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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디트스위스 2017 보고서
양적완화로 풀린 돈
부자들의 호주머니로
5000만 달러 이상 자산가
2000년 이후 5배 늘어
백만장자 43%는 미국에
韓 슈퍼리치 숫자 세계10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 상위 1% 부자들이 부(富)를 독식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1980∼2000년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들은 그전 세대보다 훨씬 심한 부의 불평등을 경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에서도 초고액 자산가들의 수가 향후 5년간 매년 7.2%씩 증가하는 등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중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14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의 ‘2017 세계 부 보고서(GlobalWealthReport)’를 발표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전 세계의 부는 280조 달러(31경3000조원)로 전년보다 6.4% 늘었다. 금융자산과 부동산자산에서 부채를 뺀 수치다.
부자가 더 부자가 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2008년 상위 1% 부자들은 전 세계 부의 42.5%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 비중이 꾸준히 상승해 올해 50.1%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등 선진국의 양적완화로 풀린 돈이 부자들의 호주머니로 더 많이 들어갔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특히 자산이 5000만 달러(약 560억원) 이상인 초고액 자산가들의 수는 2000년 이후 5배 늘어났다. 100만 달러 이상 자산가가 2.7배 늘어난 것에 비해 빠른 속도다.
전 세계적으로 100만 달러 이상 자산을 보유한 사람은 약 3600만명이었다. 지난해보다 300만명 늘었다. 사람 수로는 전체의 0.7% 정도지만 전 세계 자산의 절반에 가까운 45.9%를 소유하고 있다. 이들 중 1530만명(43%)이 미국에 있다. 일본이 270만명(7%), 영국이 220만명(6%)으로 뒤를 이었다. 중국은 190만명(5%)으로 5번째였다. 전 세계 성인이 1인당 평균 소유한 자산은 5만6540달러(약 6300만원)였다.
한국은 68만6000명(2%)으로 전 세계에서 백만장자 수가 10번째로 많았다. CS는 한국의 백만장자 수가 2022년 97만200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 자산 5000만 달러 이상 초고액 자산가 수도 2300명으로 전 세계에서 10번째로 많았다. 지난해보다 300명(12%) 증가했고, 2022년 3300명에 달할 전망이다. 올해 한국 성인의 1인당 자산규모는 평균 16만607달러(약 1억8000만원)를 기록했다.
현재 20, 30대인 밀레니얼 세대는 가속화하는 부의 불평등에 직면할 전망이다. CS는 이들을 ‘불운한(unlucky) 세대’라고 지칭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금융위기에 따른 실업, 소득 불평등의 심화, 부동산 가격의 증가, 학자금 부채 등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다. 이전 세대에 비해 연금 수령액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로도 극명히 드러난다. 미국에서 올해 30∼39세의 평균 자산은 7만240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현재 40∼49세인 사람들이 30대였을 때 보유했던 자산 13만4800달러에 비해 46%나 적은 규모다.
부익부 빈익빈은 나라와 대륙별로도 차이가 극심했다. 북미 지역의 성인 1명당 자산은 올해 9.9% 증가했다. 반면 아프리카에서는 0.9%, 남미는 3.9%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한국은 4.4%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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