겹살 포장으로, 마트 삼겹살과 달리 표면이 울퉁불퉁한 게 특징이다. [김경록 기자]

질의 :악플도 많던데.
응답 :“우리에게 부정적인 포스팅이 많은 건 안다. 누군가는 45일이라는 유통기한을 굳이 5일로 줄인 이유가 뭐냐, 그래서 더 맛있다는 건 사기라고도 한다. 그런데 기분이 나쁘기는커녕 오히려 고맙다. 그걸 본 사람들이 궁금해서 한번 먹어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게 먹고 나면 우리 고기를 또 살 거다. 그만큼 자신 있다. 우리가 생산한 2050원짜리 삼겹살·목살과 마트에서 파는 프리미엄등급의 4590원짜리 삼겹살·목살을 비교한 서울대 교수의 품평 글도 봤다. 마트 걸 선택한 사람이 많았지만 둘을 구분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꽤 있었다. 우리 고기가 프리미엄급에 뒤지지 않는다는 얘기 아닐까.”
 
질의 :계속 삼겹살·목살만 팔 계획인가.
응답 :“삼겹살과 목살은 내가 자라면서 쭉 먹어본 거니까 자신이 있다. 축산일을 안 해본 내가 여러 부위를 파는 건 어렵다고 생각한다. 갈비만 해도 전용 기계가 필요하다. 국내에선 돼지고기 판매량의 70% 이상이 삼겹살·목살이어서 이것만으로도 경쟁력이 있다. 물론 삼겹살과 목살만 떼오면 비싸다는 건 단점이다.”
 
질의 :힘든 점은 ?
응답 :“축산업에 대한 인식이다. 지금은 부모님과 형 모두 내 일을 응원하고 홍보도 해주지만 처음엔 주변에서 ‘아들(동생) 유학갔냐’ ‘요즘 뭐하냐’는 질문에 주춤하셨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죄송했다. 한국은 여전히 축산업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본다. 아쉽다. ”
 
질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내세우면 가격을 더 높여도 될텐데.
응답 :“식품은 예외다. 우리 제품의 가격은 마트에서 파는 일반등급(삼겹살)과 비슷하다. 100g 기준 2000원 안팎이다. 주부들이 생각하는 돼지고기 가격 기준은 1800~2300원이다. 이 기준을 넘으면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다. 시중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파는 방향으로 가면서 맛을 높이는 게 우리의 목표다.”
 
질의 :앞으로의 계획은.
응답 :“올해 안에 정육식당 개념의 직영식당을 열 계획이다. 우리 고기를 직접 소비자들에게 맛보여 주기 위해서다. 이달부터 당일 도계한 닭과 당일 산란한 달걀도 팔 예정이다. 현재 600g 단위로 파는 고기는 300g 단위로도 판매하려고 한다. 초신선이라는 우리의 브랜드 정체성을 좀더 많은 사람에게 알렸으면 한다.” 
◆정육각
‘초신선’을 콘셉트로 내세우며 도축 후 1~4일 내 돼지고기만을 판매하는 온라인몰. 농장과 직거래해 ‘당일 매입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삼고, 실시간으로 고객이 주문한 데이터가 공장으로 직접 전달되는 자동화 시스템으로 운영한다. 올해 직영 식당 오픈 및 당일 도계한 닭과 당일 산란한 달걀도 판매할 계획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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