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한국 관광은 드는 사람은 적고 나는 사람만 많은, 완전히 기울어진 모양새였다.
26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1월30일까지 방한 외국인은 1220만1690명에 그친 반면 출국 내국인은 2409만1505명에 달한다. 1189만 명이 더 외국으로 나가는 '역조 현상'이 심화했다.
방한 외국인이 감소한 이유는 중국이 한국의 주한미군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허용에 대한 보복 조치로 단체관광 금지, 이른바 '금한령'을 내린 영향이 컸다. 중국인 개별관광객(FIT)인 '싼커'가 꾸준히 늘고 있으나 단체관광객 '유커'의 실종을 만화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북한 핵 도발은 한중 간 사드 갈등을 유발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올해 잊을 만하면 자행된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와 지난 9월 제6차 핵 실험, 이에 맞선 미국의 북한 선제 타격 가능성 부각 등은 외국인이 방한을 꺼리게 만드는 이유가 됐다.
방한 관광시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최근 중국 국빈 방문과 중국 측의 사드 보복 사살상 철회 선언 등으로 유커가 다시 등장하며 늦어도 내년에 재도약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산둥성여유국이 지난 20일 내년 1월부터 한국행 단체여행을 재금지하면서 다시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 특히 내년 2월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등장한 악재라 불안감을 더욱 증폭하고 있다.
이와 달리 한국인은 여름 휴가철은 물론 9월30일부터 10월9일까지 장장 열흘의 추석 황금연휴 등을 이용해 너도, 나도 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국적 저비용 항공사(LCC)들의 해외 취항 규모 확대, '에어비앤비' 등 공유 숙소 증가, 최저가 항공권 구매 사이트 활성화 등 해외여행을 저렴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여기에 엔저 현상으로 거리, 콘텐츠 등으로 늘 인기 높은 일본 여행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 것도 한몫했다.
사회 분위기도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소비하는 태도인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트렌드 확산, '혼밥(혼자 밥 먹기)' '혼술(혼자 술 먹기)' 등에 이은 '혼여(혼자 여행하기)' 트렌드 정착 등도 한국인 누구나 해외여행을 쉽게 선택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관광공사는 관광 역조 문제를 해결할 방안으로 외국인 방한 확대 못잖게 내국인 국내 관광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그간 국내 관광 활성화의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 지적돼 온 관광 콘텐츠 부족, 바가지 상혼 문제들을 해결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여행업계 한 인사는 "더는 중국의 단체관광 허용을 오랜 가뭄 끝에 내리는 단비처럼 여겨서는 안 된다"면서 "중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관광객을 더 많이 유치하고 내국인의 국내 여행을 크게 늘릴 수 있도록 업계와 정부가 함께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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