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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국 하림 회장 ‘1% 가능성만 있으면 도전 멈추지 말라’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6월11일 19시31분    조회:1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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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Y 한국 최우수기업가상 ◆


김홍국 하림 회장을 식품 사업으로 이끈 것은 '가족의 힘'이다.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외할머니가 사준 병아리 10마리로 농장주가 되는 꿈을 꿨다.

이후 닭과 돼지를 번갈아 사고팔면서 18세 때 자본금 4000만원으로 양계장을 차린다. 1978년 황등농장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농업 사업에 나서게 됐다. 승승장구하던 그는 1982년 돼지와 닭 가격이 폭락하면서 빚더미에 앉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언스트&영 최우수기업가상 시상식이 열린 모나코에서 만난 김 회장은 "돌이켜보면 항상 위기는 기회였고 1%의 가능성만 있으면 도전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며 "특히 주변의 반대가 있더라도 오너는 뚝심 있게 밀어붙일 필요가 있기 때문에 항상 외로운 자리"라고 강조했다.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과 같은 국제 스포츠 행사를 통해 닭고기 수요가 폭발했다. 특히 김 회장의 경영 이념 중 하나인 '삼장통합(농장-공장-시장)'으로 생산원가 절감과 품질 향상이 이뤄지자 하림은 성장가도를 달리게 된다. 

또 다른 성장 축은 관련 기업 인수·합병(M&A)이다. 김 회장은 "하림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기업만 인수한다는 게 제1 원칙이고 그다음이 '바닥'에서 M&A한다는 것"이라며 "언제나 시장 상황이 나쁠 때 M&A가 주춤하고 주변에서도 반대가 심한데 이때야말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하림그룹은 2001년과 2008년에 사료 생산 회사인 천하제일사료와 팜스코를 인수했다. 2011년에는 당시 세계 19위의 미국 닭고기 업체 앨런패밀리푸드를 인수해 업계 최초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주변 반대를 무릅쓰고 5000만달러를 투자했는데 이는 투자 대박으로 이어졌다. 김 회장은 "2013년 미국 경기가 회복되자 인수한 공장 가치가 치솟았는데 전체 공장 중 500만달러짜리 닭 부산물 공장 하나를 1년 반 만에 7배 이상 비싼 3800만달러에 팔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결정적 베팅은 2015년 팬오션이었다. 당시 규모 4조원에 불과한 하림이 자산 4조4000억원짜리 해운기업을 인수한다고 말이 많았다. 일부에선 "승자의 저주가 우려된다"는 말로 김 회장을 흔들었다. 그는 "팬오션이 매물로 나온 것은 팬오션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속해 있던 그룹(STX)의 조선소 부실이 원인이 됐다"며 "팬오션의 주력 선박인 벌크선은 장기 계약으로 꾸준히 돈이 들어오는 데다 원료에서 운송, 가공까지 하림그룹의 수직 계열화를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퍼즐 조각"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의 예고대로 '승자의 저주'는 없었다. 하림그룹의 지주회사로 올해 상장되는 제일홀딩스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팬오션 인수 당시 차입한 자금을 상환할 계획이다. 인수 당시 200%가 넘던 팬오션 부채비율은 작년 말 69%까지 낮아졌다. 

김 회장은 "7월 중에 남아 있는 팬오션 관련 차입금 3300억원을 상환해 인수 2년 만에 각종 우려를 지우게 됐다"며 "일반 기업 경영은 전문경영인이 잘할 수 있지만 이 같은 M&A를 통한 성장은 기업 오너가 책임지는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10조원 규모 그룹 수장에 이어 한국의 최우수기업가상까지 받게 된 비결에 대해 묻자 김 회장은 "늘 위기와 싸우면서도 항상 긍정적 사고를 하는 게 필요하다"며 "축산 파동, 조류인플루엔자와 같은 불가항력적인 변수와 맞설 때도 작은 목표부터 차근차근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늘상 세계 최대 규모 농업기업 '카길'을 꿈꾼다는 김 회장은 "현재 매출 중 해외 비중이 25% 수준인데 이를 장기적으로 75%까지 높일 것"이라며 "네덜란드처럼 국내 기업가들은 작은 내수 시장보다는 국외 시장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하림의 '일감 몰아주기'와 '편법 증여' 논란에 대해서도 선을 분명히 그었다. 김 회장은 "양계사업을 위한 농장-유통-판매로 이어지는 사업 구조가 당시엔 수직 계열화로 칭찬받았는데 갑자기 판단 잣대가 바뀌었다"며 "일감 몰아주기 관련 법이 생긴 2013년 이후 내부 거래 비율은 20%대로 낮아졌고 그 이전에는 관련 법 적용 대상도 아니다"고 답했다. 

장남 준영 씨에게 주식을 증여하면서 그룹 규모에 비해 적게 증여세를 냈다는 지적에 대해 김 회장은 "아들에게 증여가 이뤄진 2012년 그룹 자산 규모는 3조5000억원에 불과했다"며 "현재 그룹 규모를 보고 5년 전의 증여세액을 바라보기 때문에 오해가 생긴 것"이라고 답했다.

1남3녀를 둔 김 회장은 "하림은 편법·비자금·일감 몰아주기가 없는 회사"라고 강조한 후 "자식들에게 항상 '법을 위반하면 죽는다'고 말하며 윤리 경영이 장기적으론 훨씬 편하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아들은 국외 컨설팅사 입사를 준비 중이라 당분간 하림 경영 승계와는 무관하다"면서 "주식은 물려줬지만 (경영)능력이 없다면 경영권을 넘기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룹 성장뿐만 아니라 사회공헌활동에도 참여해왔다. 올해로 10년째를 맞는 '청야(밤에도 빛나는 청년의 꿈)' 모임을 통해 실의에 빠진 청년들을 대상으로 상담도 해주고 있다. 하나같이 김 회장처럼 어렵게 공부한 사람들이 멘토로 참여하고 있다.

He is… 

△1957년 전북 익산 출생 △1978년 이리농림고등학교 졸업 △1998년 호원대 경영학과 졸업 △1986~1990년 하림식품 대표이사 △1990년~현재 하림 대표이사 △1993~2003년 한국계육협회 회장 △2000년 전북대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2001년~현재 하림그룹 회장 △2015년~현재 팬오션 대표이사

[모나코 =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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