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고의 부자지만 ‘가진 게 하나도 없다’는 노래를 불러 화제가 된 완다그룹 왕젠린 회장. 그는 지난해 중국 부자연구소 후룬이 선정한 중국 최고 부자 리스트 1위에 올랐다. |후룬
지난 20일 왕젠린(王健林·63) 완다(萬達)그룹 회장이 테마파크와 호텔 사업을 매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언론들은 “일무소유(一無所有) 왕젠린의 확실한 투자”, “왕젠린의 일무소유?” 등 제하의 기사를 쏟아냈다. 가진 게 하나도 없다는 뜻의 ‘일무소유’는 조선족 출신 중국 로큰롤 가수 추이젠(崔健)의 노래 제목이다. 1986년 베이징 공인 체육관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첫 공개됐는데 이 노래와 함께 중국 로큰롤 역사도 탄생했다. 왕젠린 회장이 완다그룹 송년회에서 이 노래를 열창한 후 고유 수식어처럼 따라 붙게 됐다. 왕 회장의 자산은 300억 달러(약 33조원) 안팎으로 알리바바 그룹의 마윈(馬雲) 회장과 중국 최고 부호 자리를 두고 엎치락 뒤치락했다. 그런 그가 ‘가진 게 하나도 없다’는 노래를 부르니 인구에 회자될 수밖에 없다.
왕젠린 회장은 지난해 소목표(小目標)라는 유행어를 만들기도 했다. 그는 한 TV 프로그램에서 부자가 되고 싶다는 학생에게 “세계적 갑부가 되겠다는 방향은 옳지만 목표가 없다”고 지적한 뒤 “먼저 1억 위안(약 165억원)을 벌겠다는 ‘작은 목표’를 세워 기한 내에 달성한 후 다음 목표를 세워 차근차근 이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평범한 사람은 평생 모아도 만들 수 없는 1억 위안을 작은 목표로 지칭하자 소목표는 ‘실현하기 어려운 첫 목표’라는 뜻으로 변질돼 단숨에 자조 섞인 유행어가 됐다. 왕 회장이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 있어도 없는 척, 좋아도 아닌 척 하는 4대 중국 재벌로 꼽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왕 회장 외에도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 마화텅(馬化騰) 텅쉰(騰迅·텐센트) 회장, 류창둥(劉强東) 징둥(京東)그룹 최고경영자(CEO)가 함께 누리꾼들 사이의 ‘4대 천왕’으로 꼽힌다.
마윈 알리바바 그룹 회장이 지난 13일 저장성 항저우에 있는 알리바바 본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마 회장은 “알리바바를 창업 한 게 최대 실수다”, “돈에 관심 없다”는 무소유 추구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를 이끄는 마윈(53) 회장은 지난해 6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포럼에서 “알리바바를 창업한 것은 내 인생 최대의 실수”라고 ‘앓는 소리’를 했다. 그는 “회사 업무에 내 모든 시간을 쏟고 있다”며 “알리바바를 세운 일이 내 삶을 이렇게 바꿔놓을 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차례 “돈에 관심이 없다”는 무소유 추구의 발언을 했지만 이를 믿는 중국인들은 많지 않다. 지난해 11월 중국 공영방송인 CCTV의 한 대담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는 “알리바바를 창업한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월급을 받은 적이 없다”며 “돈을 만진 적도 없고, 돈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당시 마윈 회장의 말을 듣던 사회자가 아랫입술을 꾹 물고 웃음을 참는 듯한 표정이 잡혀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기도 했다.
마화텅 텅쉰 회장이 지난 5월 28일 구이양에서 열린 중국국제빅데이터산업엑스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마 회장은 “우리 집은 보통 가정”이라고 했지만 5000만 위안 짜리 별장을 소유한 사실이 공개됐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마화텅(46) 회장은 집 때문에 ‘좋아도 아닌 척’ 재벌로 꼽혔다. 그는 자신의 집에 대해 말하다가 “우리 모두 보통 가정이고 특별할 게 없다”며 “다만 (우리 집이) 방이 좀 클 뿐”이라고 했다. 중국 남부 휴양지 하이난(海南) 싼야의 해변에 위치한 마 회장의 별장은 240평(약 800㎡) 건물에 거실만 3개, 독립 욕실을 갖춘 침실 4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매가는 5000만 위안(약 82억원)으로 알려졌다. 마 회장은 왕젠린 회장의 사업 부문 매각으로 중국 2위 부자로 올라섰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집계에 따르면 마 회장이 왕 회장을 앞서면서 중국 2위 부자로 올라섰다. 중국 당국이 완다그룹에 규제 철퇴를 휘두르면서 재계 갑부 순위에 변동이 일어난 것이다. 마 회장은 메신저 서비스 웨이신(微信·위챗)과 모바일 게임 왕자영요(王者榮耀)의 인기에 힘입어 올해 주가가 57% 상승했고 재산도 100억 달러 이상 늘어났다.
류창둥 징둥그룹 CEO와 19살 연하의 부인 장쩌톈. |소후
류창둥(43) 징둥(京東)그룹 CEO는 19살 연하의 아내에 대한 발언 때문에 화제가 됐다. 중국의 2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의 류 CEO는 CCTV의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해 “나는 얼굴이 예쁘고 안 예쁜 지를 구분 못하는 얼굴 맹인”이라고 말해 화제가 됐다. 아내인 장쩌톈(章澤天)은 여고생이던 2009년 교실에서 밀크티를 들고 있는 사진이 온라인에 화제가 되면서 ‘밀크티녀’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후 중국의 최고 명문대로 꼽히는 칭화대에 입학하면서 더욱 화제가 됐다. 두 사람의 열애는 숱한 화제를 뿌렸고 결혼 이후에도 줄곧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아내가 결혼 후 악플 등 비난에 시달리자 예민하게 반응해 온 류 CEO는 “그녀와 결혼한 것은 예뻐서가 아니다”라며 “원래 나는 예쁜지 안 예쁜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징동그룹 류창둥 회장의 아내인 장쩌톈은 여고생 시절 밀크티를 들고 있는 사진 한장으로 화제의 인물이 됐다. 명문 칭화대를 졸업한 후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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