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낮에는 덮밥집, 밥에는 호프집…시간 쪼개 쓰는 ‘한지붕 두 가게’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11월9일 08시13분    조회:1534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한겨레] 천정부지 임대료에 점포 공유형 틈새창업

저녁 술집, 낮엔 덮밥집 등 시간 쪼개 공유

창업자와 점포주 연결해 주는 업체도 성황

“패자부활 없는 자영업에 새 모델로 정착” 




임대료가 급상승 하는 서울 마포구 홍대 앞 상점가의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이영수(27)씨는 지난달 30일 초등학생 시절부터 꿈꿨던 ‘내 식당’을 열었다. 위치는 무려 서울 강남구 삼성동 '금싸라기' 상가 1층이다. 이씨가 창업에 들인 비용은 모두 합쳐 1500만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임대료가 치솟는 요즘, 어떻게 이런 마법 같은 일이 가능했을까? 비밀은 바로 ‘점포 공유’였다. 이씨는 평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30분까지만 덮밥을 판다. 낮에는 내내 닫혀있다가 저녁 6시부터 영업을 시작하는 호프집이 점심시간에만 반짝 이씨의 덮밥집 ‘한끼'로 변신하는 셈이다. 이씨는 “10년은 더 걸릴 줄 알았던 창업이 점포 공유 덕에 두 달 만에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이씨는 하루 3시간짜리 ‘쪼개기’ 사업을 통해 풀타임 영업을 위한 자본금을 마련할 작정이다.

자영업자들이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하기 위해 시간대를 나누어 가게를 나눠쓰는 ‘점포 공유’ 전략으로 틈새 창업에 나서고 있다. 한 공간을 복수의 가게가 나눠쓰는 ‘샵인샵’ 방식에서 더 나아가, 영업시간을 쪼개 쓰는 방법으로 임대료 상승에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김동재(33)씨도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술집에 카페 ‘템퍼커피'를 열었다. 그는 낮시간을 빌려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영업한다. 간판을 바꿔달 수는 없지만, 카페 로고가 그려진 입간판을 세워두거나 포스터를 붙여놓는 방식으로 손님들을 모은다. 그는 “카페시장이 워낙 불황이라 큰돈을 투자해도 이익이 많이 안 난다. 내 공간이 아니라 모든 걸 다 해볼 수 없지만, 커피를 만드는 일이 너무 재밌어 디저트 메뉴 등 시도하고 싶은 일이 계속 늘어난다”고 말했다.

낮과 밤이 아니라 요일별로 가게를 나눠쓰는 곳도 있다. 서울 마포구 상수동의 '프로젝트 하다'는 평일 낮에는 디자이너의 작업실로 쓰이고 평일 저녁과 주말에는 요일마다 다른 사람에게 공유된다. 매주 월요일 저녁에는 일본식 주점이, 매주 토요일 저녁에는 프랑스 가정식집이 열리는 식이다.

아직 생소한 영업 형태인 공유 매장을 구하는 창업자들은 시간대와 업종을 맞춰 매물과 창업자를 연결해주는 업체를 통해 매장을 얻는 경우가 많다. 원래 영업하던 가게 업주가 새 임차인과 ‘인센티브 매니저’ 계약을 체결해 틈새 창업을 맡기고 대신 매출액의 일정 부분을 지급받는 식이다. 예를 들어, 창업자가 가게를 공유하는 시간 안에 500만원의 수익을 냈다면 임대료를 지불하듯 200만원을 원래 가게 주인에게 지급하고 나머지 300만원은 인센티브 명목으로 가져가는 식이다. 창업자는 저렴하게 가게를 얻고 점포 주인은 앉아서 추가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공유 시간이나 가게 위치에 따라 달라지지만 점포 공유 월세는 보통 가게 전체 월세의 1/3 수준에서 결정된다.

임차인이 가게를 제 3자에게 임대하는 ‘전대차’ 방식은 건물주 입장에서 득은 없으면서 절차가 복잡하고 관리 요소가 늘어나는 일이라 이는 건물주의 허가를 얻기 어렵다. 그러나 인센티브 매니저 고용 형태을 통해서라면, 전대차 방식이 아니더라도 어렵지 않게 공간을 빌려쓸 수 있다. 과거 점포 주인과 창업자가 구두로 약속하고 점포를 공유하다 불필요한 갈등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점포 공유 연결 업체에서 공유 계약을 할 경우 변호사를 통해 계약 기간을 법적으로 보장해주는 계약서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갈등을 막고 있다.

20년 경력 외식사업가 김경(56)씨는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7년 동안 꾸려온 칼국수 식당을 정리했다. 임대료 부담도 만만찮았거니와, 이제 쉬엄쉬엄 일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2월부터 서울 서초구 서초역 근처 호프집을 빌려 평일 점심시간마다 ‘돈가스 뷔페’를 운영하고 있다. 가게 이름도 따로 정해두지 않았지만, 점심시간에 끼니를 해결하려는 직장인들로 늘 북적인다. 이전보다 임대료 부담도 줄었다. 과거 대치동 칼국수 식당은 지하 1층이었음에도 보증금 4천만원에 매달 400만원이 넘는 월세를 지불해야 했지만, 지금은 보증금도 없이 절반 정도의 임대료만 부담하면 된다. 그는 “예전에 내 가게를 가지고 있을 땐 임대료와 영업시간 때문에 항상 마음이 불편했다. 지금은 보증금도 없이 한 달 치 임대료만 선입금하면 장사를 할 수 있어 부담 없이 시작했다”고 말했다.



점포 공유에 관심을 보이는 창업희망자들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점포 공유 연결 업체 마이샵온샵 정병철 대표는 “최근에는 한달 약 40건씩 점포 공유 창업 상담이 들어온다. 경력단절여성이 자녀들 학교 간 후 비는 시간에 장사를 하기 위해 찾아오거나 퇴직자가 프랜차이즈 사업을 한번 실패하고 재기를 꿈꾸며 오는 등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패자부활전이 없는 한국 사회에서 점포 공유는 창의적으로 창업 기회를 제공하는 긍정적 사례로 볼 수 있다”며 “점포 공유가 새로운 모델인 만큼, 창업자가 눈물 흘리는 일 없도록 계약 과정을 컨설팅하는 등의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지혜 고한솔 기자 godot@hani.co.kr 한겨레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20
  • "직원들에게 먼저 인사해라" 겸손과 배려의 리더십 강조 직원들을 날마다 기쁘게 해줄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지난달 별세한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해답을 '인사(人事)'에서 찾았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에 등장하는 그 인사가 아니다. 매일 직원을 승진시...
  • 2018-07-03
  • 가방부터 구두까지 투명 제품 봇물 유명인들 PVC 소재 패션으로 눈길… 가죽보다 반짝이는 광택 효과도   최근 들어 패션계에서 투명 바람이 불고 있다. 가방부터 의류, 모자, 신발까지 투명 소재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여름이 되면 비치 백(beach bag)이나 레인코트 같은 용도로 등장하긴 했지만 올해는...
  • 2018-06-19
  • [패션 라이프가 바뀐다. ⑤] 선 주문 판매 방식 크라우드 펀딩 특별함과 가성비 찾는 똑똑한 소비자들에게 인기   파인애플 가죽으로 만든 마리스 파인애플의 가방은 펀딩가가 14만원에 달한다. 원단 가격이 일반 가죽보다 4배 비싸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이 가방을 어떻게 제작하게 됐는지, 왜 이 가격에 팔아...
  • 2018-06-19
  • 치킨. 이름만 들어도 먹고 싶은, 대표적인 국민 야식이다. 시원한 맥주와 찰떡궁합 자랑하는 덕에 ‘치맥(치킨과 맥주를 줄여 부르는 말)’이라는 신조어를 낳은데 이어, 2017년엔 치킨 감별사를 뽑는 ‘치믈리에 대회’까지 열렸다.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
  • 2018-05-18
  • 분야 전혀 다른 업종과 협업 … 호기심 자극·마케팅 극대화 롯데제과·해피바스 소납고 비다케어 제품 선보여 '인기' 던킨도너츠는 미니언즈 제품 한정판으로 구매 유도 아티스트와도 협업 … 수려한, 질스튜어트뉴욕 등 판매량 '껑충'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박미주 기자] 직...
  • 2018-05-14
  • 지난 연구에서 미남·미녀는 다른 이들과 비교해 ‘수입이 높고 안정적인 생활을 한다’는 결과가 나와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았지만, 최근 새로운 연구에서 이와 상반된 결과가 드러나 일부에게 작은 희망을 안겼다. 직장 등 사회생활에서 외형적인 매력이 크게 도움 된다는 건 다수가 인정하고 실제 사례...
  • 2018-04-30
  • 도처에서 성공 창업을 외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성공 신화에 대한 얘기는 연일 미디어에서 흘러 넘치고 대박 사업 아이템들도 여기저기서 소개하기 바쁘다. 사업에 대한 장밋빛 환상을 심어주는 얘기들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주저하지 말고 도전해 보라고 권한다. 심지어 실패를 빨리 해 보라고 권한다. 하더라도 ...
  • 2018-03-23
  •  [이희용의 글로벌시대]  '윤식당2'에서 윤여정(왼쪽)과 정유미(오른쪽)이 요리에 열중하고 있다. tvN 화면 캡처.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새해 들어 금요일 밤마다 TV에서는 낯익은 탤런트들이 스페인 카나리아제도의 아름다운 섬마을 가라치코에서 작은 한식당을 꾸려가며 겪는 일상을 ...
  • 2018-03-06
  • [마신 김민철의 소상공인 성공 방정식] 대기줄의 마지막 손님에게는 팔지 마라 줄 서서 기다리게 해야 판매에 효과적 … 줄 설 수밖에 없는 서비스 제공은 기본 홍콩 침사추이의 한 라멘집에는 홀 안쪽에 테이블이 3개 비어있는데도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중국의 먹거리는 못 먹는 순간은 지옥이지만 적...
  • 2017-12-03
  •   배정빈, 장상걸 두 형제가 료리하는 모습 /한동현 기자     장인정신이 느껴지는 숨은 맛집 주인들   (흑룡강신문=하얼빈) 정명자 기자 = 미식과 료리에 대한 호기심과 사랑을 키워주는 배정빈(39세), 장상걸(35세)(고종사촌 형제), 자신의 료리를 통해서 미식을 창조하는 문화적...
  • 2017-12-01
  • [한겨레] 천정부지 임대료에 점포 공유형 틈새창업 저녁 술집, 낮엔 덮밥집 등 시간 쪼개 공유 창업자와 점포주 연결해 주는 업체도 성황 “패자부활 없는 자영업에 새 모델로 정착”  임대료가 급상승 하는 서울 마포구 홍대 앞 상점가의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이영수(27)씨는 지난달 30일 초등학생 시...
  • 2017-11-09
  • [머니투데이 권성희 금융부장] [[줄리아 투자노트]] “당신의 행동이 습관이 되고 습관이 당신의 가치가 되며 가치가 당신의 운명이 된다.”(마하트마 간디) 작은 행동을 반복하면 습관이 되고 어떤 습관을 갖고 있느냐가 당신의 가치를 결정해 운명을 만들어 간다는 얘기다. 우리가 지금 사는 모습은 우리가 매일...
  • 2017-11-04
  • 無人카페, 독특한 매력에 인기 인건비 절약돼 음료 가격 저렴   직장인 양한솔(35)씨는 얼마 전 친구와 함께 강원도 양양의 '코게러지'에 갔다. 주인도, 종업원도 없는 무인(無人) 카페. 양씨는 결제 단말기에 직접 신용카드를 긁어 2000원을 지불한 뒤 카페에 놓인 가정용 원두커피 기계로 커피를 내려 마셨...
  • 2017-10-19
  • 간판이 뭐가 중요해?" 요즘처럼 이 말이 와닿은 적도 없을듯하다. 최근 인기를 얻는 식당이나 카페 등 식음 매장을 보면 간판이 없는 곳이 많으니 말이다. 과거엔 파는 상품이나 인테리어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기던 간판을 아예 달지 않거나, 달더라도 아주 작게 만들어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숨겨 놓는 곳이 점점 더 늘고 있...
  • 2017-10-18
  • 9일(현지시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시카고대 리처드 세일러 교수. [EPA=연합뉴스] 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행동경제학 권위자인 리처드 세일러(72) 미국 시카고대 교수에게 돌아갔다. 세일러 교수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넛지』(2008년)의 공동 저자며, 『승자의 저주』(1992년)도 집필했다.  스웨덴 왕...
  • 2017-10-10
  • 추석 연휴 동안 어디론가 떠나지 못하고 서울에만 머문다고 아쉬워할 필요 없다. 해외나 지방 휴가지로 떠나는 이들이 부럽지 않을 만큼 프랑스·일본·이탈리안·한식 등 다양한 맛집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긴 연휴에 웬만한 식당은 다 쉴 것 같지만 소문난 맛집 중 의외로 문을 여는 곳이 꽤 많다...
  • 2017-10-09
  • 혼자 둘러보다 구입 등 결정, 자유롭게 쇼핑하길 원해 백화점도 對面 서비스 줄여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화장품 가게에서 손님이 ‘혼자 볼게요’라는 문구가 적힌 바구니를 들고 쇼핑 중이다. 이 바구니를 들면, 고객이 요청하기 전에 매장 직원이 먼저 다가가지 않는다. /이재승 인턴기자 20일 오후 서...
  • 2017-08-21
  •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 축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무인결제 시스템이 도입된 쌀국수 전문점. [중앙포토] 대기업그룹의 계열사인 경남 소재 A사는 지난 17일 오후 예정에 없던 긴급 임원회의를 열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총인건비 관리’를 주제로 세 시간 넘게 회의가 진행됐지만 뾰족한 수...
  • 2017-07-20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